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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짜' 라이나생명 매각설 반복되는 까닭 재무적 관점서 엑시트 적기, 다른 미국계 보험사도 이탈 기류

진현우 기자/ 이은솔 기자공개 2020-07-27 07:53:18

이 기사는 2020년 07월 24일 15: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텔레마케팅 강자로 알려진 라이나생명 매각설이 최근 또 다시 수면 위로 불거졌다. 외국계(유럽·미국) 보험사들의 한국시장 철수 이야기는 최근 4~5년 내 핫이슈다. 특히 알리안츠와 ING, 푸르덴셜 등 주요 외국계들이 잇따라 떠나면서 이탈 분위기는 계속됐다.

복수의 관계자들은 미국 시그나그룹도 순수하게 재무적 관점에서 살펴볼 때 지금이 라이나생명 매각을 위한 적기로 판단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2023년 새보험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면 자본을 확충해줘야 할 텐데 ‘회수 관점’에서 국내 보험업 전망이 밝지 않기 때문이다. 돈을 투입하고 언제 뺄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는 게 포인트다.

미국 통합회계기준 변경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최근 미국은 한국시장에서 팔았던 건강보험 상품을 고위험상품으로 인식하는 경향이다. 연결재무제표 상 미국 모회사는 보험리스크를 많이 쌓아야 한다. 늘어난 위험량은 곧 지급여력비율(RBC)을 떨어트리고, 자본적정성 제고 차원에서 자본금을 확충해야 할 부담이 생긴 셈이다.

물론 국내 진출한 미국계 보험사 중에서 라이나생명의 경우 상품구성상 미국 통합회계기준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KB금융이 인수한 푸르덴셜과 메트라이프, AIA 등은 미국 통합회계기준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푸르덴셜그룹의 한국철수는 결국 한국·미국 새 회계기준 변화 영향을 복합적으로 감안한 결정이다.

라이나생명도 한국·미국 보험 산업에 적용되는 회계기준을 고려해 신중하게 고민을 하고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물론 회사 차원에서 매각작업을 공식화한 건 아니다. 다만 업계 시각은 매각을 '타이밍의 문제'로 보는 분위기다. 연초 보험업계를 달군 푸르덴셜생명 M&A도 과정과 결과 모두 순탄하게 진행된 만큼 우량 외국계는 수요가 있다는 것이다.

라이나생명도 앞선 사례를 볼 때 지금이 적정 몸값을 인정받을 수 있는 시기라고 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달 초 미국 시그나그룹에서 라이나생명에 에릭 응(Eric Ng) 부사장을 최고재무책임자(CFO)로 내려보낸 것도 다른 관점에서 충분히 해석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언뜻 보기에는 임기만료를 앞둔 최고경영자(CEO) 경영승계 차원으로 보이지만, 매각 사전준비를 위한 몸만들기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4년 전 알리안츠는 유럽 보험시장에 새로운 회계기준 솔벤시Ⅱ가 적용되자 바로 회사를 넘길 수 있는 원매자를 찾아 매각했다. 이때 알리안츠는 노동조합이 매각을 반대할까봐 보조금 명목의 돈을 원매자였던 안방보험에 얹어줄 정도로 매각의지가 확실했다. 각 국가별로 적용되는 보험회계기준이 직접적인 ‘트리거’가 되면서 외국계 보험사들의 엑시트 움직임은 앞으로 계속 될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라이나생명처럼 몸집이 큰 외국계 보험사들의 경우 원매자로 나설 수 있는 풀이 점점 좁아지다 보니까 매각설이 거듭 나오는 형국”이라며 “IFRS17 도입을 앞둔 외국계 보험사들의 행보는 계속 업계 관심사로 회자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라이나생명 측은 "매각은 사실이 아니고 IB 쪽 주관사를 접촉한 사실조차 없다"며 "직원들에게도 매각이 사실이 아니란 점을 이메일 등으로 공고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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