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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연 엔씽 대표 "스마트팜으로 농업 혁신 견인" [VC 투자기업]컨테이너식 작물재배 차별화, 중동시장 발판 글로벌 진출

임효정 기자공개 2020-09-17 08:02:00

이 기사는 2020년 09월 16일 16: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막기후인 중동지역이나 강추위로 농사가 어려운 러시아에서 채소를 재배하는 일은 이제 먼 미래 얘기가 아니다. 농업과 사물인터넷(IoT)이 결합한 스마트팜 기술이 개발되면서 외부 환경과 무관하게 어디서나 농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글로벌 시장에서 스마트팜 시대를 앞당기는 데 일조한 곳 중 하나가 엔씽(n.thing)이다. 엔씽은 창고형이 아닌 컨테이너식 스마트팜을 개발했다.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테스트를 거칠 수 있는 방식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뿐만 아니라 필요에 따라 컨테이너를 늘릴 수 있어 농장 확대도 용이하다.

한순간 이뤄진 결과물은 아니었다. 스마트화분을 시작으로 스마트팜을 보급하기까지 기술 개발에만 6년이 걸렸다. 엔씽은 또 다시 5년 후를 바라본다. 2025년까지 수출액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6년간 기술 개발 매진…스마트화분에서 스마트팜까지

엔씽이 추구하는 방향은 뚜렷하다. 2014년 설립 때부터 '농업 혁신'을 목표로 기술 개발에 나섰다. 화분으로 출발했다. 스마트화분은 가장 작은 농장이었던 셈이다. 이후 농장을 운영하며 IoT 센서를 적용했고, 지금의 컨테이너식 스마트팜을 개발하게 됐다.

김혜연 엔씽 대표(사진)는 "초반에는 경험이 부족한 데다 자금도 없었기 때문에 가장 작은 농장인 화분제품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했다"며 "이후 500평 규모의 딸기농장을 운영하며 IoT 센서를 적용했고 컨테이너 농장을 만들어 운영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엔씽을 설립한 때는 서른 살이 되던 해다. 20대 청년이 농업에 관심을 갖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농업 분야는 표면적으로는 전자공학을 전공한 그와 맞지 않는 직업인듯 보였다.

2010년 20대 중반에 비닐하우스를 만드는 회사에서 일했던 경험이 밑거름이 됐다. 당시 우즈베키스탄에 가서 조인트벤처를 만들고 토마토 농장을 세팅해 운영했다. 농업이 기회가 많은 산업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때였다. IT와 접목했을 때 농업에 더 큰 가능성이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

엔씽의 스마트팜은 내부의 센서를 활용해 온도, 습도, 조도, 관수 등을 조절해 농작물에 맞는 최적의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외부 환경과 상관없이 농작물 재배가 가능한 데다 일정한 품질 관리도 가능하다.

스마트팜에 대한 주목도가 커지면서 글로벌 시장에도 전문기업이 속속 등장한다. 엔씽의 경쟁력은 컨테이너식 스마트팜이라는 점이다. 스마트팜의 경우 농작물 재배가 어려운 곳이 주요 타깃이기 때문에 본격 운영에 앞서 테스트가 우선될 수 밖에 없다. 컨테이너식 스마트팜은 대규모 창고형과 달리 1동으로 테스트가 가능하다. 소요 기간과 비용에 있어 효율적이란 의미다. 컨테이너를 수직으로 쌓을 수 있어 재배 면적을 더 넓힐 수 있는 것도 차별화된 요소다.

김 대표는 "대규모 선투자를 해야 성공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창고형 스마트팜과 달리 적은 규모에서 빠르게 테스트를 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며 "그 결과에 따라 농장을 늘릴지 판단할 수 있어 비즈니스에 있어서 확장성이 높다"고 말했다.

기술 개발은 인내심이 필요한 작업이다. 엔씽이 스마트팜 기술을 개발해 보급하기까지 6년의 준비 기간이 소요됐다. 등장했다가 금세 사라지는 스타트업이 많은 벤처 시장에 뚝심 있게 사업을 유지해온 셈이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았다. 기후변화에 대한 이슈가 부각되면서 식량을 자국 내에서 재배하려는 움직임이 많아졌다. 엔씽에는 그야말로 기회였다. 엔씽은 지난해 7월 중동 지역에 컨테이너 2동을 보내 현지에서 테스트를 시작했다. 올해 초 컨테이너 8동을 추가해 기술검증(PoC)을 진행 중이다.

그는 "과거에도 이 같은 시도는 많았지만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에 연구실 수준으로만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며 "2~3년 전부터 IoT 기반이 갖춰지면서 전문기업들도 나오기 시작하면서 시기도 잘 맞았다"고 말했다.

◇2025년 누적 매출 1조 목표…해외 진출 확대

엔씽의 타깃은 농작물 재배가 쉽지 않은 기후를 가진 해외 시장이다. 먼저 중동에서 노하우를 쌓아 러시아, 동남아 등으로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2025년까지 누적 1조 매출 수출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

김 대표는 "국내에서는 주로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해외 수출에 주력하려고 한다"며 "중동 지역에서 레퍼런스를 만들어 시장을 빠르게 확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엔씽의 기술력은 이미 인정을 받았다. 엔씽은 스마트팜 기술력을 바탕으로 올해 초 정보기술(IT)전시회 CES에서 최고 혁신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해외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투자 유치 규모는 점차 커지고 있다. 2018년 25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 유치에 이어 올해 120억원 규모의 추가 유치를 마무리 짓는다. 엔씽은 다음달 초 시리즈B 투자 라운드 클로징을 앞두고 있다.

김 대표는 "코로나19와 기후변화에 대한 이슈로 스마트팜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한층 커졌다"며 "투자 유치를 발판으로 공격적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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