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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 구조조정]두산家 퓨얼셀 블록딜, 대출 상황 어땠길래오너일가, 수요 10% 넘기자 매각 결정 '희생정신 평가‥주가 재폭등에 매입한 기관은 '대박'

박기수 기자공개 2020-10-16 11:09:51

이 기사는 2020년 10월 13일 16:1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그룹 오너 일가들이 보유 중인 두산퓨얼셀 지분을 두산중공업에 무상증여하기로 결정한 것은 '대주주가 경영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라'는 채권단의 요구에 부응하는 것이었다.

그 후 두산 오너 일가는 무상증여 후 남아있는 지분마저 블록딜 형식으로 매각한다고 밝혀 시장의 조명을 받았다. 두산이 밝힌 블록딜의 배경은 무상증여를 위한 담보대출 상환과 질권 설정 해지였다. 이 과정에서 두산그룹 오너 일가들의 쉽지 않은 셈법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밤까지 이어졌던 고심, 10% 넘기자 "팔아라"

두산 오너 일가들은 블록딜 수요예측 후 밤 늦게까지 매각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고 전해진다. 애초에 지분 19.2%를 내놨지만 오너 일가들이 예측했던 실제 목표치는 10~13%였다고 알려진다. 최근 급등한 주가와 블록딜에 적용된 할인율(18%) 등을 고려했을 때 오너 일가들 역시 전량 매각은 기대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오너들이 생각했던 '매각 마지노선'은 10%였다는 게 업계 후문이다. 밤 9시가 지난 시각에서야 두산 오너 일가는 매각을 결정했다. 수요 예측을 통해 결정된 수량은 보통주 10.38%였다. 매각을 통해 오너 일가들은 총 1986억원을 취득했다.

약 2000억원의 자금을 통해 두산 오너 측은 보통주 23% 무상증여를 위한 주담대 상환과 질권 설정 해지를 모두 해낼 수 있을 전망이다.


결과론적이지만 두산 오너들의 블록딜은 결국 '대주주 희생'이라는 구조조정 원칙과 부합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블록딜 후 급락했던 두산퓨얼셀 주가가 블록딜 결정 직전 당시보다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기준 두산퓨얼셀의 종가는 4만7950원이다. 이 가격에 팔았다면 오너 일가는 약 700억원의 현금을 더 쌓을 수 있었다. 반대로 말하면 블록딜로 퓨얼셀 지분을 취득한 기관들은 현재 큰 차익을 거두고 있는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무상증여를 위한 재원 마련을 위해 오너 일가들이 비판을 무릅쓰고 높은 할인율을 감수한 것"이라고 전했다.

◇오너 다수 공동 담보대출 실행

대기업 오너의 지갑 사정을 걱정하는 사람은 드물다. 두산 오너들의 블록딜에 업계의 이목이 쏠렸던 이유도 이에 기인한다. 적지 않은 지분을 팔아치워야만 했던 두산 오너들의 상환 의무는 어느 정도였을까.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두산퓨얼셀의 주식등의대량보유상황보고서-제2부의 2 '보유주식등에 관한 계약'에는 두산퓨얼셀 주주들이 두산퓨얼셀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고 일으킨 대출 내역들이 나열돼있다.

대출 종류는 여러가지지만 크게 세 가지 종류로 나뉜다. △채무자와 담보 제공자가 같은 경우 △채무자와 담보 제공자가 같지만 대상이 개인이 아닌 법인(㈜두산)인 경우 △채무자와 담보 제공자가 다른 경우다.


공시에 따르면 박정원 회장 외 다수의 두산그룹 오너 일가 개인들은 KB증권·삼성증권·하나금융투자에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고 대출을 일으켰다. 계약기간들이 모두 올해 11월 말로 설정된 것을 봤을 때 상환기간이 임박했음을 유추할 수 있다.

오너 일가 개인들이 일으킨 대출 금액은 95억원이었다. 박정원 회장의 경우 KB증권에서 6700만원, 삼성증권에서 1억원, 하나금융투자에서 15억5500만원의 대출을 받았다. 박지원 회장은 삼성증권에서 1억원, 하나금융투자에서 10억4700만원의 대출을 받았다.

두 번째 경우(채무자와 담보 제공자가 같지만 대상이 개인이 아닌 법인(㈜두산)인 경우)는 두산 오너 일가 개인이 아닌 ㈜두산이 갚아야 할 돈이기 때문에 이번 블록딜 배경과는 무관하다.

세 번째 경우(채무자와 담보 제공자가 다른 경우)는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우선 두산중공업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으로부터 3조원을 대출받고 박정원 회장과 박지원 회장이 두산퓨얼셀의 지분을 담보로 제공했다. 이 부분 역시 블록딜 배경과 무관하다.

눈 여겨볼 대출 건은 채무자가 '특수관계인'이고 담보 제공자가 두산그룹 오너 일가 개인이 아닌 공동인 경우(3건)다. 각각 우리은행으로부터 1717억원을, 하나은행에서 2341억원을, 한국증권금융에서 622억원의 대출을 일으켰다. 이는 두산 오너들 다수가 공동의 담보를 제공하며 대출을 일으킨 경우다. 또 질권 설정 해지를 위해 블록딜을 일으켰던 직접적인 이유라고도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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