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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이명영 SK이노 부사장, '레버리지 전략' 지속하나자기자본수익률 0%대로 하락, 정유업 부진 영향...기계획 투자 집행 부담 커져

구태우 기자공개 2020-07-24 08:26:58

이 기사는 2020년 07월 22일 16: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레버리지는 타인자본을 영업 및 투자활동에 투입해 자기자본 이익률을 높이는 투자 전략이다. 이자비용을 넘어서는 수익을 낼 수 있다면 타인자본을 활용하는게 기업가치에 득이다.

지금은 금리가 낮고, 시중에 자금이 많아 자본시장에서 신용도가 높은 기업들은 레버리지를 활용하기 좋은 시기다. 그간 국내 정유사들은 사실상 최고등급의 신용등급을 받으면서 레버리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하지만 코로나19와 석유 공급과잉으로 저유가가 형성되면서 정유사의 신용등급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신용등급은 최근 'BBB0'(S&P)로 하향 조정됐다. 국내 정유사들은 석유화학 및 소재 분야의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어 신용등급 조정은 자본조달 전략에도 변화를 줄 수 밖에 없다.

SK이노베이션은 사업 지주회사로 △석유사업(SK에너지 및 인천석유화학) △화학사업(SK종합화학) △윤활유 사업(SK루브리컨츠) △2차전지 및 소재사업(SK이노베이션)을 관장하는 SK그룹의 핵심 계열사다.

SK이노베이션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50조원에 육박했다. 영업이익은 1조2692억원(영업이익률 2.5%), 순이익은 657억원(순이익률 0.1%)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은 '캐시카우'인 정유 분야가 고전하면서 수익성이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 정유사업은 매출의 70%, 영업이익의 40% 안팎을 차지하는데, 저유가와 정제마진이 악화되면서 영향을 받고 있다. 이로 인해 SK이노베이션의 자기자본이익률 또한 하락세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017년 12%에서 2018년 9.1%로 하락했다. 지난해 ROE는 0.2%를 기록했다. ROE가 높을 수록 자기자본을 활용해 돈은 잘 벌었다는 의미다. ROE가 높다는 건 투입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수익성이 높은 상품을 제공할 수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ROE는 경영진과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이 관심을 갖는 지표 중 하나다. 경영진은 레버리지의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고 타인자본을 활용한다. 금융비용보다 높은 수익을 창출한다면 ROE가 높아진다. 이 경우 경영진의 레버리지 전략은 적절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하지만 레버리지를 활용했음에도 ROE가 낮아질 경우 이 전략은 유효하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SK이노베이션은 대규모 투자를 추진 중에 있어 타인자본 활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재 정유업과 석유화학 사업은 정제마진 악화와 환경규제로 인해 설비투자가 필요하다.

국내 정유사들은 원유 정제 과정에서 발생한 부산물을 활용해 석유화학의 기초 소재를 가공한다. 잔사유(원유의 잔유를 주성분으로 하는 중유)를 고부가가치 제품인 휘발유와 경유로 전환하는 고도화 설비도 확대하고 있다. 이 설비는 정유사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하지만 대규모 투자비용이 들어간다.

SK에너지는 1조원을 투자해 감압잔사유 탈황설비를 투자했다. 자금 소요가 큰 투자는 2차전지 분야다. SK이노베이션은 2018년부터 국내외 2차전지 공장을 준공하고 있다. 총 7조 7000억원이 들어가는데 지난해까지 33%(2조5500억원)가 집행됐다.

5조원 이상 추가로 들어가야 하는 만큼 자본시장에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현재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 등 완제품 전지 업체는 경쟁적으로 캐파를 확대하고 있다. 국내외 완성차 업체에 2차전지 물량을 댈려면 캐파 증설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렇듯 SK이노베이션은 정유업종의 부진으로 '들어올 돈은 줄고 나갈 돈이 많은 상황'이다. 지난해 SK이노베이션의 연결기준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은 1조8258억원으로 집계됐다. NCF는 기업의 현금창출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이전보다 악화됐다. 2015년 NCF는 4조원을 넘어섰다.

이 때문에 외부자본 활용에 대한 부담은 높아졌다. SK이노베이션의 1분기 기준 총차입금은 10조원에 육박했다. 이중 72%는 원화 및 외화사채(7조2100억원)다. SK이노베이션은 우량한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금융권보다 회사채 발행시장에서 직접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나머지는 단기차입금과 장기차입금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3145억원을 이자비용으로 지출했다. 이자비용은 1년 새 약 500억원 증가했다. 2차전지와 석유화학 사업에 대한 투자는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위해 필수적이다. 하지만 실적이 좋지 않은 시기에는 경영진에 적잖은 부담일 수밖에 없다. 자본수익률이 떨어지는 시기 금융비용의 증가는 결과적으로 주주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지난해 SK이노베이션의 배당성향은 무려 400%를 넘었지만, 현금배당금 총액은 전년(7083억원)의 3분의 1 수준인 2646억원에 그쳤다.


SK이노베이션의 투자 전략의 최전선에 있는 부서는 재무실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주사와 자회사의 재무전략을 관장하고 있다. 총책임자는 이명영 재무본부장(부사장)이다. 이 부사장은 5명의 재무실장과 함께 투자 및 자금조달 전략을 짜고 있다. '캐시카우'였던 정유업의 부진으로 투자계획을 추진하는 것에 대한 부담도 커졌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의 자본 활용도를 높이려면 투자가 수반되어야 하는데 코로나19 등으로 투자환경이 악화됐다"며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투자의 우선순위를 정하는게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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