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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회계 톺아보기]개발비 10조 쓴 삼성전자, 자산화 성과 '제로'①전액 비용처리, 당장 수익화 어려운 기술투자 증가…올해 20조 돌파 예상

원충희 기자공개 2020-09-16 07:34:23

[편집자주]

전자·ICT기업들은 급변하는 사업 환경과 시장선도를 위해 상당한 비용을 연구개발(R&D)에 투입한다. 이 가운데 미래수익 창출 가능성이 인정된 부분은 자산으로, 그렇지 못한 부분은 비용, 수익창출 효과가 기대이하인 부분은 손상 처리된다. 더벨은 R&D 지출 규모와 회계처리를 통해 기업의 연구개발 전략 및 성과를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9월 14일 07:2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연구개발(R&D)에 10조원 넘는 거금을 지출했다. 다만 상용화 가능성이 높은 일부 R&D 성과를 무형자산으로 편입하는 '개발비 자산화' 비율은 계속 떨어져 이번에는 전액 비용 처리됐다.

10조원 넘는 비용을 들였음에도 당장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제품 및 기술개발 성과는 없었던 셈이다. 거꾸로 보면 미래 기술을 위한 중장기 연구 개발에 거액의 자금을 쓰고 있다.

2016년까지만 해도 삼성전자의 R&D 지출은 조금씩 줄고 있었다. 2014년 15조3255억원에서 14조8487억원, 2016년 14조7923억원으로 꾸준히 감소했다. 이 같은 연구개발비 감소세 멈춘 것은 2017년의 일이다. 그 해 16조8031억원으로 대폭 늘더니 2018년엔 18조6503억원을 찍고 작년에는 20조원을 돌파했다.

삼성전자는 2016년 하반기 쯤 종합기술원 조직개편 및 통합을 진행, R&D의 효율화를 꾀했다. 신기술이 사업화되는 프로세스를 단축하고 제품에 적용되기까지의 속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였다. 삼성전자의 R&D 지출이 증가한 시기가 이때와 맞물린다.

이 같은 기류는 올해도 이어졌다. 상반기 지출된 연구개발비 규모는 10조5851억원으로 전년 동기(10조1267억원) 수준을 웃돌고 있다. 하반기 또한 이런 추세를 유지한다면 올해도 작년에 이어 R&D 규모가 20조원을 넘어설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개발비 자산화 비율은 꾸준히 떨어졌다. 한때 6~7%에 이르던 자산화 비율이 매년 낮아져 작년에는 1%대에 이르렀다. 올 상반기는 아예 정부보조금을 제외한 R&D지출 10조5776억원을 모두 비용으로 처리했다.


연구개발을 통해 습득한 기술이나 신제품 중에서 상용화 등을 통해 수익창출이 가능한 부분은 자산으로 처리하는 게 일반적이다. 회계기준상 경제적 효익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유·무형 요소는 비용이 아닌 자산으로 취급된다.

기술적 실현가능성, 미래 경제적 효익 등을 포함한 자산인식 요건이 충족된 시점 이후에 발생한 지출금액은 무형자산에 포함된다. 개발비 자산화를 거치면 연간 수십조원을 투입하는 R&D비용 가운데 일부를 보전 받을 수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회사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프로젝트가 연구단계를 통과한 후 개발단계에서 발생한 지출을 무형자산으로 인식한다"며 "이전단계인 연구단계에서 발생한 지출은 연구개발비로 보아 비용 처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상반기에만 수조원이 넘는 R&D비용을 쓰면서 자산화 규모는 제로 수준이다. 실제 수익창출을 기대할 수 있는 연구개발 성과가 없었다는 의미다.

신사업 연구개발이 그만큼 어려웠고 미래기술에 대한 연구가 늘면서 당장 사업화 못하는 투자도 많았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삼성전자의 개발비 자산은 5년여 만(2015~2019년)에 1조6975억원에서 7407억원으로 절반이상 줄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개발비 자산화 비율이 동종업체 대비 높은 편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 R&D비용 역시 선제적으로 회계 처리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어차피 자산화 된 개발비는 수명주기를 고려해 일정기간(통상 2년) 동안 나눠 상각돼 비용으로 처리된다. 만약 연구개발 프로젝트가 실패하거나 기대만큼 수익을 내지 못하면 손상 처리되기도 한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2015년 R&D지출의 7.7%에 해당하는 1조1431억원을 자산화 했으나 이듬해인 2016년 1조1979억원을 상각 및 손상으로 처리했다. 결국 비용화 되는 것은 시기의 문제일 뿐 조삼모사라는 해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상반기에 개발비를 자산화하지 않고 전액 비용처리한데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며 "자산화 할 만한 게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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