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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금융 펀드 운용사를 위한 변명 [thebell note]

정유현 기자공개 2020-07-06 13:07:51

이 기사는 2020년 07월 02일 07:5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라임에 이어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사기 행각이 드러나며 사모펀드에 대한 신뢰도가 바닥으로 추락했다. 여기에 무역금융 펀드 환매 연기까지 잇따라 발생하며 불신감을 더 키웠다. 사모펀드 시장 곳곳이 지뢰밭이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사모펀드 시장은 멈칫했다. 올해 들어 상황이 나아지는 듯하더니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며 악화됐다. 전 세계 금융시계가 멈추고 하늘길, 바닷길이 막힌 여파는 최근 몇몇 금융사들의 무역금융 펀드 환매 연기 사태를 몰고 왔다.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현재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은 무역금융 펀드들도 환매가 연기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최근 불거진 환매 연기 사태의 공통적 원인은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무역 위축이다. 문제는 운용사들이 현장에서 투자자들에게 이 점을 설명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라임 사태를 겪으며 투자자들에게 '무역금융 펀드는 사기'라는 낙인이 찍혔는데 또 펀드 환매 연기가 발생하면서 불신만 키우는 꼴이 됐다. 라임 펀드와 다름을 강조하고 해외 무역 상황을 설명해도 운용사나 판매사를 사기꾼 취급해버리는 분위기라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있다.

무역금융은 무역거래 시 발생하는 선결제 대금과 운송비 등 단기성 자금을 대출하는 금융 기법이다. 주로 은행의 역할이었지만 2008년 이후 사모펀드 영역으로 옮겨왔다. 만기가 짧아 부도율이 낮고 보험을 들면 안정성이 높아 투자 매력이 컸다. 증권사, 운용사들은 DLS, 펀드 등의 비히클을 씌워 다양한 무역금융 상품을 공급하기 시작했고 투자자들의 호응도 좋았다.

라임 사태로 투심이 냉각됐지만 다수의 운용사들이 신규 무역금융 펀드를 설정한 것도 전통 금융기법에 대한 확신이 바탕이다. 환매 중단 사태가 불거진 A운용사의 경우 해외 실사는 물론 보증을 맡은 보험사들의 임원진 배임 이슈까지 꼼꼼하게 파악해 안정성도 높였다. 하지만 무역 시스템이 셧다운 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는 예상치 못했다.

이번 무역금융 펀드 환매 연기 사태는 라임 사태와 결이 다르다. 추후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지만 지금까지는 그렇다. 환매 연기가 당연하다고 옹호하는 것도 아니다. 투자자들이 불가항력적인 시장 상황을 이해하고 대응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당장 투쟁에 나서기보다는 사태 해결을 위해 운용사에 믿음을 보내주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빠르게 회수 할 수 있도록 운용사에 시간을 주는 것이 최선이지 않을까.

라임 사태 학습효과로 국내 금융시장은 '환매 연기=사고'라는 인식이 굳혀졌다. 이 프레임을 바꾸기 위해서라도 운용사들은 이번 사태를 슬기롭게 해결해야 한다. 고객들이 기다리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끝까지 책임감을 갖길 바란다. 이번 사태를 넘어야 사모펀드 전체 시장이 성장통을 넘어 성숙 단계로 접어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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