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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티머스운용, 감시 '사각지대' 노렸다 PBS 없이 펀드 설정…사무관리 '기준가' 등 부실징후 無

이효범 기자공개 2020-06-25 07:44:54

이 기사는 2020년 06월 24일 15:4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이 펀드명세서를 조작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업계에서는 감시 사각지대를 노린 사기 행각으로 보고 있다. 특히 수천억원의 펀드를 설정하면서 프라임브로커(PBS)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도 다소 의아한 대목이다.

또 사무관리회사가 산정하는 기준가에서도 이같은 부실징후가 드러나지 않았다. 더욱이 수탁은행 감시 기능이 사모펀드에 대해서는 제도적으로 면제된다는 점도 이번 사태가 불거진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은 다른 헤지펀드들과 달리 증권사 PBS를 사용하지 않는 전문투자형사모펀드를 설정했다. 지난 5월말 기준 전체 50개 펀드의 설정액은 5172억원이다. 수탁사로 하나은행, 사무관리회사로 한국예탁결제원을 주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수탁은행은 운용자산 규모가 크지 않은 전문사모 운용사와 직접적으로 계약을 맺기를 꺼린다. 특히 헤지펀드를 대상으로 한 업무가 상대적으로 복잡해 그나마 PBS를 쓰는 헤지펀드를 선호한다.

PBS는 펀드 재산의 보관 및 관리, 대차, 신용공여, 총수익스와프(TRS) 등의 서비스를 헤지펀드에 제공한다. 사무관리회사나 수탁사 등과도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헤지펀드 사이에서 매개체 역할을 하기도 한다.

업계 관계자는 "영세한 전문사모 운용사가 상당히 많은데, 사무관리나 수탁업무 등에서도 오류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며 "극단적으로 이같은 오류나 실수가 커져 소송으로 비화될 경우 수탁은행도 책임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에 전문사모 운용사와 계약을 맺길 꺼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가운데 PBS가 운용사와 수탁은행 사이에서 이같은 업무를 재검증하는 역할을 해왔다"고 말했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이 PBS를 사용하지 않은 펀드를 주로 설정했다는 점에 주목하는 건 펀드명세서 조작 의혹 때문이다. 이 운용사는 공공기관이 발행하는 매출채권에 투자하기로 했지만, 실제로 공공기관과 무관한 비상장 기업의 사모사채로 펀드를 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같은 사실을 숨기기 위해 펀드명세서를 조작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이 PBS를 사용했다고 해서 이같은 사태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얘기는 아니다. 다만 판매사에 알린 운용계획과 달리 펀드명세서를 조작해 의도적으로 다른 자산을 편입했다면, PBS를 사용하지 않은 것도 검증체계의 구멍을 노린 선택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업계에서는 옵티머스자산운용이 기준가 산정과 관련된 자료를 수기로 작성해 사무관리회사에 제공했다는 소문도 번지고 있다. 사무관리회사는 펀드 기준가를 산정해 운용사에게 넘긴다. 이는 사무관리회사의 고유업무다. 그런데 운용사가 수기로 작성한 자료를 토대로 사무관리회사가 기준가를 산정했다면, 이 역시도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사무관리업계 관계자는 "기준가는 펀드가 편입한 자산의 가격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며 "라임사태나 옵티머스운용 사태도 마찬가지로 기준가가 펀드에 편입된 자산의 가치를 적시에 반영한다면 벌어지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또 수탁사도 운용사의 투자설명서와 운용 현황을 점검해야 하는 감시 의무를 자본시장법상으로 부여받고 있다. 다만 사모펀드에 대해서는 이같은 의무를 면제 받는다. 더욱이 PBS 혹은 수탁은행 등의 검증절차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처럼 자산운용사가 흑심을 품고 펀드명세서를 조작한다면 기존 감시 및 견제 장치들이 작동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헤지펀드 운용사 관계자는 "수탁사가 운용현황을 점검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하지만 1~2bp 정도의 보수 수준 등 현실성을 감안하면 과도한 요구일 수도 있다"며 "특히 자산명세서 자체를 조작한 것이라면 더욱더 운용현황을 파악하는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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