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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P, 유료방송 M&A 논의서 배제된 까닭은 자체제작 사실상 전무…등록제·OTT 보급으로 경쟁력 하락

최익환 기자공개 2020-07-01 14:05:20

이 기사는 2020년 06월 30일 10: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료방송에 대한 인수합병 논의가 시장에서 활발하게 진행되는 가운데, 패키지 혹은 분리매각 매물로 함께 나온 다중방송채널사용사업자(MPP, Multi Program Provider)는 논의에서 배제되는 모습이다. 2001년부터 시행된 PP 등록제에 따라 신규설립에 제한이 없는데다 OTT(Over The Top) 서비스의 보급으로 경쟁력이 하락한 것이 배경으로 지목된다. MPP의 매각 동시추진이 되레 MSO 매각작업의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재 시장에 대기하고 있는 MPP 잠재매물은 △현대미디어 △iHQ △티캐스트 등이다. 이들 MPP의 매도자는 각각 △현대HCN △딜라이브 △태광그룹으로 대부분 매각이 추진되거나 완료된 MSO 혹은 과거 최대주주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매각 논의는 사실상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주요 통신 3사가 모두 뛰어든 현대HCN 등 MSO 인수전에 비해 방송채널인 이들 MPP에 대한 원매자들의 관심도는 초라한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HCN 매각과 함께 매물로 등장한 현대미디어는 그동안 △드라마H △TRENDY △CHING △ONT △헬스메디TV 등 총 5개의 케이블TV 채널을 운영해온 MPP다. 지난해 매출 185억원·영업이익 20억원을 기록한 현대미디어는 자체제작 콘텐츠가 전무하다는 점에서, 콘텐츠 확보에 사활을 올리는 원매자들에게 매력도는 떨어진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아직 매각이 수면 아래에서 논의되고 있는 티캐스트와 iHQ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지난해 MBC 무한도전 출신 제영재PD 등을 영입하며 E채널을 자체제작 테스트베드로 활용하고 있는 티캐스트는 지난 3월 콘텐츠사업에 1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딜라이브의 자회사인 iHQ는 엔터테인먼트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과 ‘맛있는녀석들’ 등 일부 자체 제작 콘텐츠가 있다는게 위안거리다.

그러나 티캐스트와 iHQ 역시 자체제작 콘텐츠 비중은 상당히 적은 편이라는 점에서 원매자들의 관심을 끌기엔 부족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주도권이 케이블TV에서 OTT서비스로 넘어간 상황에서, 콘텐츠 없이 단순한 플랫폼의 역할만 하게 된다면 MSO에 대한 M&A가 이뤄진 다음에도 이들의 매각은 요원할 것이라는 비관 섞인 전망이 나온다. 실제 지난해 태광그룹이 티브로드를 SK텔레콤에 매각할 당시에도 티캐스트의 일괄매각을 노렸으나 불발된 바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플랫폼을 넘어 OTT 서비스에서도 경쟁력을 가질만한 콘텐츠가 적거나 전무하다는 점에서 케이블 MPP들의 경쟁력은 상당히 약화된 상황”이라며 “원매자들의 관심도가 적은 상황에서 이들의 매각작업은 상당히 더디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2001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PP 등록제는 이들 MPP의 매각 가능성을 더욱 낮추고 있다. 과거 인가를 받아야했던 PP의 설립이 등록제로 전환되자 국내 PP 시장은 경쟁이 치열해졌지만, 반대로 같은 프로그램이 여러 채널에서 방송되며 콘텐츠 다양성 확보에는 실패했다는 평가가 주류를 이룬다.

최근 이동통신사들이 직접 PP 시장에 뛰어드는 것 역시 MPP 매각엔 걸림돌이다. LG유플러스는 자회사 미디어로그를 통해 신규PP 설립에 나섰다. 이미 스카이라이프 계열 스카이TV로 PP사업을 진행 중인 KT와 함께 SK텔레콤도 뽀로로 등의 콘텐츠를 활용해 신규 PP를 설립하는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IB업계 관계자는 “일각에서 MPP 매각작업이 유료방송 M&A의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지만 이는 철이 지난 이야기”라며 “되레 매도자가 패키지딜을 제안할 경우 현재 진행되고 있는 MSO 매각작업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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