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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캥거루본드 성공적 데뷔 '투심 잡았다' [Deal Story]'레포 담보 인정·시장 호조' 호재…최초·최저 수식어 획득, 통화 다변화 성공

피혜림 기자공개 2020-10-19 08:27:39

이 기사는 2020년 10월 16일 15: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이 첫 캥거루본드(호주달러 채권) 조달에 나서 흥행 기록을 경신했다. 우리은행은 아시아 최초로 캥거루본드 시장에서 코로나19 대응 목적의 지속가능채권(Sustainablity bond)을 발행했다. 국내 시중은행 사상 최저 금리를 달성하는 쾌거도 이뤘다. 보수적인 호주 투심을 잡기 위해 비대면 로드쇼 등에서 공을 들인 결과다.

레포 담보물(repo eligibility) 인정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점 등이 투심을 뒷받침했다. 최근 호주 시장 내 선순위채 물량 감소로 캥거루본드에 대한 투자 수요가 늘어난 점도 호재였다. 우리은행은 호주 지점 성장에 대응해 발행 통화를 다변화한 것은 물론, 투자 저변 확대로 조달 안정성을 높이는 효과도 톡톡히 누리게 됐다.

◇우리은행, 호주달러 조달 물꼬…보수적 시장 잡았다

우리은행은 15일 4억 호주달러 규모의 캥거루본드 발행을 확정했다. 같은날 진행한 프라이싱에서 7억호주달러 이상의 주문을 확보한 결과다. 우리은행은 트랜치(tranche)를 3년물 고정금리부채권(FXD)과 변동금리부채권(FRN)으로 나눠 각각 1억 5000만 호주달러, 2억 5000만 호주달러씩 배정했다. 이번 딜은 MUFG증권과 노무라증권, 웨스트팩이 주관했다.

이번 딜로 우리은행은 호주달러 조달의 물꼬를 텄다. 우리은행은 2013년 국내 은행 최초로 호주 시장에 진출한 후 활발한 영업 활동을 이어왔다. 호주 지점 성장으로 호주달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자 캥거루본드 발행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호주 시장의 경우 기관들의 성향이 보수적인 탓에 진입이 쉽지 않은 곳으로 꼽힌다. 우리은행은 시장 특성을 고려해 비대면 IR 과정에서 기관들을 설득하는 데 주력했다. 컨퍼런스콜은 물론 이메일 등 각종 수단을 활용해 기관들과 접점을 쌓아나갔다.

특히 호주 시장에서 레포 담보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해 투심을 겨냥했다. 올 5월 호주중앙은행(RBA)이 밝힌 레포 담보물에 대한 적격 기준 완화 기류를 적극 활용한 것이다.

우리은행의 경우 기존 발행 채권이 없어 당장 담보물로 인정받을 순 없었다. 하지만 각종 법률 자문 등으로 가능성을 입증해 투자 매력도를 높였다. 호주 시장은 주요 투자층이 금융기관이기 떄문에 레포 담보로 거래될 수 있다는 점이 더욱 중요하다.

풍부한 유동성과 견고한 대외 인지도도 플러스 요소였다. 최근 호주 역내 기관들의 선순위채 발행량이 줄어들자 투심이 캥거루본드로 이동했다. 호주 기관들의 참여와 더불어 아시아 시장 내 우리은행의 탄탄한 위상도 한몫했다. 캥거루본드의 경우 통상적으로 전체 물량의 70~80%를 아시아 기관이 가져간다.

◇흥행 기록 경신, 조달 확대 예고…ESG 트렌드 동참

우리은행의 조달 합류로 호주달러 시장 내 한국물 위상은 더욱 견고해진 모습이다. 우리은행은 이번 딜로 국내 시중은행으로는 최저 금리를 달성했다. 우리은행의 이번 발행 금리는 호주달러 3개월 스왑금리(BBSW·Bank Bill Swap Rate)에 72bp를 더한 수준으로, 이에 따른 고정금리부채권 쿠폰(coupon) 금리는 0.839%다.

해당 스프레드는 지난달 발행한 한국도로공사(Aa2)와 동일한 수준이다. 무디스 기준 우리은행(A1)과 한국도로공사의 신용등급이 2노치(notch) 차이난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성과다.

당초 우리은행은 호주달러 3개월 스왑금리(BBSW·Bank Bill Swap Rate)에 80bp를 더해 금리를 제시했다. 14일 진행한 투자수요 확인 과정(IOI·Indication of Interest)과 15일 프라이싱에서 해당 수준 내놨으나 투심에 힘입어 72bp까지 낮출 수 있었다.

지속가능채권으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트렌드에 발을 맞춘 점도 눈에 띈다. 우리은행은 조달 자금을 코로나19발 피해기업 지원 등에 사용키로 해 일종의 코로나채권 요건도 갖췄다. 아시아 기관 중 캥거루본드 시장에서 코로나19 대응 목적의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한 건 우리은행이 처음이다.

우리은행은 이번 발행을 시작으로 꾸준히 호주달러를 조달할 전망이다. 지난달 캥거루본드와 양도성예금증서(CD) 통합 발행 프로그램을 설정한 상태다. 한국 본사와 시드니지점을 발행사에 포함해 호주 자산 성장에 대비했다. 호주달러 자금 수요에 대응하는 것은 물론 투자 저변 확대를 통한 조달 안정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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