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크레딧 점검]'AAA'도 흔들, 보험사 신용도 저하 가시화①농협생보 등급 하향, 한화계열 부담 심화…글로벌 신평사도 동참, 생보사 우려 고조
피혜림 기자공개 2020-06-30 13:32:00
[편집자주]
국내 보험사의 펀더멘탈이 심상치 않다. 당장 보험금지급능력등급(IFSR) 기준 최우량 신용도를 보유한 'AAA' 보험사의 크레딧마저 출렁거리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도 앞다퉈 하향 압력을 높이는 모습이다. 보험 운용수익 저하와 자본 규제 부담의 이중고 속에서 체력 약화를 가속화한 결과다. 보험사 펀더멘탈을 제약하는 대내외 요소를 살피고 크레딧 방향성을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6월 26일 06: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보험사의 신용등급 하락세가 뚜렷하다. 보험금지급능력등급(IFSR) 기준 최고 등급에 해당했던 농협생명보험이 올해 'AA+'로 내려서는 등 초우량 기업조차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긍정적' 아웃룩을 달아 크레딧 개선 기대감을 높였던 보험사조차 순식간에 등급 하향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로 바뀌었다.글로벌 신평사의 하향 조정 칼날은 더욱 매서웠다. 올 3월 무디스는 한화생명보험과 한화손해보험을 하향 검토 대상에 등재한 데 이어 이달 한화생명보험 등급을 A1에서 A2로 낮췄다.
저금리 환경과 자본 규제 강화 등이 보험사 펀더멘탈의 장애물로 지목된다. 특히 장기보험 부채 비중이 높은 생명보험사의 경우 현재 저금리 여건 아래 운용수익률을 맞추기 어려워지고 있어 수익성 저하 폭이 커지는 양상이다. 당장 크레딧에 빨간불이 켜진 주요 보험사 역시 생명보험사가 다수인 배경이다.
◇'AAA'도 안전지대 비껴가, 생보사 '저금리 리스크' 부각
이달 NICE신용평가는 2020년 정기 신용평가를 통해 농협생명보험의 IFSR을 AAA에서 AA+로 1 노치 하향 조정했다. 올 4월 한국기업평가가 AA+등급을 부여한 지 두달 만에 AA급으로 완연히 내려섰다. 두 신용평가사는 지난해 정기평가에서 농협생명보험의 AAA등급 아웃룩을 '부정적'으로 바꿔단 지 1년여 만에 등급 하락을 가시화했다.
2020년 보험사 크레딧 하락세는 최고 신용등급인 'AAA' 이슈어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AAA' 한화생명보험 역시 올 정기평가에서 '부정적' 아웃룩을 달았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 NICE신용평가가 일제히 AAA등급 아웃룩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했다는 점에서 향후 등급 하락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농협생명보험과 한화생명보험의 크레딧 변화에서 보듯 생명보험사에 대한 크레딧 전망은 유독 어둡다. 금리확정형 상품이 부채로 자리잡은 반면 최근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어 해당 수준에 부합하는 운용 수익을 내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보험사의 경우 과거 고금리 보험부채 부담이 남아있어 홍콩과 싱가포르, 호주 등의 타 국가 보험사 대비 저금리 리스크가 더욱 크다는 설명이다.
손해보험사라고 안정적인 것은 아니다. 한국기업평가와 NICE신용평가는 올 정기평가를 통해 한화손해보험의 신용등급(AA0) 아웃룩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꿔달았다. 한화손해보험은 2018년부터 한국신용평가가 '긍정적' 아웃룩을 다는 등 상대적으로 우량 펀더멘탈을 인정받았던 곳이다. 한국신용평가 역시 올 정기평가를 통해 '긍정적' 아웃룩을 떼고 '안정적' 전망을 달았다.
보험 포트폴리오 개선 등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렸던 한화손해보험은 지난해 돌연 610억원 규모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실손의료보험과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모두 상승해 보험영업 부문에서 적자폭이 확대된 결과다. 저금리 기조 여파로 투자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한 점 역시 영향을 미쳤다.
◇국제 신평사, 움직임 가속…저금리 기조, 자본버퍼 효과 상쇄
글로벌 신용평가사 역시 국내 보험사에 대한 등급 하락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무디스는 이달 19일 한화생명보험의 등급(IFSR)을 A1에서 A2로 하향조정했다. 올 3월 한화생명보험을 하향검토 대상에 올린 지 3개월여 만이다. 성장 정체와 저금리 영향 등으로 펀더멘탈이 악화되자 국내 크레딧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등급을 부여하고 있는 국제 신용평가사는 단번에 조정에 나서는 모습이다.
S&P 역시 한화생명보험에 대한 등급 하락 가능성을 시사했다. 올 2월 S&P는 한화생명보험의 신용등급(A) 아웃룩을 '부정적'으로 바꿔달았다.
특히 S&P는 현대해상 아웃룩 변경으로 보험사에 대한 달라진 시선을 드러냈다. S&P는 지난해 현대해상 등급(A-) 아웃룩으로 '긍정적'을 달어 등급 상향 가능성을 보였다. 하지만 올 4월 코로나19 사태로 저금리 환경에 속도가 붙자 아웃룩을 '안정적'으로 바꿔달았다. '긍정적' 아웃룩을 달 당시 강점으로 기대했던 자본 버퍼가 저금리 기조 등으로 축소될 것으로 전망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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