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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회계 톺아보기]수익보다 락인…네이버, '비상용화' 기술에 수조 투입⑥매출 대비 R&D 25%로 업계최고 수준…'개발비 자산' 전무

원충희 기자공개 2020-09-23 07:25:29

[편집자주]

전자·ICT기업들은 급변하는 사업 환경과 시장선도를 위해 상당한 비용을 연구개발(R&D)에 투입한다. 이 가운데 미래수익 창출 가능성이 인정된 부분은 자산으로, 그렇지 못한 부분은 비용, 수익창출 효과가 기대이하인 부분은 손상 처리된다. 더벨은 R&D 지출 규모와 회계처리를 통해 기업의 연구개발 전략 및 성과를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9월 21일 07:5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이버는 연 매출액의 25% 가량을 연구개발(R&D)에 쏟는다. 지난 5년여간 7조원을 투척했으나 한 푼도 자산화하지 않았다. 기존 서비스에 적용해 사용자의 '락인(Lock-in)효과'를 높일 수 있는 기술 연구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사업 특성상 이런 기술들은 상용화하기가 어렵다.

네이버는 전자·정보통신(ICT)기업 통틀어 R&D에 가장 적극적인 회사로 꼽힌다. 올 상반기에만 매출액(3조6345억원)의 25.4%인 9243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입했다. 삼성전자(9.8%), LG전자(7.3%) 등 대기업은 물론 SK텔레콤(2.41%), 카카오(14.1%), 넷마블(19.76%) 등 ICT·게임사보다도 월등히 높다.

지난 5년여 동안 매출액 대비 R&D 지출 규모는 평균 25%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급변하는 인터넷·모바일 서비스 환경에서 구글 등 글로벌 공룡들을 상대하기 위해 선제적인 혁신기술 연구와 개발활동은 필수다. 국내 최대 검색포털을 운영하는 네이버가 R&D에 거액을 투입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다만 매년 조단위의 돈을 들였음에도 개발비를 자산화하지 않고 전액 비용처리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자산으로 전환한다는 것은 경제적 효익이 있어야 하는데 당사가 연구 개발하는 소프트웨어 기술은 판매목적이 아닌 게 다수"라며 "연결의 가치를 창출하는 효과 외에는 상용화하거나 유형화된 현금성 결과가 나올만한 속성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개발비 자산화는 △무형자산을 완성해 사용하거나 판매하려는 기업의 의도 △판매할 수 있는 능력 △무형자산이 미래 경제적 효익을 창출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하고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능력 △무형자산 자체를 거래하는 시장이 존재하는 등 회계규정 조건에 맞아야 한다. 네이버가 연구 개발하는 기술은 이런 조건에 맞지 않는 셈이다.

가령 네이버의 맞춤형 뉴스추천 서비스 '에어스(AiRS)'의 경우 인공지능(AI)이 사용자의 기사 소비성향 등을 판별해 뉴스를 배열한다. 이 기술은 기존 뉴스검색 서비스를 좀 더 유용하게 하는 것이지 미래의 경제적 효익을 측정하기 어렵다.

네이버 지도에서 AI로 장소를 추천하는 '스마트어라운드'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소상공인들이 보다 많은 고객과 접점을 가질 수 있도록 연결의 가치를 제공할 뿐 네이버의 수익으로 나오지 않는다. 네이버가 연구 개발하는 기술들은 대부분 이런 비상용화 타입이다.


네이버의 국내 경쟁업체로 꼽히는 카카오의 경우 R&D 지출의 일부를 자산화하고 있다. 다만 많아봤자 연구개발비의 0.4~0.5%에 불과할 정도로 미미하다. 이들 기업이 속한 인터넷·모바일서비스 시장은 사용자들이 형성한 커뮤니티와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가치가 창출되고 새로운 유저가 유입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들 유저를 상대로 광고나 디지털 콘텐츠 판매 등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게 네이버, 카카오의 기본 사업구조다. 사용자를 확보하고 포털·메신저 활용빈도를 높이는 등 체류시간을 최대한 늘리는 게 경쟁력의 핵심이다.

그러나 인터넷시장은 유저가 비교적 손쉽게 이용 서비스를 바꿀 수 있어 사업자 입장에선 낮은 진입장벽과 경쟁환경 심화에 직면하기 쉽다. 네이버가 상용화하기 어려운 기술에 수조원을 쏟아 붓는 이유는 사용자 편익을 제고, 충성도를 확보하는 것이 수익사업을 가능케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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