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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CB 프리즘]'관리종목 위기' 유테크, 개인투자자 베팅 '잭팟'펀더멘탈 불확실성 여전, 연내 흑자 전환 실패 시 상폐 우려도

방글아 기자공개 2020-10-19 08:12:57

[편집자주]

전환사채(CB)는 야누스와 같다. 주식과 채권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지배구조와 재무구조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B 발행 기업들이 시장에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고 이유다. 주가가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더 큰 경영 변수가 된다.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서 변화에 직면한 기업들을 살펴보고, 그 파급 효과와 후폭풍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10월 15일 15: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관리종목 지정 위기에 처한 '유테크'의 전환사채(CB)에 베팅한 개인 투자자들이 잭팟을 터뜨리고 있다. 부실 상황은 여전하지만 코로나19 회복 국면에서 주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최대 5배 이상의 차익실현 기회를 얻었다.

역대 최저 수준의 주가로 풋옵션 청구가 줄을 잇던 지난해와 상반된 분위기다. 'CB 돌려막기'까지 감행해야 했던 유테크는 덕분에 유동성 부담을 덜게 됐다. 상승장에서 기업과 투자자가 '윈윈'한 셈이다. 다만 현재 주가 수준에 걸맞은 펀더멘탈 개선은 뒷받침되지 않아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부터 유테크 CB 보유자들의 전환청구권 행사가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증시가 회복기로 접어든 4월부터 지난달까지 총 108억5100만원어치 6·7·8·10회차 CB가 전환돼 684만5858주가 신규 상장됐다. 책정된 전환가액과 현재 주가 수준을 감안할 때 이들은 원금 대비 1.7~5.2배에 이르는 평가이익을 본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지난해 5월 발행된 10회차 CB 보유자들의 차익이 상당할 전망이다. 이 잭팟의 기회는 최초 투자자가 아닌 재인수자로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10회차 CB를 처음 배정받은 랜드마크에셋매니지먼트 외 개인 투자자 2인은 이후 지속된 주가 하락 국면을 견디지 못하고 중도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10회차 CB는 유테크가 신주대금을 납입받지 못해 유상증자를 철회한 상황에서 발행됐다. 이로 인해 전환가액이 1238원으로 낮게 책정됐고 이후로도 오버행 물량이 쌓이면서 전환가가 1163원까지 떨어졌다. 4년 연속 영업 적자로 유테크가 관리종목에 편입될 위기에 놓인 가운데 이를 타개할 재원을 외부 조달에 의존해 투심이 바닥을 친 결과로 풀이된다.

유테크는 지난해 매출액 434억원, 영업적자 90억원을 기록했다. 유동자산은 321억원으로 유동부채(180억원) 대비 적지 않았지만, 버는 것 보다 나가는 돈이 많았다. 이자보상배율이 마이너스(-) 3.7%를 기록했으며, 당장 가용 가능한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도 130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전환 청구 시작일이 도래한 5월 반전을 맞았다. 코스닥 시장에 풍부하게 공급된 유동성으로 전자부품 업체인 유테크 주가도 상승세를 맞았기 때문이다. 이에 10회차 CB 재인수자들은 차례로 전환에 나섰다. 현재까지 총 25억원 규모로 발행된 CB 중 18억5000만원 어치의 전환청구권이 행사됐다. 현재 주가를 놓고 볼 때 최대 70억원 이상의 평가 차익이 추산된다.

10회차 CB 다음으로 투자자에 유리한 조건이 부여됐던 8회차 CB도 차익 극대화의 기회가 재인수자 몫으로 돌아갔다. 2018년 4월 전환가액 1850원에 50억원 규모로 발행된 이 CB는 당초 유테크의 전 최대주주 에이블서비스가 투자했지만 2년 3개월만에 주당 2217원에 전량 처분했다. 에이블서비스는 14억여원의 차익을 현금화한 것으로 파악된다.

적잖은 규모지만 재인수자들과 비교하면 아쉬운 수준이라는 평가다. 지난 7월 장외에서 8회차 CB를 사들인 투자업체 트러스트브릿지홀딩스와 개인 투자자 등 15인은 그 10배를 웃도는 187억원의 차익 기회를 얻은 것으로 추산된다. 전환가가 1216원까지 하락했던 8회차 CB를 매수한 7월 이후 급등장이 계속돼 곧장 전환에 나선 결과다.

조기 상환 청구가 이뤄졌던 6·7회차 CB에 뒤늦게 베팅한 개인 투자자들도 짧은 기간 내 2배 가까운 차익을 누리게 됐다. 2017년 9월 전환가액 5000원대에 최초 발행된 6·7회차를 지난 9월 3500원 안팎에서 사들인 개인투자자 11인이다.

다만 실적과 주가가 디커플링돼 있어 이 같은 잭팟 기회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유테크는 올해에도 적자가 계속돼 5년 연속 적자에 따른 상장폐지 리스크를 안고 있다.

실제 1600~2455원대 주가 흐름을 보이던 지난해와 비교해 실적은 개선되지 않은 상태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3% 감소한 225억원이며 여전히 영업적자를 내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이 여파로 유테크가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다. 총 96억원어치 6·7·9회차 CB에 풋옵션이 행사돼 'CB 돌려막기'를 해야 했다. 9회차 CB 자금 50억원 상환을 위해 8회차를 발행한 것이 대표적이다.

최대주주 심춘택씨도 CB를 안전한 채권 형태로 보유하고 있는 상태다. 심씨는 개인회사 대현에스티를 통해 유테크가 지난해 9월 전환가액 1834원에 발행한 총 50억원 규모 11·12회차 CB를 사들였다. 이들 CB는 지난달부터 전환청구권 행사 기간이 시작됐다.

그런데도 유테크는 현재 발행을 추진 중인 13회차 CB 납입이 기한에 맞춰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6월 전환가액 1993원의 60억원 규모 13회차 CB 발행을 결정했다.

유테크 관계자는 "최근 전환청구권을 행사해 차익을 얻고 있는 CB 채권자들은 최초 발행 대상자로부터 CB를 사들인 대부분 개인 투자자들"이라며 "이번 13회차 CB 납입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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