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물산기업, 에이치엔티 이사진 교체 '재무라인 배치' [오너십 시프트]②CFO 출신 김도훈 총괄사장, 자율주행 사업 관장 김소원 TYM ICT 대표 등 합류
김형락 기자공개 2020-10-29 08:00:56
[편집자주]
기업에게 변화는 숙명이다. 성장을 위해, 때로는 생존을 위해 변신을 시도한다. 오너십 역시 절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보다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거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물론 파장도 크다. 시장이 경영권 거래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다. 경영권 이동이 만들어낸 파생 변수와 핵심 전략, 거래에 내재된 본질을 더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10월 27일 07:3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농기계 제조업체 '동양물산기업'이 코스닥 상장사 '에이치엔티' 경영권을 인수한 뒤 회계 리스크 해소에 주력하고 있다. 동양물산기업 출신 재무·회계 인력을 중심으로 에이치엔티 이사진을 새로 꾸렸다. 자율주행 농기계 개발 담당 임원으로 합류한 김소원 TYM ICT 대표이사 역할도 주목된다. 김 대표는 김희용 동양물산기업 회장 딸이다.27일 업계에 따르면 에이이치엔티는 지난 22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김도훈 동양물산기업 총괄사장 등 사내이사 5명, 사외이사 2명, 감사 2명을 신규 선임했다. 126억원을 들여 에이치엔티 경영권을 취득한 동양물산기업에서 재무, 회계 인력을 내려보냈다.
동양물산기업은 에이치엔티 이사진을 회계 리스크를 해소할 적임자로 구성했다. 김 총괄사장을 비롯해 △동양물산기업 재무팀장 출신 고민용 KAM홀딩스 사내이사 △동양물산기업 회계팀에서 일했던 이종욱 동양물산기업 기획팀장이 에이치엔티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주용 동양물산기업 회계팀장은 에이치엔티 비상근 감사로 선임됐다.

김 총괄사장이 에이치엔티 신임 대표이사를 맡아 인수·합병(M&A) 후속 절차를 이끈다. 김 총괄사장은 지난 2월부터 8월까지 동양물산기업 CFO(최고재무책임자)를 지낸 재무통이다. 2012년부터 지난 2월까지 동양물산기업에서 고문으로 일하며, 재무 컨설팅 용역도 제공했다. 지난 9월부터 동양물산기업 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시급한 과제는 에이치엔티 감사의견 정상화다. 에이치엔티는 지난 3월 2019 회계연도 감사의견 거절을 공시(상장폐지 사유)한 뒤 거래정지 상태다. 감사인인 삼정회계법인은 에이치엔티 종속기업과 관계기업, 투자주식 등에 대한 평가 적정성과 회계처리 적정성을 판단할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을 의견거절 근거로 들었다. 내부통제 미비로 부외부채 존재 가능성, 우발채무·약정사항과 관련한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도 확보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우발채무 문제도 풀어야 한다. 에이치엔티는 전환사채(CB)를 인수한 사채권자들이 진 부채에 담보를 제공하고 있다. 1회차, 2회차 CB 인수자인 제이엔에스컨소시엄과 셀로스투자조합은 CB를 담보로 라이브저축은행에서 각각 50억원씩 대출을 받았다. 지난 3월 감사의견 거절로 CB 기한이익이 상실되자, 라이브저축은행은 에이치엔티를 대상으로 채무자 대출에 대한 담보 제공을 요청했다. 에이치엔티는 CB 조기상환 청구를 방어하기 위해 △HNT VINA STOCK COMPANY 출자지분 48.95% △켈비던글로벌엠엔에이펀드제일호 사모투자합자회사 출자지분 57.1% △휴림로봇 주식 542만8881주를 담보로 제공했다.
에이치엔티는 지난 5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해둔 상태다. 경영 정상화와 계속기업으로서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서다. 채권자 사전 동의를 거쳐 P플랜(회생절차 개시 전 채무자와 채권자가 협의해 사전계획안을 제출하는 것) 회생절차를 포함했다.
동양물산기업 관계자는 "현재 에이치엔티 사업 방향 정비보다 내실 다지기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재무·회계·기획 담당 임원과 팀장급 인력을 이사진으로 배치했다"며 "지금 재감사 준비단계로 P플랜에 들어갔고, 거래 재개에 대한 실사도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에이치엔티 CB 사채권자 담보제공 사안은 동양물산기업이 미상환 CB(1회차 CB 50억원, 2회차 CB 50억원)를 확보해 전환하거나, 재매각하는 방향으로 해결하겠다"고 덧붙였다.
자율주행 농기계 개발사업을 관장하는 김소원 TYM ICT 대표이사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TYM ICT는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담당하는 동양물산기업 자회사다. 동양물산기업은 지난 7월 중앙연구소에서 자율주행 선행기술을 개발하던 팀을 자회사 TYM ICT로 독립시켰다. 동양물산기업은 설립 자본금 8억원 중 약 5억원 출자해 지분율 60%를 보유하고 있다.
동양물산기업에서 홍보담당 임원을 지낸 김 대표가 TYM ICT 대표에 올라 자율주행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김 대표는 2005년 동양물산기업 금속영업팀 사원으로 입사해 해외영업팀·영업관리팀·문화사업팀을 거쳐, 문화사업부 홍보담당 이사(2014년 4월~2019년 10월)로 일했다. 2019년 11월부터는 동양물산기업 IR(기업설명) 총괄책임자를 지냈다.
동양물산기업 관계자는 "김 대표가 자율주행 사업을 관장하려고 에이치엔티 이사진으로 들어갔다"며 "자율주행 사업을 어떻게 확장하고, 편입할지는 향후 에이치엔티가 확보하는 자율주행 기술 내용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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