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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운용을 움직이는 사람들]'배재규 키즈' 김두남·김승욱, ETF 체질개선 '총책'⑥해외지수 등 신상품 개발 지속…시장 건전성 제고 노력 ‘스타트’

이민호 기자공개 2020-07-14 13:54:08

[편집자주]

삼성자산운용은 260조 원을 굴리는 명실상부한 국내 1위 자산운용사다. 지난 20여 년간 급변하는 금융환경 속에서 혁신적인 상품 개발뿐 아니라 선진 운용 시스템, 체계적인 위험 관리 능력을 갖춰 업계를 선도한 것이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삼성자산운용의 중심에서 성장과 변화를 주도하는 핵심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7월 10일 15:4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자산운용이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부동의 시장지배자 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던 데는 실력있는 매니저들이 지속적으로 배출된 영향이 크다. 국내 ETF 선구자인 배재규 부사장은 성공 DNA를 후배 매니저들에 이식시키며 상품개발, 운용, 컨설팅 등 ETF 세 개 축 모두에서 균형있는 발전을 이끌고 있다.

삼성자산운용 ETF 조직을 이끌고 있는 두 명의 본부장도 배 부사장의 DNA를 이어받아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김두남 ETF컨설팅본부장은 시장 태동 때부터 인버스와 레버리지 상품의 개발을 주도하며 성과를 인정받았으며 최근 투자자들의 상품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힘쓰고 있다. 김승욱 ETF운용본부장은 다양한 상품에 대한 운용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상품 라인업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배재규 부사장, ETF 시장 선도 ‘일등공신’…’후임들’ 전면 배치

배재규 부사장(CIO·운용총괄)은 국내 시장에서 ETF의 대명사로 통하는 인물이다. 2002년 국내에 ETF를 최초로 도입했고 2009년 인버스ETF와 2010년 레버리지 ETF 등 현재 ETF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대부분 상품에 대한 출시를 진두지휘했다.

국내 ETF시장은 태동한 지 약 18년 만인 올해 6월말 순자산가치 기준 45조3571억원 규모로 커졌다. 삼성자산운용은 이 중 52.5%(23조6750억원)로 절반 이상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에는 15개 ETF 사업자가 444개 ETF 종목을 상장시키고 있지만 6월 한 달간 일평균 거래대금 상위 10개 ETF 종목 중 8개가 KODEX ETF였다. 국내투자자의 뇌리에 KODEX 브랜드를 각인시킨 일등공신으로 배 부사장이 꼽히는 이유다.

배 부사장은 2000년 입사한 삼성자산운용(당시 삼성투신운용)에 현재까지 몸담으며 20여년간 인덱스 상품, 특히 ETF 상품로 성공가도를 달렸다. 인덱스운용본부장, ETF본부장, 패시브본부장 등 내부 조직개편에 따라 직책명은 수시로 바뀌었지만 배 부사장이 집중했던 상품은 언제나 ETF였다.

삼성자산운용이 ETF시장 선도자의 지위를 공고히 할 수 있었던 데는 배 부사장 아래에서 특유의 집요함과 열정을 흡수한 ‘배재규 키즈’들이 지속적으로 배출되고 있는 영향이 크다. 배 부사장은 후배 매니저들에게 운용사, 마켓메이커, 투자자, 거래소 등 ETF 생태계에 참여하는 다양한 주체들과의 활발한 커뮤니케이션과 함께 글로벌 시장과 상품에 대한 끊임없는 지식 습득을 요구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올해 초 ETF 조직에 변화를 줬다. 기존 패시브운용본부에서 ETF운용1팀과 2팀을 떼어내 ETF운용본부로 격상시켰다. ETF솔루션본부는 ETF컨설팅본부로 계승됐다. ETF컨설팅본부를 이끌 적임자로 ETF 운용과 상품전략에서 두루 경험을 쌓은 김두남 본부장이 낙점됐다. 김 본부장은 ETF 조직을 이끄는 선임본부장으로 사실상 ETF 사업을 책임지게 됐다. ETF운용본부장에는 운용 경험이 풍부한 김승욱 ETF운용2팀장이 승진했다.

삼성자산운용은 최근 상품 라인업 선점을 통한 시장점유율 확대라는 기존 방침에 시장의 도전을 받고 있다. 각 사업자가 특화지수를 개발해 틈새 수요를 유입하는 데 힘쓰는 것이 최근 국내 ETF시장에서의 흐름이었다. 하지만 압도적 점유율 1위 삼성자산운용은 ETF시장 건전성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노력도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내부에서도 형성된 상태다.

◇김두남 ETF컨설팅본부장, 인버스·레버리지 ETF 개발 ‘주도’…투자자 교육 강조

ETF 조직 선임본부장을 맡고 있는 김두남(사진) ETF컨설팅본부장은 배 부사장에 이은 ETF 1.5세대로 평가받는다. ETF 상품개발과 운용뿐 아니라 ETF를 이용한 자산배분까지 두루 섭렵한 인물이다. 김 본부장은 2007년 삼성자산운용 ETF운용팀장으로 합류한 직후 국내 최초 해외지수 ETF인 ‘KODEX China H’를 내놓으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김 본부장이 주도적으로 개발해 2009년 상장한 ‘KODEX 인버스’는 최대 성과로 인정받고 있다. 인버스 구조를 만들려면 스와프(swap)에 기반한 합성ETF가 가장 편리하지만 당시만 해도 합성ETF는 법제적으로 허용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장내선물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지만 선물과 현물에 트레킹 에러가 발생하는 문제가 있었다.

김 본부장은 생각을 비틀어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선물가격을 다시 지수로 만드는 방안을 고안해냈다. 인버스ETF의 기초지수는 ‘F-KOSPI200’이다. 코스피200선물을 다시 지수로 만든 것이다. F-KOSPI200은 전세계 최초의 주가지수선물지수가 됐다.

2010년 상장한 ‘KODEX 레버리지’ 개발에서도 김 본부장의 공은 크다. 당시 삼성자산운용을 포함한 ETF 사업자들이 레버리지 상품을 출시하는 데 골몰하고 있었지만 안정적인 레버리지 구조를 만드는 데 애를 먹고 있었다. 김 본부장은 레포(Repo)를 이용해 차입 기회를 여는 방법으로 경쟁사보다 레버리지 구조의 ETF를 더 일찍 상장시킬 수 있었다.

2013년부터는 멀티에셋솔루션본부에 몸담으며 EMP(ETF Managed Portfolio)와 글로벌 대체자산 등에 대한 자산배분을 담당했다. 올해 초 ETF컨설팅본부장이자 선임 본부장에 임명되며 실질적으로 삼성자산운용 ETF 조직을 지휘하게 됐다.

김 본부장은 국내 ETF시장이 커지면서 선두주자인 삼성자산운용이 해야 할 역할을 고민하고 있다. 단순히 신상품 출시에 국한해 국내 ETF시장을 넓히는 데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시장 건전성을 고려해야 할 시기라는 것이다. 김 본부장은 “공격적인 신상품 출시보다는 ETF 투자자 교육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에는 ETF 생태계 기반을 다지는 데 힘쓸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ETF 특유의 판매구조와도 관련된다. ETF는 펀드 형태이지만 투자자가 판매사의 권유를 통해 유입되지 않고 시장에서 직접 거래할 수 있다. 이 경우 투자자가 상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투자에 나서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본부장은 금융당국과 거래소와 협의해 ETF 투자자 교육을 더 강화할 계획이다. 금융당국과 거래소 차원에서 교육을 위한 플랜을 제시하면 삼성자산운용에서 인적·물적 지원을 최대한 제공할 방침이다. 삼성자산운용 자체적으로도 온라인 세미나를 확대하는 등 투자자와의 커뮤니케이션 접점을 늘리는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ETF는 판매수수료 없이 저비용으로 투자할 수 있는 혁신적인 투자 툴(tool)이지만 이는 중간에서 투자자에게 상품에 대해 설명해줄 사람이 아예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며 “삼성자산운용은 투자자 교육에 책임감을 느끼고 있으며 효과적인 방안을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승욱 ETF운용본부장, 상품개발 선봉…해외 라인업 확대

ETF 운용을 총괄하고 있는 김승욱(사진) ETF운용본부장은 2014년 ETF 매니저로 삼성자산운용에 처음 합류했다. 삼성자산운용 합류 직전에는 우리자산운용(현 키움투자자산운용) ETF운용팀에서 국내주식형 상품을 주력으로 운용했다.

올해 초 ETF운용본부장에 오른 김 본부장은 ETF운용2팀장도 겸하고 있다. 본부장에 선임되며 운용하고 있던 ETF 대부분을 후배 매니저들에게 넘겼다. 현재는 ‘KODEX 200’과 ‘KODEX 200 TR’의 운용만 전담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ETF 운용에 집중하는 위치에 있는 만큼 신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 운용 파트에서는 상품의 양적·질적 성장이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올해는 경쟁사 대비 다소 열세인 해외상품 라인업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테마형이나 섹터형 ETF 출시에 관심을 두고 있으며 중국시장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 라인업 확대도 고려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올해 초 30여개 주식형, 채권형, 파생형, 합성형 등 ETF의 책임운용역을 대대적으로 변경했다. 각 매니저가 다양한 자산에 대한 운용 경험을 쌓아 추후 신상품 출시에서도 자산별 접점을 만들려는 의도다. 다음달까지 매니저 충원도 완료할 예정이다.

김 본부장은 삼성자산운용 본부장급 임원 중에서도 젊은 본부장에 속한다. 선임 본부장인 김두남 본부장과 ETF운용본부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으면서 소속 매니저들과의 활발한 커뮤니케이션도 가능한 점은 삼성자산운용이 김 본부장에 기대하는 역할 중 하나다. 실제로 김 본부장은 독단적으로 판단하기 보다는 임태혁 ETF운용1팀장을 포함한 실무 매니저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업무에 반영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삼성자산운용이 ETF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우수한 상품을 끊임없이 출시해왔기 때문”이라며 “투자자들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해외지수 상품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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