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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베팅' 엔터메이트, FI 자금회수 꽃길 여나 [오너십 시프트]⑤대주주 변경 후 신사업 진출, 거래량 급증·주가 변동 '주목'

박창현 기자공개 2020-08-27 08:16:30

[편집자주]

기업에게 변화는 숙명이다. 성장을 위해, 때로는 생존을 위해 변신을 시도한다. 오너십 역시 절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보다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거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물론 파장도 크다. 시장이 경영권 거래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다. 경영권 이동이 만들어낸 파생 변수와 핵심 전략, 거래에 내재된 본질을 더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08월 25일 14: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엔터메이트 새주인의 선택은 코스닥 핫이슈 '바이오'였다. 경영권 인수와 동시에 300억원 규모로 자금을 모은 뒤, 이를 밑천 삼아 바이오기업 투자를 결정했다. 바이오 테마주 열차를 타면서 거래를 도운 재무적투자자(FI)들이 어떤 자금 회수 성과를 낼지 시장의 이목이 쏠린다. 당장 이번 M&A 때 경영권 구주 매매에 참여한 FI 물량만 130억원 어치에 달한다. 이들은 보호예수 의무가 없어 언제든 차익 실현이 가능하다.

코스닥 상장사 엔터메이트는 최근 바이오사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100억원을 투자해 바이오벤처 '베노바이오(옛 노웨어바이오)' 인수를 결정한 것이다. 전환사채(CB) 취득 후 곧바로 대표이사까지 내정하며 경영권을 완전히 확보했다. 현재 베노바이오는 엔터메이트 계열사로 완전히 편입된 상태다.

이번 거래는 엔터메이트 최대주주가 변경된 직후 이뤄졌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엔터메이트 최대주주는 지난달 '와이즈얼라이언스'에서 '제이앤제이인베스트먼트(이하 제이앤제이)'로 변경됐다. 제이앤제이는 지난해 와이즈얼라이언스가 엔터메이트를 인수했을 때 함께 참여했던 투자자였다. 한 해 만에 단순 투자자에서 경영권 행사 주체로 바뀐 셈이다.

제이앤제이는 경영권 확보 과정에서 다수의 FI를 유치했다. 먼저 기존 대주주의 경영권 지분을 투자자들과 나눠서 매입했다. 양수도 대상 주식 1136만주(13.64%) 가운데 제이앤제이가 책임진 물량은 151만주에 불과했다. 나머지 86% 지분을 다른 투자자들이 대신 매입했다.

데오볼렌티1호조합이 가장 많은 379만여주를 책임졌고, 뒤를 이어 미래베스트투자조합과 한상훈 씨가 각각 227만여주를 취득했다. 남은 151만주는 더블유브이1호 합자조합이 샀다. 구주만 놓고 보면 제이앤제이가 가장 적은 지분을 취득한 셈이다.

대신 곧바로 2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100억원을 직접 출자했다. 단 나머지 150억원은 FI를 끌어들여 채웠다. 이그잭스와 크리스에프앤씨, 정집훈 대표이사 등 기존 특수관계자들은 물론 메자닌인베스트먼트, 홍이표 씨, 박지만 씨 등 새로운 투자자들이 등장했다.

CB 투자자도 모집했다. 6회차 CB를 발행해 다음달까지 총 55억원을 조달하기로 했다. 미래베스트투자조합과 스타브릿지가 각각 20억원을 내고, 나머지는 3명의 개인이 5억원 씩 분담하기로 했다.

결과적으로 제이앤제이가 주도한 이번 엔터메이트 M&A 거래 총액은 경영권 구주 취득과 유증 참여, CB 투자금을 포함해 총 455억원에 달한다. 다만 이 가운데 실제 제이앤제이가 책임진 금액은 120억원에 불과하다. FI 주도로 대부분의 자금이 조달된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엔터메이트 M&A가 FI 비중이 높은 거래라는 점에서 주가 부양과 원활한 자금 회수를 위한 핵심 전략이 필요했고, 그 중심에 바이오 기업 '베노바이오'가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아무 전략 없이 코스닥 M&A에 거금을 투자하지는 않는다"며 "M&A 밑그림을 그리는 과정에서 이미 신규 사업에 대한 전략을 공유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엔터메이트가 코스닥에서 가장 뜨거운 바이오 사업을 붙이면서 FI들의 투자 성적표도 향후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당장 구주 투자자들은 보호예수 의무가 없기 때문에 이달 28일 잔금 납입일 이후 언제든 자금 회수가 가능하다. 이들의 주당 취득가격은 1320원이다. 주가가 현재 수준인 1800원대를 유지할 경우, 40%에 육박하는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다.

유상증자에 참여한 투자자들은 1년간의 보호예수 의무가 있다. CB 투자자들 또한 1년 뒤부터 보통주 전환이 가능하다. 주당 투자 원가는 1000~1210원 수준이다. 결국 바이오 사업 성과에 따라 FI들의 최종 수익률 또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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