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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라톤 팔래스 강남, 매각 철회 번복...내달 입찰한다 주관사, 딜로이트안진→삼성증권·CBRE 교체, 코로나19 여파

이명관 기자공개 2020-08-28 08:33:49

이 기사는 2020년 08월 26일 13: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주산업개발이 '쉐라톤 팔래스 강남'을 다시 매각한다. 올해 초 딜로이트안진을 자문사로 선정하고 한 차례 매각을 저울질 했다가 프로세스가 본격화되기 전 철회했다. 그러다 최근 자문사를 교체하고 본격적인 매각 프로세스에 착수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버티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매각이 성사되면 서주산업개발은 40년 만에 호텔업을 청산하게 된다.

◇잠재 원매자 선별 마케팅 진행 중

2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쉐라톤 팔래스 강남의 매각 주관사인 삼성증권과 CBRE코리아가 잠재 원매자를 대상으로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입찰은 내달로 예정됐다. 5성급 호텔인 쉐라톤 팔래스 강남은 객실 319개, 스위트룸 22개, 회의실 11개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매각 프로세스가 본격화된 만큼 이번엔 새 주인을 찾을 가능성이 생겼다. 앞서 서주산업개발은 악화한 재무를 점검하기 위한 취지로 딜로이트안진에 재무 컨설팅을 의뢰했는데, 매각을 염두에 둔 행보였다. 하지만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으면서 프로세스가 시작되기 전에 매각 의사를 접었다.

서주산업개발은 올해 초부터 '쉐라톤 팔래스 강남'의 재무 컨설팅을 진행해왔다. 코로나19로 경영상황이 더욱 나빠지면서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서였다. 고려 대상은 매각과 자본유치였다. 물론 시장 전망이 어두운 만큼 매각에 우선순위를 뒀다. 리스크를 안고 자본을 투입할 투자자를 유치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본격적인 프로세스가 시작되기도 전에 서주산업개발은 매각 의사를 접었다. 시장 상황이 매도자에게 불리하게 전개되자 고민 끝에 철회한 것으로 전해진다. 일단 시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버티자는 선택을 한 셈이다.

문제는 코로나19가 장기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잠잠해질 것 같던 코로나19의 유행이 지속되면서 쉐라톤 팔래스 강남의 실적도 나빠졌다. 올해 상반기까지 외형과 수익성 모두 악화했다. 매출은 전년대비 40.9% 감소한 111억원을 기록했다. 적자폭은 커졌다. 전년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8억원이었는데, 올해엔 53억원으로 불어났다. 특히 유동성이 경색되고 있다는 점이 불안요소다. 작년엔 적자 속에도 현금흐름이 플러스(+)였다. 하지만 올해엔 마이너스(-) 기조로 돌아섰다. 올해 반기 기준 순영업활동 현금흐름은 -47억원이다.

여기에 최근 추세를 보면 2차 대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을 정도다. 이에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 돌입했다. 5성급 호텔에겐 치명적이다. 5성급 호텔의 경우 매출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연회를 비롯한 식음료(F&B) 부문이 차지한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하면 그만큼 실적에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또 5성급 호텔에 뒤따르는 품위 유지비 성격의 고정비도 만만치 않은 수준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더는 버티기 힘들다고 판단, 다시 매각에 나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이번엔 부동산 전문 매각 자문사로 교체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40년 호텔업 한 우물 서주산업개발

서주산업개발은 1980년 4월 서주관광개발㈜로 출범했다. 이후 본격적으로 호텔업에 발을 들여놓은 시기는 ㈜궁전호텔을 흡수합병한 1981년부터다. 이 궁전호텔은 리뉴얼을 거쳐 강남 최초의 특급호텔인 '서울 팔래스호텔'로 탈바꿈했다. 1982년 6월 개관한 서울 팔래스호텔은 초기 298실, 영업장 11개소 규모였다. 현재 쉐라톤 팔래스 강남의 전신이다.

이후 고원개발 합병을 통해 콘도사업에 진출하고, 상가 개발 등도 추진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핵심 수익원은 줄곧 호텔이었다. 서주산업개발의 호텔사업은 관광산업 발달과 함께 탄탄대로를 걸었다. 매출 성장세를 보면 1986년 101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처음으로 100억원대에 진입했다. 이후로도 꾸준했다. 1994년 200억원을 돌파했고, 1996년엔 251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최고 성적을 냈다.

1997년 갑작스레 불어 닥친 IMF 외환위기로 성장세가 주춤하기도 했다. 1999년 매출은 210억원까지 축소됐다. 하지만 위기의 여파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2000년대 들면서 예년의 모습을 되찾았다. 2001년 259억원으로 실적 개선에 성공했고, 이후 별다른 위기 없이 성장세를 이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도 큰 어려움 없이 이겨냈다. 2012년 매출은 400억원을 넘겼다. 영업이익도 꾸준히 30억원대를 유지했다. 2011년 특1급 호텔로 승격하며 상승세에 날개를 달았다.

이 같은 성장세의 주역은 창업주인 고(故) 신재휴 대표가 아닌 그의 부인 권정윤 대표다. 1982년 대표에 오른 이후 2009년까지 27년 동안 호텔의 부흥을 이끌었다. 권 대표가 물러난 것은 2009년 3월로 당시 보유 중이던 주식을 아들에게 증여하면서다. 이 과정에서 신석우 대표가 최대주주에 올랐고,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이때부터 2세 경영시대가 열렸다.

2세 경영체제가 확립된 이후 매출 400억원 달성 등 서주산업개발은 한 단계 더 도약했다. 지속해서 성장성이 유지된 것은 아니다. 외형은 300억원대로 축소됐고 순이익은 적자로 전환했다. 2013년과 2014년 누적 손실액은 96억원에 달했다. 호텔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경쟁이 치열해졌고, 실적이 악화했다. 이 과정에서 리모델링에 나선 점도 실적 악화를 거들었다.

리모델링 이후 쉐라톤 브랜드를 도입해 쉐라톤 팔래스 강남으로 이름을 바꿨다. 쉐라톤 브랜드를 단 이후 매출은 회복세를 탔다. 작년 매출 400억원대에 복귀했다. 하지만 수익성 측면에선 지속해서 아쉬움을 남겼다. 2016년부터 작년까지 누적 순손실 규모는 120억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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