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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운용사 이사회 분석]알지운용, 막강 오너 인맥 '확고한' 4인 이사진서울대·삼성물산 출신→실무·현장 중심 중용…올해 사외이사 등 소폭 변화

김시목 기자공개 2020-09-03 13:05:49

[편집자주]

2015년 진입 장벽이 낮아진 이후 사모운용사가 시중 자금을 흡수하며 양적 팽창에 성공했다. 수조 원의 고객 자산을 굴리며 위상이 커졌지만 의사 결정 체계는 시스템화하지 못했다. 최고 의사 결정기관인 이사회가 '구색 맞추기'식으로 짜인 경우도 있다. 이는 최근 연이은 펀드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더벨은 변곡점을 맞고 있는 사모 운용사들의 이사회 구성과 운영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9월 01일 15: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너지, 인프라 등 대체투자 특화 운용사 알지자산운용의 이사회는 10년 가량 4인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는 절대 다수 지분을 보유한 박용수 대표이사 겸 회장을 중심으로 법무법인 대표와 은행, 학계 출신 사외이사 두 명 등 총 네 명이 이사진을 구성하고 있다. 박 회장은 이사회 산하 3개 위원회에 모두 멤버로 들어가며 막강 권한을 행사한다.

운용사 설립 초반 서울대학교, 삼성물산 출신들이 이사회 중심이었다. 에너지, 인프라 사업 특성상 업무 능숙도와 네트워크가 중요했기 때문이다. 점차 기존 색채들이 빠지면서 삼성물산 출신은 아예 사라졌다. 서울대 비중 역시 크게 줄었다. 박 회장은 초기 특정 학교나 회사 출신을 떠나 실무와 현장에 밝은 인물들로 유연하게 이사진을 바꿔나갔다.

◇ 2011년 오너 중심 이사진 구축, 현장 출신 사외이사 올해 영입

알지자산운용은 2008년 RG에너지자원자산운용으로 설립됐다. 2016년 지금의 사명으로 변경한 뒤 줄곧 유지하고 있다. 사명에서 나타나듯 자원, 에너지, 인프라, 부동산 등 대체투자 부문에 특화한 운용사를 표방하며 자리를 잡았다. 초반 40억원 가량의 자본금은 꾸준한 증자를 통해 85억원까지 불렸다. 그 사이 오너 지분은 더욱 늘어났다.


이사회는 오너 박 회장을 중심으로 변화 및 유지돼왔다. 서울대학교 자원공학과 출신인 박 회장은 쌍용 해외 자원 및 화학팀을 거쳐 삼성물산 자원산업부에서 근무한 뒤 2008년 알지자산운용을 설립했다. 당시 지분은 75%(알지투자개발 등 나머지 주주) 가량이었지만 이후 구주 매입, 증자 진행 등을 통해 2020년 3월말 기준 95.3%까지 늘렸다.

설립 초기부터 오너가 경영을 직접 맡았다. 감사를 맡는 박영만 비상근감사도 이사진의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기 시작했다. 2011년 알지자산운용에 합류한 뒤 10년 가까이 이사진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법무법인 법여울의 대표로도 재직하고 있다. 알지자산운용 지분이 한 주도 없는 만큼 오로지 이사회 멤버와 감사직 수행으로만 역할을 하고 있다.

2명의 사외이사도 멤버다. 학계출신의 조진완 한국금융산업연구원장은 2015년 이사진에 합류했다. 조 원장의 경우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카네기멜론대학 경영학 박사를 마친 뒤 조지아텍, 아주대, 고려대 등 학계에 몸담은 교수 출신이다. 또 한 자리는 산업은행, 우리은행 등의 부행장을 지낸 구안숙 사외이사가 맡고 있다..

박 회장을 중심으로 비상근감사, 기존 사외이사 2명 등은 2015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굳건한 체제였다. 최근 들어 신동성 사외이사가 빠지고 구 사외이사가 맡게 됐다. 5년만에 소폭 변화를 준 셈이다. 박 회장의 경영권, 비상근감사의 장기근속, 사외이사 면면을 고려하면 다른 중소형사처럼 높은 지분율을 가진 오너 중심의 경영체제를 구축한 모습이다.

시장 관계자는 “설립 초반 5년과 달리 이후 5년여간 이사진 구성이 큰 변화가 없었다는 점은 그만큼 오너이자 경영자인 박 회장 중심 체제가 안정권에 접어들었다는 방증”이라며 “올해 현장 경험과 감각이 풍부한 사외이사를 새로 선임하면서 변화를 준 점은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사회 산하 개별 위원회 역시 오너 중심”이라고 덧붙였다.

◇ 서울대·삼성물산 출신 즐비→역량 중심 재배치

회사 설립 초기 이사진들의 경우 서울대학교, 삼성물산 출신이란 공통 분모가 존재했다. 박 회장이 서울대 자원공학과를 나와 삼성물산을 거치면서 다진 인맥들이 대거 중용됐다. 다만 서울대와 삼성물산을 모두 거친 인사들이 다수였던 반면 시간이 지나면서 이들 비중은 줄고 현장과 법리에 밝은 인물들로 이사진을 꾸려나갔다.

2009년말 이사진은 박 회장 외 신재명 상무, 유효선 상무, 김범식 감사, 전효택 사외이사 등 5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대부분 서울대 출신이거나 삼성물산을 거쳐간 이력을 가지고 있다. 이런 기조는 이사진이 4명으로 축소된 2011년과 현재 이사진이 구축되기 전인 2013년까지 같은 흐름이다. 구성원들의 소폭 변화는 있었지만 공통 분모는 같았다.

현재 이사진 구축이 시작되던 2014년에는 삼성물산 출신들이 빠지고 대부분 서울대 라인으로 꾸려진다. 서울대 출신 신동진 대표와 조진완 교수가 2014년, 2015년 합류하면서 3명이 모두 같은 대학을 나온 사람들로 채워졌다. 에너지, 인프라 등 대체투자를 표방하면서 설립된 초반 삼성물산 출신들이 중용됐던 흐름에서 완전히 탈피했다.

알지자산운용의 감사직은 12년간 한 차례 바뀌었다. 초반 김범식 감사가 맡다가 2011년 박 감사로 바뀌었다. 김 감사 역시 삼성물산 기획실 산하 부서에서 몸담은 이력이 있다. 이후 롯데쇼핑을 거친 뒤 이후 계열사 대표이사도 역임했다. 박 감사는 현직 법무법인 대표로 한국자산관리공사, 신용보증기금, KBS 등 다양한 곳에 법률고문을 지냈다.

시장 관계자는 “에너지, 인프라 등 인맥과 업력이 중요한 비즈니스 특성상 삼성물산과 서울대 인력들이 다수였다”며 “특히 설립 초반 시장에 안착하고 기존 사업의 영속성을 위한 측면이 강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차츰 학벌이나 인맥 등의 색채를 줄이면서 이사진이 재편되는 가운데 현재 구도로 조금씩 안정화돼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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