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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보안SW 돋보기]'수익성 악화' 지니언스, 투자 승부수 던졌다①매출 늘었지만 조달·회수 '아쉬움', 15년 연속 흑자 기반 'EDR 시장' 1등 노려

방글아 기자공개 2020-09-03 08:07:09

[편집자주]

'한국형 뉴딜'의 한 축을 담당하는 디지털 뉴딜 정책이 윤곽을 드러냈다.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로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한국 정부도 2025년까지 58조원을 투자해 디지털 대전환에 나선다. 금융권도 정부 정책에 호응하면서 속도감 있는 산업 간 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선 디지털 전환을 뒷받침할 기술에 주목하면서 그 중추가 될 보안 문제에 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더벨은 코스닥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보안 소프트웨어(SW) 업체의 사업전략과 재무 현황, 지배구조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8월 31일 15: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트워크 접근제어(NAC) 전문기업 '지니언스'가 언택트(Untact) 시대에 대비한 미래 먹거리 투자에 한창이다. 보안 솔루션 업계가 각종 스마트 기능으로 중무장하며 열띤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최초로 EDR(Endpoint Detection and Response) 솔루션을 선보인 뒤 시장 선점을 위한 국내외 고객사 개척에 공들이고 있다. 15년 연속 흑자경영으로 쌓아 온 유동자금이 이 같은 투자에 힘을 싣고 있다.

다만 수익성 확보가 과제다. 지난해 매출성장률이 두 자릿수를 돌파하는 등 결실을 보기 시작했지만 올해 상반기 설립 이래 최초로 적자를 기록하면서 우려도 공존한다. 신사업 과정에서 낮은 구매력과 높은 개발비가 부각된 탓이다. 지니언스는 일시적 수익성 악화를 감내하면서 EDR 시장에서 1위 굳혀 중장기 성장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지니언스는 성균관대 정보공학과 출신 이동범 대표가 어울림정보기술 연구원들과 함께 2005년 설립한 정보보안 업체다. 이 대표는 창업 전 벤처기업이던 이곳에서 연구소장을 역임하면서 방화벽과 가상사설망(VPN) 등 업계 히트 상품을 내놓았다. 이로 인해 지니언스 설립 초창기부터 기존 네트워크를 토대로 흑자경영을 해왔다.

이러한 지니언스가 올해 상반기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설립 후 외부로 공개된 첫 마이너스(-) 실적이다. 지난해 영업이익률 하락이 나타난 데 이어 올들어 수익성 악화 추이가 더 가팔라졌다. 지니언스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대비 16.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0% 감소했다. 올들어 늘어난 원가와 판관비 부담을 상쇄하지 못한 탓이다.

연구개발(R&D) 비용이 주원인이다. 지니언스는 당장 투자금 회수 가능성을 낮게 보고 인건비 위주의 개발비를 일시에 비용으로 인식한 탓이다. K-IFRS 지침상 개발비는 무형자산으로 반영하면서 발생비용을 이연처리할 수 있다. 식별·통제·미래 경제적 효익 등 3가지 가능성에 부합할 경우 이 같은 회계처리가 가능한데, 이 요건에 부합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017년 개발이 완료된 '지니안 인사이츠 E'도 감가상각비로 처리되면서 적자 폭을 넓혔다. 지니안 인사이츠 E는 당시 장부가 7억원 가량으로 자산 처리돼 매분기 비용 처리가 되고 있다. 업그레이드가 잦은 보안 소프트웨어 특성상 짧게 책정된 내용연수가 이 같은 회계상 비용을 일시적으로 확대시키는 상황이다.

실제 지니안 인사이츠 E는 출시 3년만에 새 버전이 재출시되는 등 지속적인 투자 비용을 일으키고 있다. 4억4742만원의 잔여 장부가는 남은 2.75년 동안 상각처리돼 추가 비용을 발생시킬 예정이다. 상용화한 신제품은 상각비로, 아직 상용화하지 않은 제품은 개발비로 계상되면서 판관비를 증가시켜 수익성 악화를 야기한 셈이다.

지니안 인사이츠 E를 출시하며 새롭게 도입한 구독형(SaaS) 수익 모델도 수익성이 뒷받침되지 못했다. 지니안 NAC의 경우 구축형 모델로 판매돼 계약시 매출이 한꺼번에 잡히지만 지니안 인사이츠 E는 매달 이연 인식된다. 지니언스는 아직 EDR 시장이 초기 단계임을 감안해 초기 도입 비용이 저렴한 SaaS 모델을 채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제품 전략과 함께 진행 중인 거래처 다각화도 수익성의 발목을 잡고 있다. 국내 지방자치단체들을 타깃해 매출 확대를 꾀하고 있는데, 이 납품 과정에서 지역 리셀러(Re-seller)들의 실비 보전 등으로 지급수수료가 증가했다. 여기에 연결재무제표에 반영되는 미국 현지법인이 코로나19 여파로 4억여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원가 측면에선 재고자산 손상과 원재료 가격 증가도 영향을 끼쳤다. 지난해의 경우 손상 처리됐던 제품들이 제값에 팔리면서 평가 환입이 이뤄졌지만 올해는 일부 제품이 추가로 손상 처리됐다. 또 보안 솔루션 관련한 서버 원재료 가격이 상승하면서 원·부재료 매입액이 증가했다. 고객사 환경에 따라 필요한 원재료를 매입해야 하는 만큼 올해 신시장·신사업 개척에 따른 부담이 가중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지니언스는 이 같은 수익성 악화에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큰 비용 부담을 일으킨 지니안 인사이츠 E에 유의미한 레퍼런스(납품 실적)가 축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니안 인사이츠 E는 지난해 40여개 신규 고객사를 유치했으며 올해 들어 농협 등 대형 기관을 중심으로 15개사와 신규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니안 인사이츠 E는 사용자와 PC 내부 행위를 모니터링해 위협을 탐지하는, 차세대 단말 보안 기술 EDR에 기반해 만들어졌다. 아직 시장 초기 단계로 구체적인 현황 파악은 이뤄지고 있지 않지만 지니언스가 국내 최초로 상용화해 현재 4~5개 선도 기업이 추려진 것으로 파악된다. 지니언스는 일시적 수익성 악화를 감내하더라도 이 분야 1등 기업 지위를 탈환해 주 사업축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지니언스 관계자는 "EDR 시장은 작년부터 개화해 올해부터 대형 프로젝트들이 나오기 시작했다"며 "이 시장 선점을 위한 투자가 회수로 이어지기까지 2~3년가량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안 솔루션은 분야별 강자가 있는 만큼 EDR 시장도 초기에 선점해야 한다는 판단하에 코로나19 등 어려운 여건에서도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면서 "상반기에만 15명의 직원을 신규 채용했고, 당장은 적지만 지속적인 매출 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독형 사업모델 도입도 이 같은 투자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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