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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스틴베스트, LG화학 분할 왜 홀로 반대했나 [스튜어드십코드 발동]일반주주 주식매각권 '박탈' 지적, "물적분할보다 인적분할 투자자에게 유리"

김진현 기자공개 2020-10-23 07:56:30

이 기사는 2020년 10월 22일 08: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의결권 자문사 서스틴베스트가 LG화학 전지사업부문 물적분할에 반대 의견을 권고했다. 국내외 주요 의결권 자문사 가운데 유일하게 반대 의견을 표하며 인적분할 대신 물적분할 방식이 지배주주에 유리하다고 결론냈다.

◇LG에너지솔루션 지분 매각 권한 '독점' 문제 도마위

그간 LG화학 분사 논의는 기존 주주의 주주가치 훼손 및 지분율 희석에 초점이 맞춰져왔다. 앞서 LG화학 전지사업부문 물적분할에 찬성했던 의결권자문사들 역시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이 주주가치 훼손을 해결할 만한 근거가 된다고 판단했다.

반면 서스틴베스트는 분할 신설회사 지분 처분권을 지배주주인 LG화학이 독점하는 게 더 큰 문제라고 판단했다. 개인투자자가 직접 의사결정을 통해 주식을 처분한 뒤 차익을 거둘 수 있는 가능성이 차단됐다고 본 것이다.

서스틴베스트는 물적분할시 지배주주인 LG화학이 종속 신설법인인 LG에너지솔루션(가칭) 지분 처분 권한을 독점하게 되는 점을 문제 삼았다. 물적분할시 지배주주가 LG에너지 솔루션 주식을 처분해 프리미엄을 수취할 수 있는 구조가 된다.

현재 LG화학 주주들이 신설법인의 주식을 나눠가지는 인적분할 방식과 달리 물적분할은 지배주주 결정에 의해 주식 처분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물적분할 뒤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 구주 매각을 진행한다면 주식 거래를 통해 이익을 편취할 수 있게 된다.

업계에서는 구주매출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건 LG에너지솔루션 성장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LG화학이 매각한 LG에너지솔루션 구주 차익은 LG화학의 자산이므로 LG에너지솔루션을 위해 활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만일 해당 자금을 LG에너지솔루션을 위해 사용할 경우 계열사 부당지원 이슈가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화학이 구주매출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면 기존 LG화학 사업부문 가운데 여타 사업부문을 키우기 위한 자금이 될 가능성이 높다"라며 "LG화학이 밝힌대로 전지사업부문 성장을 위한 결정이라면 유상증자나 기업공개(IPO)만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주간 분할방식 '이해상충' 문제 제기…논란 재점화 가능성

서스틴베스트는 물적분할 시 소수 주주인 일반주주가 분할신설회사에 대한 경영활동 통제 수단을 잃게 되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물적분할 시 해당 자회사의 주주는 기존 LG화학 주주가 아니기 때문이다.

전지사업부문 성장 가능성을 보고 LG화학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경영활동에 대해 의견을 행사할 수 있는 창구가 막히는 셈이다. 지배주주가 분할신설회사를 사익편취 수단으로 활용하더라도 일반주주가 이를 막을 방법이 제한된다고 지적했다.

또 일반주주는 LG화학을 통해 LG에너지솔루션 경영 성과에 대한 배당금을 수취할 수밖에 없다. LG화학이 여타 사업 부진을 이유로 배당 정책에 급격한 변화를 주더라도 일반주주는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반면 인적분할 방식은 지배주주의 지배권 상실 위험이 있기 때문에 지배주주측에 불리한 면이 있다. 서스틴베스트는 물적분할은 지배주주에 유리하고 인적분할은 일반주주에게 유리하기 때문에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했다고 봤다.

지배주주와 일반주주간 이해상충 문제를 제기하면서 LG화학 물적분할을 둘러싸고 분할 방식에 대한 논란이 재점화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앞서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 분할·합병', '삼광글라스-군장에너지-이테크건설 분할·합병' 등에서도 지배주주와 피지배주주간 이해상충 문제가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한편 서스틴베스트의 반대로 오는 30일로 예고된 임시주주총회 전 찬반 의견이 더욱 격렬히 격돌할 것으로 보인다. 서스틴베스트가 국내 의결권 자문사 가운데 차지하는 점유율은 낮지만 반대 의견을 근거로 개인투자자의 반대 움직임이 거세질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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