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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T캡스 엑시트 고차방정식]물리보안만으로는 한계…기업가치 견인 사활③IPO 전 몸만들기 관측…ICT결합 청사진 안간힘

한희연 기자공개 2020-09-17 08:55:40

[편집자주]

SKT-맥쿼리 컨소시엄이 ADT캡스 인수 2년만에 차입금 리파이낸싱을 추진하고 있다. ADT캡스의 안정적인 실적을 바탕으로 인수금융 차환은 문제없어 보인다. 다만 컨소시엄에 참여한 FI들의 엑시트 여부를 가늠하기는 아직 어렵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과 손잡고 우량 자산에 투자했지만 회수 성공까지는 풀어야 할 난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ADT캡스에 투자한 FI들의 현재 상황과 고민, 그리고 투자 회수 전략을 총 세 편에 걸쳐 꼼꼼히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9월 16일 14: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공개 외에도 ADT캡스 재무적투자자(FI)들이 취할 수 있는 엑시트 방법은 또 있다. 기존 계약에 따라 SK텔레콤이 약 6%의 확정이율로 FI의 수익을 보장하고, 지분을 되사오는 시나리오다. 하지만 이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일 뿐 투자수익 극대화를 추구하는 FI의 최종 목표가 아니다. 채권 투자가 아닌 이상 FI가 이 정도 수익에 만족할 리가 만무하다는 것이 IB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SK텔레콤 입장에서도 확정이율에 따른 엑시트 금액을 오롯이 감내하는 것은 부담이다. 약 5000억원 가량의 FI 투자금에 6% 금리를 적용하면 이자비용만 연 300억원이다. 만약 투자기간이 5년이라고 가정할 경우 확정이율에 따른 단순 비용만 1500억원에 달한다. 원금 5000억원과 복리까지 따져보면 FI의 엑시트 퇴로 제공을 위해 마련해야 할 비용은 더 불어난다. 따라서 모든 이해당사자가 만족할 만한 결과는 ADT캡스의 성공적인 IPO로 귀결된다.

◇기업가치 4조 가능할까…업계 1위 에스원 시총과 대비

SK텔레콤은 2018년 말 ADT캡스를 인수하면서 "New ICT기반 차세대 보안 서비스는 블루오션 시장이자 차세대 성장 동력"이라며 "ADT캡스를 2021년까지 매출 1조원 이상의 회사로 키울 것”이라고 밝혔다. 또 2021년 IPO를 통해 ADT캡스의 기업가치를 4조원으로 만들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하지만 업계 1위 에스원이 평가받고 있는 가치와 비교해 보면 SK텔레콤이 시장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15일 기준 에스원의 시가총액(Equity Value)은 3조3200억원 가량이다. 올 상반기 연결 기준 순현금 3800억원을 제한 기업가치(Enterprise Value)는 약 3조원으로 추산된다. 올해 상각전이익(EBITDA)이 작년과 비슷한 수준(3600억원)이라고 가정할 경우 멀티플은 약 8.3배로 계산된다.

피어그룹(Peer Group) 멀티플을 ADT캡스에 그대로 대입해 보자. 역시 작년 개별 기준 실적이 올해 비슷하게 유지된다는 전제하에 상각전이익 3085억원에 9배를 적용시키더라도 ADT캡스의 기업가치는 3조원에 채 못미친다.

물론 피어그룹에 속한 기업이라도 에스원과 ADT캡스의 재무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완전히 똑같은 멀티플을 적용받지 않을 수 있다. 실제로 에스원의 에비타마진은 16% 정도에 머무르고 있는 반면 ADT캡스는 40%를 웃돈다. 수익성 측면에서는 ADT캡스가 더 뛰어나다는 뜻이다.

하지만 에스원이 국내 물리보안업계 1위라는 점과 매출 규모 등은 ADT캡스에 비해 3배 이상 크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ADT캡스에 에스원을 뛰어넘는 멀티플을 적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시장에서는 예측하고 있다. 더욱이 ADT캡스는 상장을 위해서는 홀드코와의 합병이 필수적이라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만족할 만한 IPO 벨류를 얻을 수 있을지 불확실한 상태다.

출처: SK텔레콤 반기보고서

◇밸류업 위해 지배구조 정비…SK하이스텍 인수로 캡티브 확보도

ADT캡스 기업가치 4조원 달성을 위해 SK텔레콤과 FI들은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소 물리보안 업체를 인수합병해 몸집을 키우고 있는 것은 이런 노력의 일환이다.

ADT캡스를 인수한 뒤 SK텔레콤은 올들어 지배구조 정리를 단행했다. 2018년 이전에는 ADT캡스 지주사업부문이 캡스텍과 ADT시큐리티를 100% 자회사로 두고 있었다. 캡스텍은 인력배치, ADT시큐리티는 보안장비를 담당하는 기업이다. SK텔레콤이 ADT캡스 인수 협상을 벌이던 2018년 6월 ADT캡스는 지주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당시 홀딩컴퍼니인 사이렌홀딩스코리아에 넘겼다. 이후 사이렌홀딩스가 라이프앤시큐리티로 이름을 바꿨고 캡스텍과 ADT시큐리티, ADT캡스는 모두 라이프앤시큐리티의 100% 자회사인 병렬식 지배구조로 변경됐다.

SK텔레콤은 올해 1월1일을 기점으로 ADT캡스와 ADT시큐리티를 합병했다. ADT캡스의 외형을 더 키우고 경영 효율성을 제고하려는 의도다.

또 SK그룹 내 관련 사업부문을 ADT캡스에 붙이는 M&A도 꾀하고 있다. ADT캡스는 올해 7월말 SK하이닉스의 자회사인 SK하이스텍의 보안공사 및 보안서비스(보안장비 설치 및 유지보수, 경비보안) 부문을 인수했다. SK하이스텍은 SK하이닉스의 이천·청주공장, 각종 사업장 CCTV·검색대 등 물리보안 사업을 제공하고 있었다.

이를 통해 ADT캡스는 SK하이닉스 사업장 내 모든 경비보안 사업을 관할하게 됐다. SK그룹은 "ICT 패밀리 계열사의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SK하이스텍 보안사업을 ADT캡스에 넘겼다"고 설명하고 있다. 캡티브 물량 확보로 매출을 늘리고 자산규모도 확대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셈이다.

◇자체 신사업 강화 노력…물리보안 구조적 한계 극복 안간힘

M&A 뿐 아니라 자체적인 신사업 강화 노력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홈 보안과 무인주차 사업 등에 대한 역량을 키워나가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특히 SK텔레콤과의 적극적인 시너지를 통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ADT캡스는 T맵주차 사업장을 위한 '캡스 파킹 안심플러스' 뿐 아니라 스마트홈 보안 서비스인 '캡스 스마트빌리지를 출시하는 등 다양한 ICT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같은 노력은 핵심 사업인 출동보안 서비스의 가입자 규모를 유지하는 동시에 새로운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한 의도가 기저에 깔려있다. 노력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홈보안 신규 가입자수는 전년동기대비 110% 증가했고 누적 주차면수는 280% 증가했다. 향후 통합 보안 인프라를 구축하며 차세대 보안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다만 외형을 키우고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며 성장을 도모하고 있는 일련의 노력이 향후 상장 추진시 밸류에 충분히 녹아들지는 미지수다. 회사 자체의 수익성이 독보적으로 좋다 하더라도 해당 기업이 속한 산업군의 특성을 극복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기 때문이다.

ADT캡스가 속한 물리보안시장은 인프라사업에 가깝다고 여겨질 정도로 현금창출력 등에서 안정성을 자랑한다. 전국적인 인적·물적 네트워크가 필요하기 때문에 초기 투자비용이 커 진입장벽이 높지만 수익은 천천히 장기간에 걸쳐 쌓인다는 특징이 있다.

다만 성장 가능성은 다른 산업군에 비해 상당히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결국 성장가능성에 베팅하는 IPO 시장에서 현 물리보안 위주의 사업구조로는 높은 밸류를 적용받기 힘들다는 분석이 많다. 따라서 SKT가 FI에 약속한 IPO 추진 시한 전까지 이를 극복할 돌파구를 어떻게 마련하느냐가 관건이라는 지적이다.

출처: SK텔레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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