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소송 공식화한 HDC그룹, 방점은 '중대한 부정적 영향' 천재지변 입증 어렵다 판단 '코로나 19' 언급 자제, 금호산업 귀책사유 입증에 중점

이명관 기자공개 2020-09-18 08:33:40

이 기사는 2020년 09월 17일 08:0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시아나항공 M&A가 끝내 무산됐다. 조단위 빅딜이 무산되면서 KDB산업은행, 금호산업, HDC그룹까지 모두 헛심만 쓴 꼴이다. 이제 시선은 HDC그룹과 매도자 측간 법정다툼으로 향한다.

이미 계약금 명목으로 2500억원을 납부한 만큼 반환소송은 예정된 수순이다. '노딜' 선언 전까지 양측이 보도자료를 통해 명분쌓기에 나선만큼 소송도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HDC그룹은 지난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법적 대응에 공식화했다. HDC그룹은 "매도인인 금호산업이 일방적으로 계약 해제를 통보했다"며 "본건 계약의 거래종결이 이뤄지지 않은 것은 매도인 측의 선행조건 미충족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실 HDC그룹은 이미 수개월 전부터 법적 대응을 준비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인수를 위해 자문을 맡고 있는 대형 로펌인 태평양 외에 또다른 대형 로펌과 접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의 관심은 HDC그룹의 전략이다. 천재지변으로 볼 수 있는 코로나19가 아시아나항공 M&A 무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는 데 매도자와 매수자 모두 이견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HDC그룹도 이를 활용할 여지는 있는 셈이다. 코로나19를 근거로 재실사에 대한 정당성을 주장하는 데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 또 계약 이행이 어려웠다는 점을 어필할 수도 있다. 실제 코로나19로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상황이 크게 악화했다.

하지만 시장에선 HDC그룹이 코로나19 이슈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법조계 관계자는 "자연재해, 질병 같은 천재지변이 있을 경우 계약을 파기하거나 재협상할 수 있다는 문구가 계약서에 있을 경우 이 점을 지적했을 것"이라며 "하지만 그간 HDC그룹의 대응을 살펴보면 이 대목을 언급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까지 상황을 놓고 보며 천재지변 관련 문구가 계약서에 없을 가능성이 있다"며 "설사 있다고 하더라도 입증이 어렵다고 선제적으로 판단, 전략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실제 HDC그룹은 코로나19에 대한 언급을 거의 하지 않았다. 오히려 다른 문제점들을 지적하며 '진술과 보증(R&W)' 위반 사유가 발생했다고 봤다. HDC그룹은 M&A 본계약 이후 '중대한 부정적 영향'이 발생했다고 주장해왔다.

이 가운데 주목되는 것은 HDC그룹이 재무제표상에 이상기류가 포착된 시기를 코로나19 이전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HDC그룹의 주장대로면 작년 12월 27일 계약 이후 공시를 통해 추가적으로 증가된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는 2조8000억원에 달한다. 결산일까지 차입금 및 당기순손실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밖에도 M&A 계약 이후 기업가치 훼손이 지속적으로 이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금까지 HDC그룹은 △부채 4조5000억원 증가 △동의없이 1조7000억원 차입 승인 △신뢰할 수 있는 자료 미제공 등을 그 근거로 제시했다.

통상 M&A 과정에서 인수자는 진술과 보증 위반 사유가 발생했을 때 손해배상 청구를 하거나 매각가를 조정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전략적으로 금호산업의 책임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모양새다.

이를 토대로 보면 HDC그룹은 앞서 제시한 근거들 이외에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에어부산의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투자 부실도 활용할 여지도 있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에어부산은 라임자산운용 펀드에 200억원 규모를 투자했는데, 이 사실이 직전 감사 시즌 때 뒤늦게 알려졌다. 또 작년에 불거진 아시아나항공 엔진동비 관련 리베이트 의혹도 소송 과정에서 등장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법조계 관계자는 "천재지변으로 M&A 계약이 무산된 전례를 국내에선 찾아보기 힘들다"며 "이번 법정 다툼의 핵심은 코로나19가 아닌 추가 부실이 있었는지가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27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특별시 중구 무교로 6 (을지로 1가) 금세기빌딩 5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이현중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3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