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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장기물 조달 불안 고조…비은행계 '먹구름' [Market Watch]코로나19발 업종 리스크 부각, AA급도 난항…단기시장 활용키도

피혜림 기자공개 2020-07-31 08:29:14

이 기사는 2020년 07월 28일 16:0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 사태로 국내 증권사에 대한 싸늘해진 채권 투심이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코로나19발 업종 리스크가 고조되자 AA급 증권사조차 장기 회사채 발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회사채 시장 호조에 힘입어 2018년과 2019년 증권사 채권 몸값이 높아졌던 것과 대조적이다.

증권사에 대한 투심 약화는 비은행계 하우스를 중심으로 심화되고 있다. 메리츠증권과 대신증권 등 AA급 비은행계 하우스조차 공모 회사채 시장에 나오는 족족 미매각을 경험하고 있다. 국내 여건이 녹록지 않자 미래에셋대우 등은 한국물(Korean Paper) 시장을 공략하는 쪽으로 선회하기도 했다.

AA급 은행계 하우스라고 안전지대에 놓인 것만은 아니다. 일부 은행계 하우스의 경우 라임 펀드와 옵티머스자산운용 사태 등 각종 사건에 연류돼 쉽사리 회사채 발행에 나서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싸늘해진 장기물 조달 여건 속에서 증권사의 단기금융시장 활용도는 더욱 높아지는 모습이다.

◇증권채 위상 급감…'은행계vs비은행계' 격차 부각

2018년과 2019년 몸값을 높였던 증권사 회사채가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시장 변동성이 높아지자 경기민감 업종에 해당하는 증권업에 대한 투심 위축세가 뚜렷해졌다. 코로나19 여파로 초대형 투자은행(IB)조차 크레딧 이슈에 휩싸이자 증권사 회사채에 대한 시장 분위기는 더욱 얼어붙고 있다.

비은행계 증권사는 당장 직격탄을 맞았다. 이달 대신증권(AA-)은 1000억원 규모의 공모 회사채 발행에 나섰으나 수요예측에서 한 푼의 청약금도 모으지 못 했다. 4월 발행에 나섰던 메리츠증권(AA-) 역시 1000억 수요예측에서 오버부킹했지만, 2000억원으로 증액 발행을 시도했다 기관투자자 수요 1880억원을 모으는 데 만족해야 했다. 은행계 KB증권의 경우 6월 모집액(1500억원)을 뛰어넘는 자금을 모아 3000억원으로 증액 발행을 결정한 것과 대비된다.

업계 관계자는 "증권채는 당초 유통물량이 적어 은행계와 삼성증권 정도만이 장기물 조달이 가능했으나 지난해 시장 호황에 힘입어 인기가 높아졌던 것"이라며 "코로나19 사태로 초대형 IB에 대한 크레딧 하락 우려가 높아지자 일부 AA급은 물론 자본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A급 이하 증권사도 당분간은 회사채 조달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은행계 증권사에 대한 장기물 조달 전망이 밝은 것만은 아니다. 일부 은행계 증권사는 라임 펀드와 옵티머스자산운용 등 각종 사건사고에 연루돼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NH투자증권에 대한 책임론이 일고 있는 데다 신한금융투자 또한 라임자산운용 사태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달 청약금 제로(0)의 오명을 썼던 비은행계 대신증권 역시 라임자산운용 사태 영향에서 비껴가지 못 했다.

다만 비은행계 대비 상대적으로 안정성을 인정받고 있다는 점은 플러스 요소다. 위기 시 자금 여력이 탄탄한 모회사의 자금 지원을 기대할 수 있는 데다 은행계 특유의 보수적 리스크 관리로 위험이 비교적 덜 할 것이란 인식이 상당하다. 이같은 분위기를 감안해 하나금융투자 등은 8~9월께 공모 회사채 발행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단기시장 활용도 증가…외화 조달 겨냥키도

장기 회사채 발행이 녹록지 않자 증권사의 단기자금 시장 활용도는 더욱 높아지는 모습이다. 27일 기준 기업어음(CP) 발행잔량 상위 10개 기업 중 6곳이 증권사였다. 신한금융투자(2.3조)와 하나금융투자(2.3조), 메리츠증권(2.2조), 한국투자증권(1.9조), 미래에셋대우(1.9조), NH투자증권(1.6조) 등이 순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전자단기사채(STB) 발행량을 고려하면 국내 증권사의 단기 조달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메리츠증권은 올 5월부터 만기가 1년에 가까운 기업어음 발행을 이어가고 있다. 메리츠증권이 올 5월부터 이달 27일까지 두달여간 발행한 364일물 CP 규모는 7250억원에 달했다. 올 4월 1년물 공모채 발행 이후 유사한 만기의 CP 발행을 지속하고 있다. 기업어음의 경우 만기 1년(365일) 이상일 경우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해 대부분 364일 이하로 만기를 구성한다.

외화채 발행으로 장기물 조달에 나선 증권사도 눈에 띈다. 미래에셋대우는 이달 6억달러 규모의 유로본드(RegS)를 찍었다. 만기는 3년물과 5년물로 나눠 각각 3억달러씩 발행했다. 원화채 시장 내 증권사 장기채 발행이 녹록지 않은 것과 달리, 미래에셋대우는 투자자 모집(프라이싱)에서 35억달러 이상의 주문을 모아 흥행을 기록했다.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2018년 외화채 시장으로 조달처를 넓혀둔 점이 주효했다. 2018년 국내 증권사 최초로 한국물(Korean Paper) 발행에 도전한 미래에셋대우는 이후 매년 해당 시장을 찾아 글로벌 투자자와 관계를 다져왔다. 다만 미래에셋대우를 제외한 국내 증권사는 한국물 발행 이력이 없어 당분간 해외 시장을 활용키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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