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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엔제이 ‘일석삼조’ CB 활용법 눈길 자금확보·주가 부양, '콜옵션' 통해 지배력 안전판까지

조영갑 기자공개 2020-09-23 08:43:04

이 기사는 2020년 09월 21일 08:4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디스플레이 장비 및 반도체 웨이퍼 생산기업 케이엔제이의 'CB(전환사채) 활용법'이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1분기 주가가 바닥을 찍을 시점에 2,3회차 CB를 잇달아 발행해 1회차 CB를 전량 상환하는 동시에 주가반등의 모멘텀으로 활용하고 있다. 여기에 콜옵션 조항을 삽입해 최대주주 심호섭 대표의 지배력 강화까지 꾀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케이엔제이는 올해 들어 2회차 CB와 3회차 CB를 잇달아 발행하면서 총 80억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3월 25일 2회차 CB(보통주 97만5229주)를 주당 5127원에 발행하면서 50억원, 이어 4월 3일 3회차 CB(보통주 56만7752주)를 주당 5284원에 발행해 30억원을 조달했다. 모두 표면이자율은 0%다.

발행 후 기존 CB에 대한 상환부터 나섰다. 케이엔제이는 코스닥 상장 전인 2018년 7월 1회차 CB 17만주 가량을 주당 1만4000원에 발행해 약 30억원 가량을 조달했다. 신규 CB를 찍어 마련한 재원으로 1회차 CB 전량을 취득해 즉시 소각했다. 주가가 폭락하는 시점이었기 때문에 서둘러 풋옵션을 행사한 것으로 보인다.

케이엔제이 주가는 3월 들어 8500원 대에서 3500원 수준으로 가파르게 떨어졌다. CB 발행 당시 주가 역시 4500원 수준이다. 2, 3차 CB의 주당 발행가는 당시 주가에서 10%가량 할증을 붙여 발행했다. CB 발행을 기점으로 케이엔제이의 주가는 지속적으로 우상향해 8월 초 1만6100원까지 올랐다. 18일 현재 1만3500원 수준이다.

CB 발행 이후 주가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케이엔제이는 최근 약 26억원의 파생상품 금융손실을 인식했다. 2회차 17억원, 3회차 9억원 수준이다. 다만 실제 현금 유출이 있는 것은 아니다. 케이엔제이 관계자는 “재무제표상 이익잉여금 수치가 줄어들 뿐 전환권을 행사하면 다시 자본잉여금이 증가하므로 손익 영향은 없다”고 설명했다.


눈에 띄는 것은 2, 3회차 CB에 삽입된 콜옵션(매도청구권) 조항이다. 케이엔제이는 CB를 발행하면서 1년 뒤부터 최대주주 심호섭 대표 및 특수관계자를 대상으로 CB를 되살 수 있는 콜옵션을 부여했다. 콜옵션을 행사하면 최대 76만주를 되사들일 수 있다. 내년 3월 25일(1회차), 4월 3일(2회차)부터 2022년 4월까지 청구가 가능하다.

업계에서는 이 콜옵션 조항을 심호섭 대표의 지배력 강화를 위한 ‘묘수’로 평가한다. 낮은 가격에서 발행했기 때문에 콜옵션을 행사할 경우 차익만큼 자산을 불리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콜옵션의 목적에 대해 케이엔제이 측도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올 상반기 기준 심 대표의 지분율은 17.96%다. 정해민 상무(4.12%), 여순재 상무(4.12%) 등 특수관계자 지분을 모두 합치면 지배력이 29.89%로 올라간다. 하지만 2005년 창립 출자자로 참여한 오인환 씨가 2대주주(6.34%)로 건재해 아직까지 심 대표가 절대적인 지배력을 구축했다고 보기 힘든 구조다. 콜옵션을 행사해 주식을 되사들이면 심 대표는 최대 12%포인트가량 지분율을 늘릴 수 있다. 이 경우 개인 지분율이 30%까지 근접한다.

케이엔제이의 주가 흐름 역시 견조한 편이다. 3월 이른바 ‘코로나 리세션(불황)’으로 일시적인 폭락을 맞았지만 이후 주가가 지속적으로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케이엔제이는 기존의 디스플레이 엣지 그라인더(Edge grinder) 사업의 안정세에 더해 반도체 웨이퍼용 CVD SiC ring(실리콘카바이드 링)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SiC 링의 삼성전자 향 공급이 예상되면서 주가는 9월 초 1만1000원 대에서 1만3000원 대로 뛰었다.

케이엔제이는 공급망 확대를 대비해 160억원을 들여 내년까지 충남 아산에 SiC링 설비를 확장한다. CB를 통해 조달한 자금 일부와 차입금이 투입될 예정이다. VC업계 한 관계자는 “공모를 통해 확보한 자금이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CB를 발행한 것은 자금조달을 포함해 지배력 확대까지 노린 포석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케이엔제이는 지난해 10월 코스닥에 상장하면서 약 100억원의 공모자금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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