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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WM사업, 리스크관리부 '힘' 실었다 '펀드+신탁' 상품 이어 리스크관리 기능 '독립'…조직간 유기적 협업 '관건'

이효범 기자공개 2020-08-18 08:07:43

이 기사는 2020년 08월 13일 10: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민은행 자산관리(WM) 사업에서 리스크관리부가 부각되고 있다. 금융투자상품본부가 갖고 있던 리스크관리 기능을 넘겨받은 동시에, 금융상품 '출시-판매-사후관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까지 독립적으로 감시·통제하는 임무를 부여 받았다.

이번 개편을 포함해 올들어 국민은행 WM사업의 주요 기능은 '채널, 상품, 리스크관리' 등 3개로 쪼개졌다. 각 기능별 조직이 전문성을 바탕으로 독립된 의사결정을 내리는 가운데, 유기적인 협업관계를 구축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상품조직 리스크관리 역할 축소…'출시-판매-사후관리' 전과정 통제

국민은행은 최근 금융투자상품본부 산하에 있던 '신탁리스크팀'을 리스크전략그룹 리스크관리부로 이관하고 '신탁펀드고객리스크관리팀'으로 재편했다. 더 큰 변화로 은행고유자산 리스크관리 정책에 준하는 의사결정 협의체인 △고객자산 리스크관리심의회 △고객자산 리스크관리협의회를 신설했다.

해당 협의체는 고객자산의 유형별 리스크관리 정책과 절차를 심의한다. 유관 부서장의 심의기구인 심의회를 거친 이후 유관그룹 임원들이 협의회에서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의사결정을 내린다. 리스크관리부가 협의체 업무를 주관한다. 심의회는 월 1회, 협의회는 분기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이벤트 발생시에는 모두 언제라도 소집할 수 있다.

이번 개편으로 금융투자상품본부는 자체적으로 소화하던 리스크관리 기능을 넘기고 리스크관리부의 통제를 받는다. 그동안 금융상품 공급과 리스크관리를 겸하면서 이해상충 소지도 있었다. 상품조직이 리스크관리에만 치중하다 보면 고객에게 필요한 상품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 원래 기능인 상품공급에 무게를 둘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동안 금융사 WM조직의 리스크관리 초점은 통상 불완전판매에 맞춰졌다. 금융상품 투자의 최종적인 의사결정권은 고객이, 그에 따른 책임도 고객이 부담한다. 금융사 입장에서는 상품 판매 이후 사후관리보다는 판매상품의 위험요인을 고객에게 명확하게 고지하는게 무엇보다 중요했다. 이는 대다수 판매사들이 안고 있는 문제점이었다.

국민은행은 그나마 신상품 출시 과정에서 리스크관리 조직의 의견을 구한다. 신상품 출시를 위해서는 상품위원회를 거쳐야 하는데, 상품조직은 위원회에 부의하기 전 리스크관리부와 위험요인에 대한 협의를 꼭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통과하지 못하면 신상품을 상품위원회 논의 안건으로 올릴 수 조차 없다.

그러나 라임, 옵티머스 사태가 불거지면서 신상품 공급 뿐만 아니라 판매, 사후관리 등 모든 단계에 걸친 리스크관리 필요성이 대두됐다. 특히 이번 개편에는 허인 행장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됐다. '은행 고유자산이라면 그렇게 투자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고객자산도 은행 고유자산처럼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인식이 싹트면서 이번 개편 논의가 이뤄졌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은행 리스크 전문가들이 고객 투자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요인을 사전에 통제해야 한다는 미션 아래 이번 개편이 추진됐다"며 "앞으로는 리스크관리부가 상품 출시 단계 뿐만 아니라 판매, 사후관리 프로세스에 문제점이 없는지를 통합적으로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초 '채널-상품' 조직 분리…소비자보호·리스크관리 두터운 감시체계

이번 개편으로 국민은행 WM사업의 주요 기능들은 WM고객그룹(채널), 금융투자상품본부(상품), 리스크관리부(리스크)로 분산됐다. 국민은행은 작년말 조직개편에서 WM고객그룹 산하 IPS본부를 분리해 신탁본부와 합친 금융투자상품본부를 출범했다. WM상품과 신탁 조직을 한데 모아 WM고객그룹으로부터 독립성을 갖춘 상품조직을 만들었다.

당시 조직개편은 크게 두가지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하나는 상품관리의 일원화다. 고객 입장에서는 WM상품에서 양호한 수익률을 냈다고 하더라도 신탁상품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면 전체 자산관리에서 손실을 본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런 맹점을 해소하기 위해 통합 자산관리를 실시하겠다는게 WM과 신탁 융합의 취지였다.

또 하나는 영업과 상품의 분리다. 금융투자상품본부는 WM고객그룹 소속이 아닌 독립된 조직이다. 상품 자체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주력하는 한편, 영업 채널을 관리하는 WM그룹 소속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차단하는 의미도 있다. 상품 조직이 영업채널에 속해 있으면 본사와 영업점의 실적 고민이 상품 선정에 반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금융소비자보호 업무를 총괄하기 위해 올들어 신설한 소비자보호본부도 WM 상품 출시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다. 신상품 출시 과정에서 소비자보호본부는 소비자 영향성 분석을 실시, 악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하면 극단적으로 상품 출시를 제한할 수 있다.

상품 조직에서 리스크관리 기능까지 분리되면서 각 조직 간에 감시·통제 체계는 거미줄 처럼 얽히고 설켜 있다. 유기적인 협업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영업을 담당하는 WM고객그룹의 고민도 커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시중은행 WM 담당자는 "지난해 은행들이 상품과 판매채널 분리하는 조직개편을 주로 실시했는데 점차 장단점이 드러나고 있다"며 "효율성을 고려하면 오랜기간 이같은 체제를 이어갈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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