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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차기 리더는]회추위 프로젝트만 2년, 공정성 살렸다평가자·피평가자 선정 작업 치밀…심사 각 단계 '독립성' 확보

김현정 기자공개 2020-09-17 08:05:34

이 기사는 2020년 09월 16일 18:5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금융지주는 이번 회장 인선의 공정한 심사를 위해 1~2년 전부터 각종 장치를 마련하고 밑바탕을 다져왔다. 피평가자(후보자)를 비롯해 평가자(회장후보추천위원회 위원) 관리까지 겹겹이 심사한 것을 비롯해 검증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거쳤다.

특히 '윤종규 회장으로 이미 결론이 나 있다'는 업계 시선을 의식해 인선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는데 보다 주력했다. 예년보다 앞당겨 인선 절차에 나섰고 후보자 검증에도 보다 긴 기간을 할애했다. 덕분에 윤 회장 3연임의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는 평이다.

◇장기간 이어진 CEO 승계 프로그램

KB금융은 16일 윤 회장의 선임을 알리며 “그동안 회추위가 회장 후보자 추천 프로세스를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장기간에 걸친 프로젝트로 인식하고 제도를 마련해 실행해왔다”고 밝혔다. 회추위 위원들이 가장 역점을 둔 부분은 절차의 공정성과 회추위의 독립성이라는 것이다.

KB금융이 회추위 가동을 알린 것은 지난달 12일이다. 이후 9월 16일 윤종규 회장의 연임이 결정됐다. 본격적인 차기 회장 선정 작업은 한 달여 동안 진행되는 셈이지만 이 한 달 과정을 위해 1~2년 동안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선행했다.

덕분에 KB금융의 CEO 승계 프로그램은 특히나 실효성이 높다는 평을 받는다. 일시적인 후보자 평가 시스템이 아니라 이사진들이 오랜 시간을 두고 후보자를 자주 관찰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설계돼있기 때문이다.

KB금융 지배구조 공시에 따르면 KB금융은 차기 회장 후보군을 일 년에 두 차례 꾸린다. 지난해의 경우 5월과 11월에 각각 내부 후보자 10명과 외부 후보자 10명을 후보군에 올렸다.

이는 6개월 간격으로 기존 후보군을 업데이트해 최신 정보를 반영하기 위함이다. 타 금융지주사들의 경우 일 년에 한 번 후보군을 꾸린다. 회장 선임 절차 직전 후보군을 확정한 곳도 있다.

KB금융은 내부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일 년에 한 번 경영현안 주제 발표회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 내부 후보자들은 각자의 업무에 대한 현황 발표를 한다. 최근 이슈와 과제, 대응책들을 설명하고 이사진들은 이를 바탕으로 차기 회장으로서의 자질을 평가하게 된다.

FGC(Future Group CEO)라는 교육 프로그램도 일 년에 한 번 진행한다. 회장으로서 안목이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분야를 심층적으로 학습하는 시간이다. 지난해의 경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주제로 2~3달 동안 연수가 진행됐다. 연수가 끝난 뒤에는 후보자들간 토론회가 개최되며 연수부터 토론회까지 전 과정이 이사진에 상세히 전달된다.

이 밖에 비공식적 행사 등을 통해 이사진들이 내부 후보자의 업무 외적인 성향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회장은 업무 역량 뿐 아니라 인성 및 고도의 소셜 스킬(social skill)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엄격한 이사진 관리, 다양한 후보군에 기회

KB금융은 후보자 관리 뿐 아니라 이들을 평가하는 이사진 관리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아무리 양질의 프로그램을 투입한다 해도 이를 평가하는 평가자의 독립성이 보장돼있지 않다면 최종 평가결과의 공정성도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KB금융은 타사에서 찾아보기 힘든 엄격한 사외이사 선임 프로세스를 두고 있다. 총 4단계의 거름망을 거쳐 사외이사를 선임한다. KB금융은 사외이사들 가운데 선택적으로 회추위를 꾸릴 수 없도록 사외이사 전원을 회추위 위원으로 참여토록 하고 있다.

KB금융은 우선 주주 및 외부 서치펌을 통해 사외이사 후보군을 마련한다. 이후 인선자문위원회가 꾸려져 후보군을 축소한다. 인선자문위 구성원은 해마다 바뀌며 각자 따로 평가를 진행하기 때문에 서로 말을 맞출 수가 없다. KB금융은 공정성과 투명성 제고를 위해 2015년부터 인선자문위라는 시스템을 선도적으로 도입했다.

이후 숏리스트 후보군을 대상으로 다시 한 번 외부 서치펌을 통한 평판조회에 들어간다. 이때 외부 서치펌은 1단계 롱리스트 후보군을 마련한 서치펌들과 전혀 다른 곳들에 작업을 맡긴다.

마지막으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가 나서서 사외이사 최종 후보를 결정한다. KB금융은 2단계 인선자문위 위원들의 평가 점수가 4단계 사추위에 전달되지 않도록 조치했다. 사추위 위원들이 편견 없이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게 한 것이다. 사추위 위원들이 논의를 거치지 않고 투표로만 결론을 내리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다.

KB금융 관계자는 “회추위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를 선임할 때 각 단계별로 주체를 엄격히 분리해 운영하기 때문에 독립성이 갖춰질 수밖에 없다”며 “회장 후보군 역시 장기간 트레이닝을 통해 경쟁력을 평가하는 만큼 내실 있는 승계 시스템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KB금융은 특히 이번 인선의 경우 본격적 회장 선임 절차 기간을 오래 둬 공정성에 만전을 기했다는 설명이다. 회추위 개시 일정을 2017년 대비 약 2주 앞으로 당겼다. 더불어 롱리스트 선정부터 단독 후보 확정까지 지난 인선 때에는 결과적으로 14일 동안 진행됐으나 올해의 경우 35일이나 걸렸다.

다른 관계자는 “사외이사들이 후보들을 검토할 시간이 많아지면 사실상 잘 알려진 윤 회장보다는 이외 후보들에게 오히려 유리한 조건이 되는 것”이라며 “이날 인터뷰 역시 동일한 시간으로 면접이 진행됐고 회추위 위원들은 모든 후보자들을 일관된 기준으로 제로 베이스에서 심사, 평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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