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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내부등급법 부분 승인 "민생 지원 먼저" 자본비율 개선 불구 공격적 M&A 당분간 쉽지 않아

이장준 기자공개 2020-07-01 09:25:14

이 기사는 2020년 06월 30일 18:3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지주가 30일 감독당국으로부터 내부등급법을 승인받았다. 자본여력이 늘어나게 돼 인수·합병(M&A) 등 종합금융그룹으로서 위상을 갖출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하지만 내부등급법을 승인해준 목적이 코로나19 '민생 지원'에 있는 만큼 당분간은 공격적으로 M&A에 나서기 어려울 전망이다. 당국이 내부등급법 '부분 승인'을 내린 것도 이를 우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지주 출범 1년반 만에 부분 승인…자본비율 '숨통'

우리금융은 작년 1월 출범한 이후 지주 정석영 리스크관리부문 전무(CRO)를 주축으로 내부등급법 도입을 추진해왔다. 작년 말 먼저 당국의 승인을 받아 내부등급법을 적용했다. 이후 이 모형을 지주사로 이식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올 들어 우리금융이 정식으로 승인신청을 하자 금감원 내에 교수, 전문가 등 외부인력으로 구성된 '내부등급법 승인 심사위원회'가 꾸려졌다. 지난주 우리금융 담당자들이 금감원을 찾아 심사위원들 앞에서 프레젠테이션과 질의응답을 거쳐 심의를 마친 것으로 전해진다. 심사위가 비록 의사 결정권은 없지만, 부족한 부분에 대해 지적하는 등 의견을 제시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금감원은 현장 검사 내용과 심사위의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30일 최종 승인을 내렸고, 그 결과를 우리금융 측에 전달했다.

외부감사대상(외감법)에 해당하는 기업의 경우 추후 단계적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투트랙으로 가계, 소호(SOHO) 등 준비된 부문을 먼저 승인하고 나머지는 보완해서 승인을 내주겠다는 구상이다. 지주 출범 1년 반이 채 안돼 거둔 성과다.

내부등급법을 적용하면 금융사가 자체적으로 추정한 부도율(PD), 손실률(LGD) 등을 토대로 위험가중자산(RWA)을 산출한다. 금감원이 지정한 적격 신용평가 기관에서 평가하는 등급만 쓸 수 있는 표준등급법보다 RWA가 줄어든다. 이에 따라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도 상승하게 된다.

표준등급법 기준 우리금융의 1분기 말 BIS비율은 11.7%였다. 감독당국의 권고 수준(11.5%)에 근접했다. 내부등급법 적용으로 BIS비율은 최소 1%포인트 가량 올라가며, 9월 말 바젤Ⅲ 최종안까지 적용할 시 RWA에 변동이 없다는 가정 하에 13%대 후반까지 개선될 전망이다. 1분기 말 기준 KB(14.08%)·신한(14.02%)·하나(13.8%)금융과 엇비슷한 수준까지 오르는 것이다.


◇코로나19 지원 '우선'…증권·보험사 M&A "당분간 어려워"

우리금융의 자본비율은 눈에 띄게 개선되지만, 당장 공격적으로 M&A에 나서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감독당국이 내부등급법을 부분 승인한 취지가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운 중소기업, 소상공인을 지원하라는 데 있기 때문이다.

BIS비율은 곧 출자 여력을 의미한다. 가령 BIS비율이 8%라는 건 가진 자본의 12.5배 만큼 여신을 내줄 수 있다는 의미다. 금융사가 가진 자본이 많을수록 신용을 공급할 수 있는 양이 커진다. 내부등급법을 통해 높아진 BIS비율을 바탕으로 더 많은 지원을 하라는 게 당국의 뜻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자본규제 준수 부담이 완화되면서 정부 정책에 맞춰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처한 소상공인, 기업들을 적극 지원할 여력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우리금융이 중장기적으로 종합금융그룹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손태승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고객신뢰와 혁신으로 1등 종합금융그룹 달성'이라는 경영 목표를 세우고, 7대 경영전략으로 △고객중심 영업 혁신 △리스크관리/내부통제 혁신 △지속성장 동력 강화 △사업포트폴리오 강화 △디지털 혁신 선도 △글로벌 사업 레벨업(Level-up) △우리 투게더(Woori Together) 시너지 확대를 제시했다.

종합금융그룹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부족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지난해 우리금융은 우리자산운용을 시작으로 우리글로벌자산운용, 우리자산신탁을 자회사로 편입했다. 넉넉하지 않은 자본으로 짧은 시간 내 사업을 다각화했지만, 여전히 다른 금융그룹에 비해 굵직한 계열사가 부족하다.

현재 우리금융은 증권을 비롯해 생명·손해보험, 캐피탈, 저축은행 포트폴리오가 없는 상황이다. 우리카드와 우리종금 정도를 제외하면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취약하다. 1분기 기준 우리금융 전체 순이익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80%를 넘는다. 당장은 코로나19 지원에 주력하겠지만, 추후 M&A 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를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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