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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모니터/삼성전자]조단위 투자도 시스템으로…허들 높아진 경영위원회⑦사내이사 중심 주요 경영의사결정…2013년부터 자기자본 기준 도입

김슬기 기자공개 2020-10-07 07:20:38

[편집자주]

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 대기업은 개인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효율성만큼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더벨은 기업의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에 대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모색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9월 28일 14:3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시설투자에만 17조원을 넘게 썼다. 반도체 부문에 14조7000억원, 디스플레이 부문에 1조6000억원을 사용했다. 삼성전자는 2018년에 3년간 100조원, 올해는 2030년까지 133조원의 투자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런 투자 판단은 과거 오너 몫이었다. 이사회는 오너의 결단을 사후 승인하는 역할에 불과했다.

삼성전자는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강화하면서 대규모 투자도 시스템으로 결정한다. 사내이사가 주축이 되는 경영위원회는 경영에 있어서 중요한 핵심 이슈들을 다룬다. 조 단위의 투자나 해외법인 증자나 청산 등 굵직한 이슈가 주요 안건들이다.

해당 안건은 하나하나 사업의 향방과 성패를 다루는 내용들이다. 경영위원회의 결정이 신중해질 수 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회사의 규모가 커지면서 경영위원회 안건 기준을 점차 높아지는 방향으로 업무 효율성을 높였다. 과거 오너의 결단으로 이뤄졌던 결정들이 시스템으로 진화했다.

◇ '선택과 집중' 경영위원회, '자기자본 0.1%' 기준 의사결정

이사회 내 경영위원회는 회사 경영 전반에 대해 살피는 소위원회로 삼성전자 사내이사가 모두 포함된다. 현재 김기남 DS부문장이 위원회를 맡고 있고 김현석 CE부문장, 고동진 IM부문장, 한종희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최윤호 경영지원실장이 들어가있다.

경영위원회는 크게 △경영일반 △재무 △기타 이사회에서 위임한 사항 등을 다룬다. 사내이사들은 총 6개의 소위원회 중 경영위원회에만 속해 있다. 하지만 경영전반을 다뤄야 하는만큼 참석 횟수가 타 위원회에 비해 많다. 2019년 기준으로 경영위원회는 총 8번 열려 내부거래위원회(6번), 보상위원회(1번), 거버넌스위원회(4번), 사외이사후보 추천위원회(2번)보다 개최 빈도가 많았다.

경영위원회에서는 주요 시설투자의 경우 규모에 상관없이 대표이사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사항 일체를 의결한다. 이 부분은 10년간 변함없는 원칙이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재무 관련된 부분 중 회사 규모에 맞게 변화해야 할 부분은 기준을 유연하게 변경했다.


2010년만 하더라도 '자기자본 500억원 이상 2.5% 미만 상당 타법인 출자·처분, 해외 직접투자' 등이 경영위원회 의결사항이었다. 2013년부터는 자기자본 0.1%로 변경됐다. 당시 삼성전자 사업부문이 DS, CE, IM 등 3부문 체제로 변경됐다. 회사 규모가 커지면서 사업부문을 세분화하고 경영위원회 안건 허들 역시 높혔다.

또 신규 담보제공 또는 신규 채무보증 기준 역시 '자기자본 100억원 이상 2.5% 미만'에서 '자기자본 0.1% 이상 2.5% 미만'으로 변경됐다. 차입계약 역시 '100억원 이상부터 자기자본 5% 미만'일 경우 경영위원회 의결사항이었으나 이 역시 자기자본 0.1%로 바뀌었다. 부동산 취득 및 처분 기준도 변경됐다. 원래는 100억원 이상 기준이었으나 이 역시 자기자본 0.1% 이상의 부동산 취득 및 처분으로 변경됐다.

'자기자본 0.1%' 기준으로 보면 매년 기준치가 높아졌다. 2010년 별도 기준 자기자본 0.1%는 800억원이었으나 2013년 기준으로는 1224억원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자기자본 0.1%는 1788억원으로 집계됐다.

자기자본의 경우 매년 이익잉여금이 누적되면서 커지고 있다. 2010년 79조9672억원이었던 자기자본은 2020년 6월말 기준으로 178조7504억원이다. 자기자본 증가에 따라 경영위원회에 올라오는 안건도 저절로 걸러지는 것이다.

◇ 기준 변화 후 매년 개최횟수 7회, 안건 25건 줄어

10년간 경영위원회가 열린 횟수와 안건들을 살펴보면 '자기자본 0.1%' 기준이 도입된 후 수치가 줄어 들었다. 2010년과 2011년에는 각각 16회, 19회 경영위원회 회의가 열렸고 각각 56건의 안건이 올라왔다. 2012년에는 경영위원회가 총 21회 열렸고 43개의 안건이 의결됐다. 2010~2012년 평균치로 보면 회의 개최횟수는 19회, 안건은 52건이었다. 2013~2019년 평균치는 각각 12회, 27건이었다.


2015년 이후에는 안건의 수도 눈에 띄게 줄었다. 그해 경영위원회는 11번 열렸고 안건은 27건으로 집계됐다. 이후 경영위원회에서 의결해야 하는 안건이 30건을 넘지 않았다. 각 안건별로 집행 규모 등은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자기자본 0.1%' 기준 도입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는 어려우나 허들이 높아진 부분을 무시할 수는 없다.


여기에 2017년 2월 이후 변경된 기부금 의결 기준도 다소 영향을 미쳤다. 그 전까지만 하더라도 건별 500억원 이상의 기부금이나 30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의 특수관계인 기부(2015년~2016년 기준)의 경우 경영위원회에서 의결했기 때문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국정농단 의혹 사건에 휘말린 이후 아예 10억원 이상의 대외후원금과 사회공헌기금은 전체 이사회 의결 사항으로 변경됐다.

물론 500억원 이상의 기부금이 많지 않기 때문에 연간 논의되는 기부금 관련 안건은 연간으로 1~2건 정도에 지나지 않았으나 일부 부담을 덜었다. 2016년에는 기부금 관련 안건이 없었고 2015년에는 '반도체 퇴직자 관련 기금 조성의 건', 2014년 '충남삼성학원 제품기부의 건', ' 기부금 출연' 등의 안건이 존재했다. 현재 기준으로 하면 모두 전체 이사회 의결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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