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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사 재무 점검]'정상화' KG동부제철, 1년 성과와 숙제는11년 만에 순이익 창출…여전히 높은 차입금의존도는 개선 필요

박기수 기자공개 2020-09-07 11:41:32

[편집자주]

글로벌 철강 수요가 마르고 있다. 철광석의 가격은 가라앉을 기세가 보이지 않는다. 내로라하는 굴지의 글로벌 철강사들이 하나 둘씩 신용평가에서 낙제점을 받고 있다. 국내 철강사들이 처한 경영 환경도 대내외적으로 우호적이지 않다. 수익성이 흔들릴 때 시장의 눈은 회사의 재무구조로 향한다. 국내 주요 철강사들의 재무 현황을 모니터링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9월 04일 13: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년 전만 해도 동부제철은 철강업계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던 회사였다. 2014년부터 동부제철을 관리한 채권단은 동부제철이 계속기업으로서 가치가 없다고 판단해 청산 절차를 밟으려 했다. 이때 동부제철을 구해보겠다고 자처한 곳이 있었다. KG그룹이었다.

2019년 KG그룹은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PE)와 컨소시엄을 이뤄 동부제철 지분 71.96%를 3600억원에 인수했다. KG그룹은 계열사 KT ETS 산하에 'KG스틸'을 설립하고 KG동부제철의 지분을 품었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KG동부제철은 KG스틸이 39.98%, 캑터스PE(캑터스스페셜시츄에이션제1호)가 31.98%, 산업은행이 12.02%의 지분을 쥐고 있다.

인수 이후 1년, KG동부제철의 재무 상태는 어떻게 변했을까. 빚덩이가 작아지고 정상적으로 현금을 창출하기 시작했다. 청산 대상 기업에서 어느덧 정상 기업으로 KG그룹의 새로운 캐시카우가 될 가능성까지 내비치고 있다.

◇'정상기업화' 이뤘지만…차입 상환 필요성 제기

재무구조를 살펴보기 전 KG동부제철의 변화 중 가장 눈여겨봐야 할 점은 순이익이다. 긴 적자 터널을 뚫고 드디어 순이익을 창출하기 시작했다. KG동부제철은 2010년대(2010년~2019년) 연결 기준으로 순이익 흑자를 달성했던 적이 단 한 해도 없다. 10년 간 쌓인 누적 적자분만 무려 2조1261억원이었다. 올해는 2009년 이후 11년 만에 반기 기준 순이익으로 321억원을 기록하며 흑자를 내는 중이다.

순수 영업활동만 보면 2014년과 2017년, 2018년을 제외하면 흑자를 내긴 했다. 2015년과 2016년에는 각각 786억원, 1436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나름 영업활동이 건재함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럼에도 계속 순손익 적자를 냈다는 점은 동부제철을 누르고 있는 차입금이 과도하다는 의미였다.

올해 낸 순이익이 더욱 돋보이는 이유는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어깨를 짓누르던 차입금 악몽을 스스로 이겨낼 힘이 생겼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현재 영업활동으로 은행 이자를 내고 법인세를 내는 '정상기업'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올해 상반기 말 KG동부제철은 1조550억원의 차입금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른 이자비용은 225억원으로 집계된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566억원으로 이자보상배율은 2.5배다. 높은 수치라고 보기는 힘들지만 그간 이자보상배율이 1배 미만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괄목할 만한 회복세다.

전체적인 재무지표를 살펴봐도 회복세를 느낄 수 있다. 올해 상반기말 KG동부제철의 부채총계와 자본총계는 각각 1조4213억원, 9249억원으로 부채비율은 153.7%로 작년 말 부채비율인 164.8%보다 11.1%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차입금의존도와 순차입금비율은 45%, 99.1%을 기록 중이다. 작년 말 보다 차입금의존도는 0.4%포인트, 순차입금비율은 11.6%포인트 하락했다.


정상기업의 면모를 되찾아가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분석도 있다. 재무지표의 절대 수치만 놓고 봤을 때 여전히 전체 자산 대비 차입금의 비중이 높고,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이자비용의 비중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전체 차입금 중 이자율이 높은 단기차입금의 비중이 높다는 점이 개선 사안으로 꼽히고 있다. 시장의 신용도가 낮아 단기차입금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시선도 있지만, 기업이 정상화를 이뤄내는 중인 만큼 이자율이 높은 차입금을 선제적으로 상환하면 이자 비용을 빠르게 줄여나갈 수 있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말 KG동부제철의 단기차입금은 3436억원으로 전체 차입금의 32.6%을 차지하고 있다. 이중 산업은행으로부터 운영자금 차원에서 빌린 약 668억원의 차입금의 이자율이 타 차입금에 비해 높은 편(2%~5.09%)이다.

최근 곽재선 KG그룹 회장은 KG동부제철 기자간담회에서 산업은행과 5년 동안 원금 상환을 유예할 수 있다는 합의를 봤다고 밝혔던 바 있다. 다만 5년 동안 내야하는 이자비용을 아끼기 위해서 이자율이 높은 단기차입금을 선제적으로 갚아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코로나19로 막혀버린 전기로 매각

장기화하는 코로나19 역시 KG동부제철에게는 답답한 점이다. KG그룹은 현재 동부제철의 경영 악화를 초래한 충남 당진 전기로 설비를 매각 대상으로 분류한 상태다.

원래 파키스탄 등 해외 원매자들이 전기로에 관심을 보였지만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제대로 된 실사 작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1분기 안에 매각 작업에 큰 진전을 이뤄낼 것이었으나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며 매각 작업이 지지부진한 상태로 남아있다.

전기로 설비 매각이 현실화한다면 KG동부제철의 재무구조는 한층 더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약 1000억원대의 가격을 매각 가격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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