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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 구조조정]한숨 돌린 두산중공업, 수익성 개선 '관건'⑦수주 상황 악화, 누적손실로 채무대응능력↓

이아경 기자공개 2020-09-14 08:27:31

이 기사는 2020년 09월 09일 17:1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중공업의 구조조정은 투 트랙으로 진행된다. 두산그룹 차원에서 유동성을 확보해 두산중공업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두산중공업 자체적으로는 사업구조를 '친환경 에너지기업'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일단 '재무구조의 정상화'에는 한 발 다가섰다. (주)두산의 발빠른 자산 매각과 대주주의 사재출연으로 두산중공업은 유상증자도 실시하고, 무상으로 두산퓨얼셀의 지분도 확보하게 됐기 때문이다.

남은 과제는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에 따른 수익성 문제다. 가스터빈과 풍력발전 등 신사업이 자리를 잡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고, 기존 사업의 수주 환경은 계속 악화하고 있다. 영업실적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재무구조 개선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두산중공업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6월 말 별도 총차입금은 5조4499억원, 부채비율은 292.9%다. 여기에 1조3000억원의 유상증자 대금이 들어와 차입금 상환이 이뤄지면 총차입금은 4조1499억원으로 줄고 부채비율은 170%대로 떨어진다.

두산퓨얼셀의 지분까지 받으면 재무구조는 더 개선된다. 앞서 박정원 회장 등 오너 일가는 5744억원 규모의 두산퓨얼셀 지분을 두산중공업에 무상증여하기로 결정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두산중공업이 두산퓨얼셀 주주가 되면 부채비율이 150.4%까지 낮아지고, 50%에 육박했던 차입금의존도는 35%로 줄어든다고 분석했다.

급한 불은 껐지만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차입금을 1조원 넘게 갚아도 1년 안에 갚아야 할 단기차입금은 3조원이 넘는다. 기업의 상환능력을 가늠하는 지표인 유동비율은 2014년 말 97%에서 작년 말 68%로 낮아졌고, 올 상반기 유동비율은 44.4%까지 떨어졌다.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초과해 상환능력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영업손익은 계속 나빠지고 있다. 올 상반기 두산중공업은 별도기준 130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으며, 해외자회사의 실적을 포함하면 두 배 이상 손실이 커진다. 2017년까지만 해도 영업이익은 2000억원대를 유지했으나, 원전과 석탄발전 등 수주 환경이 악화되면서 수익성 둔화 추세가 가팔라졌다.

두산중공업 수주 현황. 출처:반기보고서

수익성 개선을 위한 두산중공업의 대안은 기존 사업 강화다. '친환경 에너지기업'을 목표로 삼되 기존 사업의 매출을 최대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수년째 가스터빈, 신재생, 서비스 등으로 포트폴리오 전환을 추진하며 일부 가시적인 성과도 있었지만,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하려면 일정 기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두산중공업의 사업부문은 △원자력, 화력 등의 발전부문, △해수담수화플랜트, 수처리 설비 제작 등 Water부문, △발전·제철·화공·시멘트 플랜트 등의 핵심소재 등을 공급하는 주단부문, △건설부문으로 구성된다.

이 중 주력 사업은 발전부문이지만 국내서는 에너지 전환정책으로 설 자리가 마땅치 않다. 두산중공업의 눈은 해외로 향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석탄화력발전 프로젝트와 UAE 원전 정비사업계약, 미국 뉴스케일사와의 소형원자로(SMR: Small Modular Reactor) 프로젝트 등이 대표적인 예다.

특히 소형원자로 사업은 두산중공업의 떠오르는 새 먹거리다. 기존 대형 원전에 비해 안전성, 경제성, 운용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앞서 두산중공업은 국내 투자사와 공동으로 미국 뉴스케일사에 지분투자를 완료했다. 미국 최초로 건설되는 SMR 원전에 핵심기기를 공급하기 위해서다.

지난달 말에는 뉴스케일의 SMR 모델이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의 설계인증 심사를 통과했다는 희소식이 나왔다. 미국과 타 국가에서 SMR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것이다. 두산중공업은 뉴스케일을 통해 세계시장에서 최소 13억 달러 규모의 SMR 주요 기자재를 공급할 예정이다.

석탄화력발전은 아직 신재생에너지 수요가 높지 않은 동남아 지역이 주 무대다. 과거 태국 Gheco 1, Glow, 인도네시아 Palu 3, 베트남 Song Hau 1, Vinh tan 4 프로젝트 등의 실적을 기반으로 동남아시아 지역 수주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전반적인 수주 환경 악화와 아직 궤도에 오르지 못한 신규 사업의 현주소 등을 감안하면 두산중공업의 중단기적인 수익성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2016년 9조원이 넘던 두산중공업의 수주액은 현재 4조원대로 감소한 상황이다.

이길호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신규사업의 가시적인 성과에 시일이 요구되는 점을 감안할 때 뚜렷한 수익성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라며 "불리한 업황 하에서 자구안을 통해 개선될 재무구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사업 안정화를 통한 자체적인 재무대응력 제고가 동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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