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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發 여신전략 변화]우리은행, 신용대출 건전성 관리 고민⑤잠재부실 꿈틀, 하반기 '소호' 중심 대출집행 방침

손현지 기자공개 2020-09-04 07:40:22

[편집자주]

'코로나19'가 은행들에게 양날의 검이 됐다. 저성장·저금리 기조에 성장 목표치를 낮게 잡았는데 대출금 폭증이란 정반대 흐름을 맞닥뜨렸다. '원치 않는' 성장이지만 당국의 압박에 상환유예가 불가피하고 대출 집행을 당분간 멈추기도 어렵다. 돌파구는 포트폴리오 조정뿐이다. 리스크, 수익성, 금융지원 '삼박자' 측면에서 각 은행들의 전략 변화를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9월 02일 16:3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대출량이 늘어 건전성관리가 시급해진 상황에서 신용대출 수요까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반기 일부 가계대출 한도를 줄이며 선제적인 잠재부실 관리에 나섰다. 하반기에는 건전성 관리에 용이한 소호대출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계획이다.

◇연 대출성장률 목표치 5% 초과…대기업여신 성장폭 '18%'

우리은행은 지난해 지극히 보수적인 성장전략을 취했다. 원화대출 성장률 목표치를 3~4% 대로 예년보다 낮췄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의 건전성 중심 포트폴리오 구성 방침이 반영된 수치였다. 그 결과 대출 성장률은 목표 범주인 4.1%를 기록했다. 타 은행들이 7~8% 성장했던 것과 비교하면 보수적인 성장정책으로 해석된다.

당시 기업대출 비중 축소로 방향성을 잡았다. 이를 위해 대기업 성장폭을 제한하고 우량 중소기업 자산 중심의 여신전략을 취했다. 그 결과 작년 말 대기업대출 잔액은 14조9917억원으로 작년 1월(16조7644억원)에 비해 10.6% 감소했다. 개인과 기업 포트폴리오 비중은 54대 46에서 55대 45로 조정하는데 성공했다.

건전성도 상당히 개선됐다. 5등급 이상 소호(SOHO) 대출이나 신용등급 BBB0 이상의 우량자산 비율도 85%에 달했다. NPL비율(0.38%)과 연체율(0.30%)도 적정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올들어 대기업대출이 다시 꿈틀대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유동성 확보에 나선 기업들의 대출 수요가 폭증한 탓이다. 특히 4월 말 대기업 대출(잔액 19조5858억원)은 작년 말(14조9918억원)에 비해 무려 18% 치솟았다.

대기업여신 급증 여파로 이미 올해 대출성장 목표치인 10조원(4~5%)을 초과달성했다. 중소기업대출의 경우 전년과 비슷한 성장속도를 보이고 있다.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는 "건전성은 도로 답보상태에 놓였다"라며 "추가로 대출을 늘리는게 유리한 건지 줄이는 게 좋은건지 내부적으로도 의견이 갈리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위기대응 협의체 3개 세분화…산업등급 재조정

코로나19 여파로 최근 부실징후 위험도가 높아진 탓에 발생한 고민이다. 신용대출도 리스크관리의 변수다. 최근 정부의 만기 유예 결정으로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을 뿐 여전히 연체율 상승 위험이 잠재돼 있다는 평가다.

우리은행도 올해 3월부터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리스크관리그룹을 중심으로 총 3개의 위기대응 조직을 가동했다. 위기대응협의회와 유동성관리협의회, 여신관리협의회 등 3개로 세분화해 운영하고 있다. 모두 유동성, 신용, 시장리스크를 점검하고 대응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한다.

위기대응협의회의 경우 전상욱 리스크관리그룹장(부행장)을 필두로 리스크총괄부장, 유관부서장들로 구성된다. 유동성관리협의는 김인식 자금시장그룹장(상무)을 중심으로 자금부장, 유관부서장들이 참석한다.

그 중 포트폴리오 전략을 관할하는 협의체는 여신관리협의회다. 주 1회 단위로 여신별 건전성을 고려해 한도조정 등을 진행한다. 박화재 여신지원그룹장이 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여신정책부장(간사), 리스크 등 유관부서장들이 참여한다.


이들은 산업등급평가(IR)도 새로 진행했다. IR은 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산업들의 업황, 정책 변화 등을 고려해 업종별로 '등급'을 정하는 작업이다. 조기경보시스템을 통한 채무자 관리도 강화됐다. 전략상 변화가 있다기 보다 주채무계열 현황에 대해 촘촘한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우려가 컸던 두산도 최근 상황이 나아져 등급 변동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산업등급이 불안한 자동차완성품 등 모수도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가계대출 한도조정 '비대면 우량고객 잡아라'

우리은행은 그간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방침에 따라 주택담보대출이나 전세자금대출 취급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취했다. 지난달 말 기준 가계대출은 1.9% 늘어나는데 그쳤다.

그러나 복병은 따로 있었다. 가계신용대출 증가다. 신용대출은 은행에서 담보 없이 개인의 소득 등을 평가해 돈을 빌려주는 것을 말한다. 부실가능성을 전제로 위험수익률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복잡한 계산법이 동반된다. 정부 담보가 대부분인 소호대출, 전세자금대출 등과 비교하면 건전성 리스크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우리은행은 내부적으로 신용대출 한도 비율 감축도 고려 중이다. 지난달 리스크심의위원회를 열고 신용대출 상품 중 취급량이 급증한 일부 상품에 대해 한도를 조정하는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기준금리 인하와 맞물려 부동산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신용대출로 자금수요가 몰린 탓이다. 주식 빚투(빚내서 투자) 열기도 한 몫 했다.

신용대출은 용처를 일일이 파악하기 힘들어 관리가 어렵다. 우리은행은 자금 용도를 좀더 세밀하게 살펴보고 지나치게 한도를 넓혀둔 상품을 조정하는 식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상반기 한 차례 검토했던 우대금리 축소 방안도 재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도 점검한다.


이미 상반기 중 일부 대출한도를 조정하기 시작했다. 예컨대 비대면 전용 대출도 한도를 낮추거나 기준을 강화하는 등 건전성 관리에 돌입했다. 우리은행은 비대면 전용 '우리WON하는 직장인 대출'의 경우 지난달부터는 요건을 강화했다. 최대 대출한도는 2억원으로 유지하면서 소득 산정시 연소득 인정 비율을 하향 조정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한정된 재원으로 대출을 운용해야 하기에 일부 대출상품과 업종에 대한 조정이 필요했다"며 "요식업 대출 수요가 급증하면서 거액 대출을 제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신 우량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대환대출 상품인 ‘우리WON하는 직장인대출 갈아타기’ 상품을 내놨다. 아울러 기존 비대면 부동산 담보대출 상품의 프로세스를 간소화해 출시할 예정이다.

◇위험가중자산 증가, 부실징후 경계 모니터링

우리은행은 중소기업(법인·SOHO) 대출 중심으로 한 포트폴리오 전략을 마련했다. 정부의 생산적금융, 혁신금융 강화 등 기업 대출 활성화 정책에 부응한 것이다. 다만 코로나19여파로 위험가중자산(RWA) 증가폭이 가파르다. 중소기업 대출의 위험가중치와 기업대출의 부도 손실률이 높아진 영향도 적지 않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작년부터 중소·중견기업의 부실징후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며 "기업 여신심사 과정에서 AI, 빅데이터를 활용해 부정대출을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예수금도 확보도 주력하고 있다. 지난달 우리은행 예대율 잠정치는 99.07%로 규제(100%)수준에 달했다. 은행들이 통상적으로 유동성이 높다지만 최근 예수금 경쟁이 과열된 데다가 저금리에 예금 유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올들어 개인고객의 급여, 연금, 아파트관리비 등 결제성계좌 유치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저원가성 예금을 확대해왔다.

특히 모바일뱅킹 앱 '우리WON뱅킹'에서 제공하는 오픈뱅킹 서비스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우리은행은 4월 현대카드와 제휴해 연 5.7% 금리를 주는 '우리 매직(Magic) 적금 by 현대카드'를 내놓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최고 연 6.0%의 금리를 제공하는 ‘우리 매직 6 적금’을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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