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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박재완 사외이사, 가까스로 선임 배경은 주총 감사위원 재선임 반대율 42.7% 달해…국민연금 등 기관 4곳 반대

정미형 기자공개 2020-06-15 08:13:40

이 기사는 2020년 06월 11일 15: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3월 말 열린 롯데쇼핑 정기 주주총회에서 박재완 사외이사가 가까스로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선임된 것으로 나타났다. 박 이사가 롯데쇼핑 감사위원으로서 회사에 대한 관리·감독이 소홀했다는 평가가 반영된 탓이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쇼핑 제50기 주주총회 제4호 의안이었던 감사위원회 위원 박재완 선임의 건에 대해 의결권을 던진 전체 724만2536표 중 42.7%인 309만6140표가 반대표였다. 대체로 주총 안건에 대한 찬성률이 90% 안팎에서 이뤄진다는 것을 감안하면 쉽지 않게 통과됐다고 볼 수 있다.

박 이사가 감사위원으로 재선임 되는데 5개의 기관 중 4곳이 반대표를 들었다. 온타리오교직원연금(OTPP)을 제외한 브리티시컬럼비아투자공사(BCI), 캐나다연금(CPPIB),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CalPERS), 국민연금공단(이하 국민연금) 등이다. BCI는 반대 사유에 대해 “큰 논란을 불러온 리스크 감독 부재에 대해 특정 이사들에게 책임을 묻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연금도 ‘감시 의무 소홀’을 들어 반대했다.

해당 기관들이 박 이사에 대해 처음부터 반대표를 들었던 것은 아니다. 국민연금공단은 박 이사가 처음 롯데쇼핑 사외이사로 선임되던 2016년 당시에는 찬성표를 들었다. CalPERS는 당시에도 사유를 밝히지 않은 채 반대 의사를 밝혔지만, 이를 제외한 당시 기관투자자 32곳이 찬성표를 들어줬다.

롯데쇼핑은 2016년에 박 이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박 이사는 행정고시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 시절 정관계 요직을 두루 거치면서 ‘MB경제 사령탑’으로 불렸던 인사다. 청와대 정무수석, 국정기획수석, 고용노동부 장관,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냈고 현재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당시 롯데쇼핑이 사외이사에 전직 고위 관료 출신 비중을 늘리면서 적임자로 박 이사가 꼽혔다. 업계 안팎에선 롯데그룹이 지배구조 개선과 호텔롯데 상장 등 현안이 산적해 있었기 때문에 대외적 정무활동에 도움이 될 인물들을 사외이사로 영입했던 것으로 분석했다. 박 이사는 롯데쇼핑 사외이사로는 올해로 두 번째 연임에 성공했다.

이번 감사위원 선임 반대 이유는 대체로 그간의 롯데쇼핑을 둘러싼 각종 논란에 기반한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쇼핑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국정농단 연루와 경영비리 혐의 등과 얽혀있는 계열사다.

지배구조 관련 전문가는 “후보자 개인적인 결격 사유가 없다면 회사 차원에서 위법행위를 했을 때 감사위원의 일원으로서 관리 감독 소홀을 제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박 이사가 지난 4년간 이사의 업무 집행을 감시·감독하는 감사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거수기’에 그쳤다는 점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박 이사는 사외이사로 선임된 2016년부터 올해 3월까지 단 한 차례도 반대표를 들지 않았다. 지난해 말 신규 법인 설립과 투자 건에 대해 보류 의사표시를 하긴 했지만, 이마저도 이사진 모두의 의견이 동일했다.

‘3%룰’도 감사 선임 반대율을 높이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상장사들이 감사 선임을 위해선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을 합친 지분의 의결권이 3%로 제한된다. 대주주 지분율이 아무리 높아도 의결권이 3%로 제한돼 감사 선임 허들은 다른 이사 선임보다 높다. 롯데쇼핑은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전체 61.88%, 1750만42123주에 이른다.

다만 롯데쇼핑의 감사위원 선임에 대한 높은 반대율은 박 이사 개인 문제는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3년간 롯데쇼핑이 감사위원을 선임하는 안건 찬반율을 살펴봤을 때 기존 감사위원의 재선임 안건에 대해 반대율이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2018년 박 이사와 최석영 당시 사외이사에 대한 감사위원 재선임 안건에 대한 반대율은 30.4%에 달했다. 이듬해인 2019년 이재술 사외이사에 대한 재선임 안건 역시 27.4%의 반대율을 보였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주주들의 반대 사유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없다”며 “다만 박재완 사외이사는 이사회 안건에 반대 의견도 내놓는 등 거수기 역할만 하진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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