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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EUV제조업 점검]엘오티베큠, '진공펌프계 공룡' 에드워드에 도전장④국내 유일 건식진공펌프 제조사, EUV 공정 진출 목표

조영갑 기자공개 2020-06-18 07:27:57

[편집자주]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반도체 EUV(극자외선) 공정에 대규모 투자를 선언했다. 글로벌 시스템 반도체 시장을 석권하겠다는 목표다. 이에 따라 반도체 생태계를 구성하는 코스닥 상장 협력사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더벨은 EUV 반도체 공정과 관련 소재 국산화, 장비개발에 나서고 있는 코스닥 상장 반도체 기업을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6월 12일 08: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용 건식진공펌프 제조사인 엘오티베큠(Lot Vacuum)이 세계 1위 메이커인 영국의 '에드워드(Edwards)'의 아성에 도전한다. 현재 EUV(극자외선) 공정에 선진입해 있는 에드워드에 필적하는 기술력을 확보해 향후 EUV 노광 프로세스에도 진출하겠다는 목표다.

코스닥 상장사 엘오티베큠은 국내 유일의 반도체, 디스플레이 공정 건식진공펌프 제조기업이다. 2002년 세계 최초의 진공펌프 회사 레이볼드베큠의 한국지사장으로 근무하던 오흥식 대표가 건식진공펌프 부문을 인수해 설립했다. 독일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반도체 공정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구축하고 있다.

건식진공펌프는 반도체 공정 환경을 조성하는 핵심장비다. 클린룸(Clean room)과 노광 과정에서 진공 상태를 만든다. 극소량의 불순물을 허용하지 않는 반도체 공정상 진공펌프의 성능이 반도체 수율과 직결된다. 엘오티베큠은 설립과 동시에 국내 유일의 메이커로 입지를 굳히면서 성장했다. 설립 당시 100억원대 매출액은 지난해 1500억원 규모로 확대됐다.

눈길을 끄는 부문은 삼성전자가 EUV 공정을 본격화하면서 엘오티베큠 역시 사세 확장의 '3라운드'를 맞고 있다는 점이다. 1라운드는 레이볼드를 인수해 삼성전자에 납품을 본격화한 2001년부터 2007년까지다. 2라운드는 안정적인 수급을 이어가면서 매출액 2000억원(2017년) 시대를 열었던 지난해까지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EUV 공정을 채택하면서 고성능 건식진공펌프 수요가 증가하는 시점을 맞아 세 번째 도약대에 섰다는 평가다.

실제로 업계 안팎에선 삼성전자가 평택캠퍼스(P2)를 중심으로 구축하고 있는 EUV(극자외선) 공정이 안착하면, 엘오티베큠의 실적도 크게 향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은 EUV 노광기 내부에 엘오티베큠의 펌프가 적용되지는 않지만, EUV 라인을 중심으로 D램, V낸드의 출하가 늘어나면 그만큼 펌프 수급과 용역매출 등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진공펌프는 일단 설치하면 지속해서 수선, 보수 등 용역매출이 발생한다. 매출비중도 작지 않다. 1분기 매출액 중 건식진공펌프 부문은 67.2%(370억원), 수선 및 보수 용역은 27.7%(152억원) 수준이다. 지속적인 매출실현이 가능한 구조다.

올해 1월 삼성전자 P2에 반도체 공정용 플라즈마 전처리시스템과 건식진공펌프 공급계약을 맺기도 했다. 63억원으로 매출액 비중 공급액이 크지는 않지만 적자를 뒤집는 마중물이 됐다. 반도체 업황의 일시적 위축으로 2019년 엘오티베큠은 1502억원의 매출액과 1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올해 1분기 매출액 549억원, 영업이익 80억원을 기록하면서 다시 흑자 전환했다.


다만 현재 글로벌 파운드리, IDM이 EUV 공정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궁극적으로 이 노광 공정 안에 진공펌프를 공급해야 글로벌 메이커로 도약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를 위해 당장 뛰어넘어야 할 산은 세계 1위 에드워드다. 에드워드는 글로벌 건식펌프시장의 60%를 점유하고 있는 메이커다. 한국법인인 에드워드코리아의 단일매출만 7000억원(2019년)에 육박한다.

업계 관계자는 "평택 P2 라인에 적용될 ASML EUV 노광기 공정에는 ASML과 기술협약을 맺은 에드워드사의 건식진공펌프가 세트(set) 방식으로 들어간다"며 "에드워드가 노광기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ASML과 사실상 동맹을 맺음으로써 확대되고 있는 차세대 EUV 공정용 펌프시장을 선점하려고 하는데, 이에 맞서려면 초고진공 영역으로 기술을 확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당 수천억 원을 호가하는 EUV 노광기는 현재 네덜란드 ASML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에드워드는 수년 전부터 ASML과 손잡고 EUV 노광기용 고성능 펌프를 개발해왔다.
▲엘오티베큠의 대표 모델인 DD시리즈.
엘오티베큠은 차세대 저소비 전력형 건식진공펌프를 개발해 승부수를 띄운다는 계획이다. 제품명은 ‘XD1200’이다. XD1200은 3만 L/min 과 2단 2만 L/min급이다. 분당 2만~3만 리터의 공기를 진공 처리할 수 있다. EUV 공정상 전력소모가 많아지는 상황에서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엘오티베큠 관계자는 "당장 EUV 노광기 자체에는 우리의 제품이 들어가지 않지만, 평택 P2의 증착공정(CVD), 에칭 공정에는 꾸준히 수요가 늘고 있다"면서 "향후 삼성전자의 투자에 따라 상황이 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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