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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 장기CP 5000억 한번에…발행 배경은 회사채 등급 하향 불구 기업어음 'A1' 유지…CP 잔량 1조 돌파

오찬미 기자공개 2020-09-09 13:33:14

이 기사는 2020년 09월 07일 17:0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그룹 계열인 현대캐피탈이 장기 기업어음(CP)을 발행해 운영자금 마련에 나선다. 자동차산업 부진으로 수익성이 하락하고 회사채 신용등급이 한단계 내려가자 조달 전략을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일괄신고제 등을 활용한 장기 채권 발행이 가능한 상황에서 장기 CP까지 찍은 점은 비판의 대상이다. 장기 CP는 경제적 실질이 사실상 회사채와 동일하다는 점에서 장단기 금융시장 왜곡의 주범으로 지목돼 왔다.

현대캐피탈은 9월 16일 장기 CP 5000억원을 발행할 계획이다. 신용등급은 A1이다. 키움증권이 대표주관을 맡았다. 인수단에는 유진투자증권과 하이투자증권, 키움증권, KTB투자증권, BNK투자증권 등 참여했다. 이번 발행은 대표 주관회사와 인수회사가 지급을 보장하지 않는다. 별도의 조기상환(풋옵션)이나 중도상환(콜옵션) 조건도 부여되지 않았다.

◇장기 CP '대규모' 조달, 발행잔량 1조 돌파

현대캐피탈은 신차와 중고차 리스 및 기타 대출 등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5000억원의 대규모 발행에 나섰다. 금리는 1.4~1.65% 수준에서 형성됐다. 트렌치는 2년3개월~4년까지 7개로 나눴다. 금리는 민간채권평가회사에서 평가한 현대캐피탈의 기업어음증권과 회사채 금리 대비 소폭 높은 수준에 결정됐다.

현대캐피탈은 수년째 장기 CP 발행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에도 3년 만기의 장기 CP 2000억원을 발행했다. 7일 기준 현대캐피탈의 만기 1년 이상 장기 CP 발행 잔량은 3700억원이다. 이달 발행을 앞둔 5000억원까지 감안하면 장기 CP 발행 잔량은 8700억원으로 급증한다. 전체 발행 CP 잔액(1조3000억원)의 절반을 웃도는 수준이다. 사실상 만기 1년 이상의 장기물 발행을 위해 단기자금시장을 활용하고 있다.

절차적 측면에서 본다면 일괄신고제도를 활용할 수 있는 현대캐피탈이 장기 CP를 발행할 유인은 크지 않다. 장기 CP를 발행하기 위해서는 공모 회사채와 마찬가지로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일괄신고제를 활용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현대캐피탈의 입장에서 발행 절차상 장기 CP 조달에 대한 메리트가 크지 않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6월 일괄신고서로 내년 6월 24일까지 3조원 한도 내에서 회사채 발행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수요예측을 별도로 거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공모 회사채 대비 부담도 덜하다. 이달까지 일괄신고로 조달한 자금은 8600억원 규모로 발행 한도 역시 충분하다.

◇현대·기아차 등급 하락에 크레딧 이슈 부각?

회사채 신용등급이 하락한 탓에 현대캐피탈이 조달 안정성을 위해 자본시장법상 사각지대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캐피탈은 지난해 11월 신용등급이 'AA+(부정적)'에서 'AA0(안정적)'으로 떨어져 조달비용 부담이 확대됐다. 같은 시기 현대·기아차의 신용등급이 각각 AA+(안정적), AA(안정적)으로 하락하며 계열 지원 가능성이 저하되자 금융 계열사인 현대캐피탈도 영향을 받았다.

다만 CP의 경우 신용등급 체계가 달라 A1등급이 유지되고 있다. CP등급은 회사채 등급 대비 덜 세분화 돼 있어 등급 변동이 없었다. 이런 이유로 단기금융상품의 도입 취지와 다르게 일부 기업이 기업어음을 변칙적인 방법으로 활용해 장기 CP를 발행하는 상황이 종종 생긴다.

현대캐피탈은 지난해 회사채 등급 조정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도 투심 위축세가 뚜렷해 지면서 달러채 발행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사모 ABS로 달러 조달처를 선회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고 있는 자동차 오토론 사업이 전체 상품자산의 약 74% 비중을 차지하면서 수익성에 영향을 끼치는 상황이다.

현대캐피탈은 현대·기아차의 전속 금융사로서 국내, 미국, 중국, 영국, 캐나다, 독일, 브라질 해외 6개국에서 판매되는 동 차량에 대해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현대캐피탈의 지분 79,78%는 현대자동차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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