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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산업의 코디네이터 전술 [thebell note]

김형락 기자공개 2020-10-22 07:33:21

이 기사는 2020년 10월 20일 07:4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요즘 다양한 직군에서 코디네이터가 활약하고 있다. 익숙한 건 패션 코디네이터인 스타일리스트다. 치과에 가도 의사 대신 병원 코디네이터가 환자 상담을 진행한다. 지난해 종영한 드라마 SKY(스카이)캐슬은 입시 코디네이터 이야기를 다뤘다.

분야는 다르지만 코디네이터가 맡은 역할은 일맥상통한다. 짜임새 있는 계획 세우기부터 시작해 조직 안팎의 의견을 조율하고 의뢰인이나 구성원들의 활동 전반을 관리하는 조력자다.

올해 동(구리)판 제조기업 이구산업 운전대를 잡은 안월환 대표이사도 스스로를 '코디네이터'라고 칭한다. 경영철학을 묻는 질문에 안 대표가 선뜻 내놓은 답변이다.

"밖에서는 영업 거래처·원자재 공급처와 이구산업을 연결하고 안에서는 전체 직원 업무를 조정하는 코디네이터가 제 역할입니다. 무엇보다 직원들이 수요처 요구에 잘 대응할 수 있도록 조직을 꾸려가고 있습니다."

회사 전반을 두루 살펴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리더가 되겠다는 다짐이다. 코디네이터(coordinator)가 담고 있는 본래 뜻인 '조정자'에 가까운 해석이다.

안 대표는 이구산업 제2의 도약을 만드는 중책을 짊어졌다. 지난 3월 2세 경영을 이끌었던 장인 손인국 이구산업 회장에게서 3세 경영 바톤을 넘겨 받았다.

그동안 손 회장이 보여준 리더십은 '모험가'에 가까웠다. 회사가 나아갈 방향을 먼저 제시하고 때로는 도전도 감행했다. 성장 내실 다지기가 필요한 시점에 이구산업은 코디네이터 리더십으로 무장했다. 손 회장은 미래를 내다 본 투자로 덩치를 키웠다. 그 뒤를 이은 안 대표는 성장 과실을 안정적인 수익성으로 연결하는 과제를 풀어야 한다.

최근 3년 이구산업 수익성은 들쑥날쑥하다. 원자재인 구리 가격 등락에 따라 영업이익률이 0~6% 사이를 오르내렸다. 운전자본에 차입금을 투입하면서 발생하는 이자비용도 40억원 안팎으로 적지 않다.

성장통을 극복하기 위해 안 대표가 찾은 처방전은 전기차 부품 소재 매출 확대다. 전기차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자동차 산업 지형 변화에서 기회를 포착했다. 소재시장 변화에 대응하는 능력을 기르는 체질개선 작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

올해 대표 취임 뒤 가장 변화로 '소통'을 꼽았다. 안 대표는 직원들의 목소리를 경영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거래처를 수시로 왕래하는 영업사원의 의견에 산업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힌트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코디네이터를 자처하는 안 대표의 리더십에서 단기 성과에 연연하기보다 꾸준히 이익을 낼 수 있는 토양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안 대표는 이구산업을 사명에 걸맞는 회사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앞 두 글자 한자 뜻은 이로울 이(利)와 오래 구(久)다. 이익이 영원한 기업이 되겠다는 의미다. 올해 리더십 교체가 50년 넘게 구리 가공 외길을 걸어온 이구산업의 명성을 한 단계 높이는 전술이 되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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