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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혁신 꾀한 신동빈 회장, 다음 행선지 '일본' 8월 인사 전후 출국, 日 상속 마무리·경영혁신 단행 차원 해석

최은진 기자공개 2020-09-01 09:46:45

이 기사는 2020년 08월 31일 11: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이 황각규 부회장을 해임하는 인사혁신을 결단한 후 다음 행선지로 일본을 택했다. 일본에서 상속분할을 마무리 짓는 한편 일본 롯데그룹의 경영상황을 점검하기 위해서로 해석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13일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의 해임을 포함한 임원이동 인사를 단행했다. 한국 롯데그룹의 모기업인 지주사 수장을 바꾸는 것은 물론 계열사 대표이사를 교체하고 일부 조직을 개편하는 등 인사 규모가 꽤 컸다. 더욱이 8월 인사는 롯데그룹 창립 후 처음 있는 일이고 재계 전체적으로 봤을 때도 유일무이하다. 롯데그룹 전반을 흔든 '인사혁신'으로 평가됐다.

신 회장이 황 부회장의 해임을 확정지은 건 이달 초다. 황 부회장이 회사를 나간다는 사실을 일부 임원들에게 알린 게 인사가 발표되기 일주일 전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신 회장의 결단이 불과 얼마 전에 이뤄졌다는 점을 짐작해볼 수 있다.

하지만 신 회장은 황 부회장의 해임 및 신임 대표이사 선임 이사회엔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측은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참석하지 않았다는 설(設)에 대해 별다른 부정을 하지 않았다. 신 회장이 이사회에 참석했는지 여부는 3분기 사업보고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인사혁신을 꾀한 후 다음 행보로 신 회장은 일본행을 택했다. 현재 신 회장은 일본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언제 일본으로 출국했는지는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다만 이사회 개최 전 일부 업무를 대면처리했고 롯데백화점 등 사업장에도 방문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출국은 인사 직전이나 직후에 했을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이 일본에 나간 이유는 우선 상속업무를 마무리 짓기 위해서로 분석된다.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유산 가운데 한국에 있는 주식 및 부동산 등은 이미 분할이 마무리 됐지만 일본 유산의 상속은 진행 중이다.

신유미 롯데호텔 전 고문은 한국에 있는 유산을 신 회장과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전 이사장에게 몰아주는 대신 더 많은 일본 유산 상속을 요구했다. 신 전 고문이 일본인과 결혼해 현재 일본에 거주하고 있는 만큼 일본 유산에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신 명예회장이 보유한 일본 롯데그룹 지분은 광윤사(0.83%)·롯데홀딩스·(0.45%)·LSI(1.71%)·롯데그린서비스(9.26%)·패밀리(10%)·크리스피크림도넛재팬(20%) 등이다. 신 회장 입장에선 신동주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광윤사의 그림자가 남아있는 만큼 일본 유산 상속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일 수 밖에 없다.

상속 말고도 신 회장이 일본을 찾아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신 회장이 일본 롯데그룹의 원톱 입지를 다진만큼 경영 구석구석을 챙겨야 하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일본 롯데그룹을 움직이는 롯데홀딩스의 유일한 대표이사 사장으로 7월 선임됐다. 3월 신 명예회장을 대신해 회장직에 취임한 후 잇따라 요직을 장악해 나갔다.

이후 신 회장은 일본 롯데그룹에 이커머스 및 해외진출 전략 등의 재검토를 지시하면서 경영전면에 나서 지휘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 롯데그룹의 혁신을 꾀한 다음 행보로 일본을 찾은 이유는 일본 롯데그룹 내 스며있는 부친의 문화를 지우는 등의 작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로 풀이된다.

롯데그룹 내부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이 일본에 체류하며 상속 마무리와 경영업무 등을 살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일본도 함께 챙겨야 하는 만큼 여러모로 바쁜 상황인 듯 보인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1월 부친이 작고한 후 한일 롯데그룹의 장악력을 높이는 작업을 차근차근 추진해 나갔다. 신 명예회장 작고 후 장례절차가 마무리 된 다음 가장 먼저 일본을 찾았다. 부친이 맡았던 롯데홀딩스 회장직에 오른 후 상속분할 작업을 추진했다. 부친의 유언장을 발견했다는 발표와 함께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자리도 꿰찼다. 일본 롯데그룹 경영에는 신 회장이 거의 참여하지 않았던 만큼 조직 전체를 장악하기 위해 회장 자리는 물론 실무 총괄 책임자 역할도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롯데홀딩스를 장악한 후 신 회장은 한국 롯데그룹의 인사혁신을 단행했다. 그룹 구석구석 스며있는 부친의 그림자를 지울 완전히 새로운 인물로 요직을 채워 관성을 깨겠다는 목표로 해석된다. 이 역시 신 회장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차원으로 평가된다.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의 유일한 원톱 입지를 다진 신 회장은 당분간 양국을 오가며 바쁜 경영활동을 이어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서는 신 회장이 양국의 지배력을 완전히 장악한 만큼 아들 신유열씨의 롯데그룹 입사도 빨라질 것으로 점치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이 인사 직전까지 한국에 있었던 것은 확인되지만 그 이후 일정이 어떻게 되는 지는 알 수 없다"며 "일본에 있다는 얘기가 있기는 한데 정확하게 파악하지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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