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조선해양 인수전에 조선기자재 SI 등판할까 밸류체인 확보해 시너지…성동·대선 사례 회자
최익환 기자공개 2020-10-23 08:00:51
이 기사는 2020년 10월 21일 13:1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진행되는 국내 중형조선사 인수전에 연이어 조선기자재업체들이 뛰어들고 있다. 이들은 본업에서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밸류체인을 확보해 기존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추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부수적으로 얻을 수 있는 조선소 부지에 대한 개발이익 역시 이들 전략적투자자(SI)들을 끌어들이고 있다는 평가다.21일 구조조정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이 매각을 추진하는 STX조선해양의 원매자로 KHI인베스트먼트와 연합자산관리(유암코) 컨소시엄이 나섰다. 이들은 예비적 우선매수권자(스토킹호스) 자격을 얻어 STX조선해양의 인수를 추진할 계획으로 조만간 MOU 체결 등 거래작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회생절차를 통해 매각이 진행된 성동조선해양의 경우 HSG중공업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큐리어스파트너스와 LK투자파트너스를 재무적투자자(FI)로 영입해 인수를 마무리지었고, 수출입은행이 매각작업을 진행 중인 대선조선의 경우 부산지역 기업인 동일철강이 현대자산운용과 지역기업 등 투자자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우선협상단계에 이르렀다.
STX조선해양의 경우 현재 스토킹호스로 나선 KHI와 유암코를 모두 재무적투자자(FI) 성격으로 바라봐야한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KHI 측이 최근 조선기자재업체 케이프에 대한 경영권 확보에 나섰지만 아직 계열사로 기자재업체를 두고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업계는 앞서 진행된 성동조선해양과 대선조선의 인수전과 유사한 조선기자재업체들의 컨소시엄 참여 가능성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HSG중공업의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LNG선 펌프타워 점유율이 1위인 업체이고, 동일철강 역시 자회사 화인베스틸을 통해 조선용 형강을 생산하고 있다. 이들은 각자 FI를 컨소시엄 구성원으로 끌어들여 중형 조선사의 인수를 추진한 바 있다. STX조선해양의 경우도 스토킹호스 방식의 입찰이기때문에 언제든 새로운 원매자가 나타날 공산이 남아있다.
구조조정 업계 관계자는 “조선업과 연관된 기자재업체들의 경우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경영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SI 성격의 투자자”라며 “이들의 부족한 자금력을 보완해줄 FI와의 합종연횡 역시 활발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선 기자재업을 영위하는 이들 SI의 경우 기자재에서 선박 신조에 이르는 포트폴리오를 모두 확보해 밸류체인을 통한 시너지를 노리고 있다는 평가다. 국내에서는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의 합병으로 인해 다소간의 거래처 조정 등이 유력한 상황에서, 자체적인 조선소를 보유해 신조선에 대한 기자재 판로 확보를 진행하려 한다는 것이다.
한국을 포함해 중국과 일본 모두에는 경쟁력이 높은 기자재 업체들이 다수 발달해있다는 점에서 수출 역시 녹록치 않은 상황이라는 평가다. 최근에는 중국 기자재 업체들의 급부상으로 인해 그나마 수출창구로 삼아왔던 중국시장에서도 국내 기자재 업체들의 점유율이 조금씩 떨어지고 있다는 게 조선업계 관계자들의 우려다.
향후 LNG추진선과 수리조선으로 조선업 자체의 트렌드가 변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이들 SI는 중형 조선소를 사전에 확보해 이들 트렌드에 대비하려는 성격의 투자를 시도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성동조선해양의 경우 HSG중공업과 큐리어스파트너스 등 투자사들은 수리조선소로의 전환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신조선 수요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과거와 같이 급격한 회복세를 보이기는 다소 힘들 것으로 본다”며 “대신 환경규제 강화로 추진기관 교체 등 선박수리 수요가 다수 존재하는 상황에서 기자재업체들의 조선소 투자는 합리적인 매출처 확보 방안”이라고 말했다.
이와 동시에 기존 조선소 부지의 개발 및 활용 가능성도 이들 SI를 끌어들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선조선의 경우 이미 영도조선소의 기능을 다대포조선소로 이전하는 계획을 세워놓은 상황으로 부산광역시의 영도 지역 개발계획에 따라 부지 활용 가능성이 점쳐지는 상황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조선소 부지는 바닷가에 인접한 넓은 부지라는 개발의 최적 요소를 다 가지고 있다”며 “주택용지만이 아니라 물류창고나 리조트 개발 등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당장은 개발이 안되더라도 부지를 노리는 곳은 많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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