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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모니터/삼성전자]거버넌스는 금기일까…몸집 큰 위원회, 결정은 최소⑧거버넌스위원회, 연간 회의 4.3회 열어 1.67건 의결…내년 주주환원정책에 '관심'

김슬기 기자공개 2020-10-07 07:20:56

[편집자주]

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 대기업은 개인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효율성만큼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더벨은 기업의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에 대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모색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9월 29일 08:3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거버넌스, 지배구조를 이사회에서 다룰 수 있을까. 오너의 뜻에 반하는 지배구조를 이사회가 의결할 수 있을까. 극단적으로 이사회에서 오너의 경영권을 박탈할 수 있을까.

기업의 지배구조는 오너에 밀접히 관련이 있다. 이상적으로 독립된 이사회라면 오너의 뜻과 상관없이 거버넌스를 구성할 수 있어야 한다.

현실은 녹록치 않다. 이사회에서 거버넌스를 다루는 것은 아직은 넘기 힘든 벽이 있다. 사외이사로 구성하고 독립적인 권한을 줘도 거버넌스를 다루기는 어렵다. 거버넌스를 변화시키는 의사 결정 자체가 빈번하지 않다는 방증일 수도 있다.

삼성전자 이사회 내 소위원회 중 규모가 가장 큰 곳은 거버넌스위원회다. 경영위원회에 사내이사 전원이 포함된다면 거버넌스위원회에는 사외이사 전원이 소속돼있다. 이사회는 사외이사가 과반수로 구성되기 때문에 외형만 놓고 보면 거버넌스위원회가 더 크다. 내부 경영은 경영위원회에서 도맡아 하되 외부 주주가치 환원이나 지배구조 관련 이슈는 사외이사가 보는 것이다.

거버넌스위원회는 미국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의 요구로 만들어졌고, 향후 삼성 지주사 전환 등에 큰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출범 한달도 지나지 않아 지주사 전환 계획이 무산되면서 역할이 애매해졌다. 출범 첫해만 두드러졌을뿐 해를 거듭할수록 존재감이 축소됐다. 다만 올해 삼성전자의 3개년 주주환원정책이 마무리되면서 거버넌스위원회의 새로운 정책 발표에 관심이 모이는 상황이다.

◇ 모호해진 역할, 규모는 최대

2015년과 2016년은 삼성이 지배구조 개편에 속도를 냈던 때다. 2015년 9월 삼성 내 지주사 역할을 하는 통합 삼성물산(제일모직+삼성물산)이 출범했다. 당시 미국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은 합병 반대의사를 냈고 이듬해 10월에는 삼성전자 이사회에 '가치 증대를 위한 제안'을 발송, 지배구조 개편을 요구했다. 엘리엇은 삼성전자의 인적분할(지주회사·사업회사 분할)과 30조원 현금배당을 요구했다.

이에 대한 해답으로 나온게 거버넌스위원회였다. 2016년 11월 거버넌스위원회의 설립을 알렸고, 이듬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공식적으로 출범했다. 거버넌스위원회는 2013년 출범한 CSR위원회의 기능을 대체하면서 '지주회사 전환'을 주도할 소위원회로 주목받았다. 이재용 부회장 구속 등으로 지주사 전환 계획이 무산되면서 역할이 어쩡쩡해졌다.

현재 거버넌스위원회는 크게 △회사의 사회적 책임 △주주가치 제고 △위원회 산하 연구회, 협의회 등 조직의 설치, 구성, 운영과 관련된 사항 등을 이사회로부터 위임받아 논의하고 결정한다. 그럼에도 거버넌스위원회는 현재까지 사외이사 전원이 참여하는 등 소위원회 중 가장 규모가 크다. CSR위원회 시절에도 사외이사 전원이 포함됐던 것을 보면 과거와 크게 형태가 달라지지 않았다. 다만 주주가치 제고라는 목적이 추가되면서 역할이 커졌다.

거버넌스위원장은 현재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박재완 성균관대 국정전문대학원 명예교수가 겸임하고 있다. 초대 거버넌스위원장은 이병기 서울대 명예교수(전기공학부)였고, 2018년 거버넌스위원장은 이인호 전 신한은행장이었다. 2019년부터는 박 의장이 이어가고 있다.

◇ 보고사항 두배로 늘어…의결사항은 1.67건 불과

CSR위원회 때보다 거버넌스위원회로 변경된 후 회의 개최횟수는 늘어났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연 평균 회의횟수는 4.3회였고 2013년부터 2016년까지는 평균 3회였다. 또 의결건수는 줄었고 회사에서 거버넌스위원회에 보고하는 사항은 늘었다. 실제 거버넌스위원회가 출범한 것은 2017년 3월부터였지만 이미 2016년말에 설립을 공식화했기 때문에 연간단위로 수치를 계산했다.


의결건수는 평균 1.75건에서 1.67건으로 소폭 줄었다. 의결건수가 가장 많았던 해는 2017년으로 3건이었다. 출범 첫해였기 때문에 '기업지배구조헌장 제정 검토의 건', '거버넌스위원회 운영 검토의 건', '2018~2020년 주주환원 정책 심의의 건' 등 굵직한 사안이 다수 있었다. 하지만 2018년과 2019년에는 의결건수가 각각 1건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거버넌스위원장 선임 안건이었다.

대신 보고사항은 2.25건에서 5.33건으로 증가했다. 이는 CSR위원회 시절에 없던 'IR동향 보고의 건'이 추가된 영향으로 보인다. 이는 연간 두 차례 보고안건으로 올라온다. 여기에 거버넌스위원회는 'ERP 시스템 업그레이드 건(2018년)', '지속가능경영 체계(2019년)'와 'IR-Sustainability 로드쇼 투자자 미팅 결과(2019년)' 등을 보고받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총 세 차례 회의가 열렸으나 아직 의결사항은 없었다. 올해는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진행해왔던 주주환원정책이 마무리되는 해이기 때문에 하반기 주주환원에 대한 논의는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2017년 10월 31일 거버넌스위원회는 '3개년간 잉여현금흐름(FCF)의 50%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하며 연간 9조6000억원 수준의 배당을 진행한다'는 내용을 통과시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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