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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바이오 CEO의 소통법 thebell desk

민경문 산업2부 차장공개 2020-06-22 08:02:40

이 기사는 2020년 06월 19일 07:4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상장회사 대표들은 언제나 그렇듯 ‘호재’를 얘기한다. ‘악재’는 감추려고 한다. 마이너스 실적이 대부분인 바이오 기업일수록 더욱 그렇다. 임상 성공이냐 실패냐, 재료의 성격에 따라 주가는 급변한다. 주식시장이 ‘기울어진 운동장’이라지만 바이오업계의 정보 비대칭은 이보다 뚜렷하다. 투자자들이 CEO의 ‘입’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IR은 주가를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의 시간이다. 대표이사는 장밋빛 전망을 제시하는 데 여념이 없다. 보통 애널리스트 또는 기관과 실적 전망을 둘러싼 격론이 오가기도 하지만 당장의 매출 지표가 무의미한 바이오기업을 여기에 적용하긴 어렵다. IR의 성과는 곧 주가로 반영되기 마련이다.

경우에 따라선 CEO의 말 한마디에 주가가 폭락하기도 한다. 이달 초 진행된 브릿지바이오의 IR이 그랬다. 이정규 대표는 해외 빅파마로 기술이전된 파이프라인의 임상 지연 사실을 언급했다. 해당 거래는 지난해 바이오기업이 단행한 최대 규모의 라이선스 아웃 딜이었다. 브릿지바이오는 2상 시점을 명기한 사업보고서 내용을 아예 삭제하기도 했다.

상장한 지 6개월밖에 안된 바이오텍을 둘러싼 우려는 당연했다. 대형 제약사가 단행한 기술이전 거래가 무산된 사례도 적지 않았다. 거래 무산은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후폭풍은 적지 않았다. 불안감에 휩싸인 투자자들은 주식을 던졌고 이튿날 주가는 15% 가까이 추락했다. 공모가(6만원) 회복까지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물론 이 대표의 이 같은 ‘고해성사’는 이례적이다. 임상 실패도 아니고 일정이 늦어지는 건 공시사항이 아니다. 상장을 앞둔 바이오기업이 증권신고서에서 향후 R&D 플랜을 제시하지만 예정대로 진행되지 못하는 경우도 태반이다. 시장의 ‘빅마우스(Big mouth)’로 알려진 이 대표였지만 굳이 그럴 필요가 있었냐는 의견이 나온다.

직접 만난 그는 담담했다. 투자자에 알려야겠다고 생각해 선제적으로 얘기한 것뿐이란다. 약속된 일정을 지키지 못했으니 밸류에이션 하락 요인이 맞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한 증권사 보고서가 지연기간(1년)을 명시한 부분에 대해선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다만 이 또한 애널리스트의 주관적 해석인 만큼 받아들이기로 했다.

적어도 매를 먼저 맞겠다고 나선 이 대표의 자세는 ‘신선’하다. 여타 바이오기업 CEO와는 다른 행보이기에 더욱 그렇다. 떨어진 주가 때문에 무리한 부양책을 쓰지 않겠다고 말하는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연구개발 성과로 시장에서 실력을 증명해 보이겠다고 한다.

물론 임상 지연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은 여전히 불안하다. 일부에선 독성 시험에 우려를 제기하기도 한다. 이 대표의 소통법이 ‘허허실실’인지 아닌지는 지켜보면 드러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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