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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즈 멀티샵 독주 ABC마트코리아]일본 본사 '알짜 수익원'된 국내 신발시장②2010년부터 로열티, 배당금·특수관계 거래까지…잉여금만 3000억대

정미형 기자공개 2020-07-28 09:36:45

[편집자주]

ABC마트코리아는 국내 최초로 '대형 슈즈 멀티스토어' 시장을 열며, 18년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일본 불매운동 속에서도 성장을 지속하며 일본 본사에 '캐시카우'로서의 입지를 재확인시키기도 했다. 국내 설립 후 단 한 번도 매출 성장 곡선이 꺾인 적이 없는 ABC마트코리아의 면면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07월 24일 07: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들이 국내에서 벌어들인 자금을 해외로 빼내 가는 고전적인 방법에는 배당과 로열티가 있다. 비상식적인 고배당을 한다거나 상표권 사용 명목으로 높은 로열티를 챙기기도 한다.

18년전 자본금 30억원으로 설립된 ABC마트코리아는 현재 매년 로열티로만 일본 본사에 3배 가까운 돈을 벌어다 주는 '알짜' 자회사로 부상했다.

ABC마트코리아는 주로 로열티를 활용해 본사로 자금을 보냈다. 일본 ABC마트(ABC-MART,INC.) 본사와 상표권 라이선스 제공계약을 체결하고 로열티 명목으로 사용료를 제공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 매년 국내 법인에서 일본 본사로 수십억원의 로열티가 흘러 들어갔다. 지금까지 지급된 로열티만 586억원에 달한다.

ABC마트코리아가 일본 본사에 로열티를 지급하기 시작한 것은 2010년부터다. 2002년 국내에 처음 진출해 매년 승승장구 해왔지만 약 8년간 로열티나 배당 명목으로 자금을 가져간 적은 없다. 이는 당시 ABC마트코리아의 입지와 관련이 있던 것으로 보인다.

ABC마트코리아의 2003년 매출액은 103억원에 불과하다. 그러나 매년 고성장을 지속하며 2009년에는 매출액 1000억원을 넘어선 1347억원을 기록했다. 일본 본사에서도 예상치 못한 성장세였다. ABC마트코리아는 이듬해인 2010년 1월 1일자로 일본 본사와 브랜드 판매권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고 매출액의 일정액을 로열티로 지급하기로 약정했다.

이후 ABC마트코리아는 지금까지 매년 로열티를 지급해왔다. 특히 2011년 지분을 일본 본사가 100% 가져가게 되면서 로열티 지급은 물론 두 차례의 배당까지 이뤄졌다.

ABC마트코리아는 설립 당시 일본 본사와 합작회사로 세워졌다. 최대주주는 일본 본사로 지분율은 51%였다. 나머지 49%는 안영환 전 대표(현 슈마커 대표) 10.17%, 메이슨인터내쇼날 33.83% 등 한국계 지분이 차지했다.

하지만 2011년 일본 본사는 나머지 지분을 모두 양수했다. 2010년 ABC마트코리아가 기업공개(IPO)를 추진한 적이 있는데 안 전 대표와 일본 본사의 의견이 충돌했다. 이후 안 전 대표는 2011년 3월 보유 지분을 모두 넘기고 회사를 떠났다. 현재 나머지 0.04%는 이기호 ABC마트코리아 현 대표이사 등이 보유하고 있다.

ABC마트코리아의 매출액이 매년 늘면서 로열티 규모도 커졌다. 2010년 25억원 규모였던 로열티는 2012년 43억원, 2014년 60억원, 2016년 70억원, 2018년 82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도 80억원 정도가 로열티 명목으로 빠져나갔다. 전체 매출액의 약 1.5% 내에서 로열티가 책정되고 있다.


2015년과 2016년에는 이례적으로 배당도 실시했다. 각각 41억원, 68억원으로 총 109억원이다. 딱히 일본 본사의 실적이 나빠질 때도 아니었다. 일본 본사는 2000년 상장 이후 올해 2월 결산기까지 19년 연속 매출 성장을 달성해온 곳이다. ABC마트코리아 측은 배당에 대해선 본사 정책과 관련된 내용으로 자세히 밝히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외에도 ABC마트코리아는 매년 일본 본사로부터 상품을 매입하거나 임차료 명목으로 돈을 내고 있다. 일본 본사는 SPA(제조·유통 일괄) 개념을 도입해 영국 호킨스와 미국 VANS 등 해외 유명 브랜드 상표권을 획득해 자사에서 개발부터 생산, 판매까지 다루고 있다. 일종의 PB브랜드 형태다.

이를 국내에서 일부 매입해 매년 일본 본사와 거래가 발생하고 있다. 다만 이 비중은 점점 줄고 있다. 지난해는 753만원에 그쳤다. 국내 진출 초창기 일본 본사로부터 지원을 받으며 11억원에서 많게는 50억원의 매입이 발생했던 것과 달리 ABC마트코리아의 자체적인 역량이 생기면서 관련 수치가 줄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ABC마트코리아가 일본 본사의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해주는 형국이다. 하지만 일본 본사 실적을 고려했을 때 국내 매출액이 차지하는 비율은 17.9%로 20%에도 못 미친다. 일본 본사는 2월 결산 기준 지난해 2723억엔, 우리 돈으로 약 3조47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433억엔, 우리 돈 4846억원가량으로 지난해 37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과 비교하면 7.8% 수준에 그친다.

현재는 일본 본사 실적에 보탬이 되는 수준이지만, 향후 일본 본사 실적 부진이 현실화된다면 국내에서 배당이나 로열티 명목으로 더 많은 자금을 유출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올해 2월 결산 기준 일본 본사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1.3% 감소했다. 향후 신종코로나 바이러스나 도쿄올림픽 연기 등 리스크에 노출되어 있어 현재의 성장세가 꺾일 수 있다는 우려도 일본 내부에서 나오고 있는 상태다. 지난해 말 현재 ABC마트코리아에 쌓여 있는 이익잉여금은 3164억원 규모다.

ABC마트코리아 관계자는 “일본 본사와는 별도로 독자적인 경영을 해나가고 있다”며 “채용된 모든 직원이 한국인이며 이기호 대표 체제 하에 자체적인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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