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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루브리컨츠 지분 매각, 거래 구조 어떻게 짤까 딜 사이즈 대비 경영권 없어…FI 보장조건에 촉각

한희연 기자공개 2020-08-19 11:21:47

이 기사는 2020년 08월 18일 06:3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5년만에 인수합병(M&A)시장에 다시 등장한 SK루브리컨츠를 두고 투자 메리트 여부에 대한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윤활기유 사업 등 영위하는 사업 부문에서 세계 1위의 지위를 구가하는 알짜 회사인 만큼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가졌다는 면에서는 구미가 당길만한 요소가 많다. 하지만 전기차와 수소차 등의 발전 가능성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내연기관에 쓰이는 윤할기유의 장기적인 성장성에는 의문을 제기하는 전망도 나온다.

투자기업 분석은 차치하더라도 일단 매각 대상 지분이 원매자들을 끌어들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매각 측은 경영권 지분보다는 소수지분 매각에 방점을 두고 있다고 알려지고 있는데, 이 경우 전략적투자자(SI)보다는 재무적투자자(FI)로 원매자의 범위가 좁혀진다. 조단위 규모가 거론되는 만큼 대형 PEF 위주로 매물을 들여다볼 여지가 크다. 다만 FI가 검토하기에 소수지분 투자는 메리트가 떨어진다는 분석도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SK루브리컨츠 지분 매각을 위해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SK루브리컨츠는 SK이노베이션이 지분 100%를 갖고 있는 윤활기유 생산업체다. 구체적인 매각대상 지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경영권 보다는 소수지분 매각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분위기다. 매각 대상 지분 범위는 20~30% 정도가 유력하며 경영권을 수반하지 않는 딜이기 때문에 원매자가 가지갈 수 있는 지분율은 최대 49% 정도로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대 49%의 지분율은 원매자들 입장에선 상당히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우선 SI의 참여 가능성은 거의 불가능 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시장 참가자들은 모두 공감하고 있다. 조인트벤처(JV)도 아니고, 조 단위 돈을 들여 소수지분을 산다 한들, SK루브리컨츠에 대해 SK그룹과의 파트너십을 이어가는 데 힘의 균형이 제대로 이뤄질 가능성이 거의 없고 실익도 적다는 판단에서다.

결국 이번 딜의 주요 원매자는 FI, 특히 조 단위 딜을 감내할 수 있는 여력이 되는 대형 PEF로 범위가 좁혀진다. 하지만 문제는 소수지분이기 때문에 대형 PEF들이 적극적으로 베팅할 지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보통 대형 PEF들은 경영권 인수 거래를 할 때도 지분 100%를 확보하는 것을 선호한다. 배당에 민감한 FI들 입장에서는 포트폴리오 기업에서 거둬들이는 이익을 온전히 향유하길 바라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영권이 없는 지분을 지나치게 많이 보유하는데 따른 부담이 생길 수 밖에 없다.

FI들이 통상 소수지분을 투자하며 바라보는 엑시트 전략은 결국 기업공개(IPO)다. 이번에 SK루브리컨츠 지분을 인수하려는 FI가 있더라도 결국은 어느 시점까지의 IPO를 전제로 투자를 할 공산이 크다.

하지만 루브리컨츠의 경우 이미 3차례나 IPO 시도가 무산된 경험이 있다. FI의 투자유치를 받은 후 약속한 시점까지 IPO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전례가 이미 있는 셈이다. 이럴 경우를 대비해 FI들은 SK로부터 확실한 보장조건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통상 FI들은 옵션을 걸어 IPO 무산시의 플랜B를 짜 놓곤한다. 주식매수청구권(콜옵션)과 동반매각요청권(드래그얼롱) 등이 주로 사용되는 옵션이다.

한 PEF 관계자는 "경영권 매각이 아니라는 점에서 투자유인은 크지 않아 보인다"라며 "매각 측이 확실한 보장조건을 줄 경우 상장전 투자유치 개념으로 들여다볼 여지는 있겠으나 워낙 사이즈가 큰 데다 성장성이 큰 자산이 아니기 때문에 투자결정을 하는 데 있어 상당히 까다로운 딜"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 시중 유동성이 풍부한 데다 대형 딜이 적어 딜 가뭄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일부 PE 입장에서는 SK루브리컨츠 투자를 고려해 볼 여지도 있다는 얘기도 있다. 실제로 최근 LG CNS나 서브원 등을 사례를 감안하면 소수지분 투자지만 PE가 뛰어든 대형 딜들이 여럿 나왔다.

특히 SK그룹은 그동안 자금조달의 한 축이나 신규 투자시 PEF와의 협업을 적극적으로 타진해 온 곳이기도 하다. 그만큼 PE의 요구사항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터무니 없는 조건을 내걸 가능성이 적어 이해당사자간 서로 윈윈(Win-Win)하는 투자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SK의 경우 최근 ADT캡스를 인수하는 데 있어서도 맥쿼리PE와 맞손을 잡아 딜을 성사시켰다. SK하이닉스는 알케미스트와 크레디언파트너스가 운용하는 펀드에 투자자로 참여하는 방법으로 매그나칩 반도체 인수에 참여하고 있기도 하다. 올초 SK㈜는 골드만삭스와 손잡고 이엠피벨스타가 유진기업과 합작투자한 냉장냉동창고 인프라인 벨스타 수퍼프리즈에 투자하기도 했다.

또 SK텔레콤은 지난해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 작업을 진행하며 미래에셋대우-미래에셋자산운용 컨소시엄을 외부 투자자로 유치했다. 온라인동영성서비스(OTT) 시장에서는 웨이브를 출범시키며 SKS프라이빗에쿼티와 미래에셋벤처투자로부터 자금 유치를 이끌어냈다. 이에앞서 2018년에는 SK텔레콤이 오픈마켓 11번가에 FI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확정 수익률을 제공하기도 했다.

또 다른 PEF 관계자는 "SK는 그동안 PEF와 파트너십을 형성해 상당히 많은 딜을 한 경험이 있는 대표적인 기업 중 하나"라며 "내부에 M&A 전문 인력도 많아 그만큼 FI의 니즈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고 있지만, 그만큼 딜 과정에서는 만만치 않은 협상상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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