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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 공시목적과 다른 1000억 어디 쓸까 명목상 자회사 지원, 실 사용처는 '미정'… 단기금융상품 운용 예정

박규석 기자공개 2020-11-02 09:13:32

이 기사는 2020년 10월 28일 14: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외국인 카지노를 운영하는 파라다이스가 파라다이스세가사미의 자산유동화를 지원한다는 목적을 내걸고 외부 자금 조달에 성공했지만 속내는 달랐다. 오히려 자체 현금 곳간을 채우는 게 선결 과제였던 셈이다.

파라다이스는 최근 1000억원의 공모채를 발행했다. 인천에서 복합리조트인 파라다이스시티를 통해 외국인 카지노와 리조트 사업 등을 전개 중인 파라다이스세가사미를 지원하기 위해서였다. 1000억원 중 KDB산업은행이 700억원을 인수했고 SK증권이 200억원, 미래에셋대우가 100억원을 인수했다.

앞서 파라다이스는 조달된 자금을 내달 중 파라다이스세가사미 ‘파라다이스영종제오차 유동화증권’ 인수에 전액을 사용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하지만 실제 자금 사용계획은 증권발행실적 보고서 등에 기재된 내용과 달랐다.

현재 조달금 1000억원에 대한 정확한 사용처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파라다이스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이하 코로나19) 여파로 파라다이스세가사미의 손실이 컸고 향후 이를 지원할 가능성이 있어 사용 목적에 올렸을 뿐 실제 자금 집행 계획은 미정이라는 입장이다. 공모채 모집 당시 파라다이스영종제오차 유동화증권의 매입 시기는 11월 중이었지만 이 역시 확실하지 않았다.


파라다이스 관계자는 “현재 조달금 1000억원에 대한 정확한 사용처가 정해진 것은 아니다”라며 “코로나19 장기화로 파라다이스세가사미 쪽의 손실이 크다 보니 장기적인 관점에서 미래 리스크에 대비를 위해 유동화증권 인수를 기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계열사 지원을 위해 모집한 자금은 파라다이스의 곳간에 고스란히 쌓이게 됐다. 조달된 1000억원은 사용예정일까지 특정금전신탁과 머니마켓펀드(MMF) 등 금융기관 단기 금융상품으로 운용될 예정인 만큼 파라다이스세가사미 뿐만 아니라 파라다이스 자체 운용자금으로 사용해도 무관한 상황이다.

현재 파라다이스의 경영 상황이 코로나19 악재의 영향으로 어렵다는 점을 고려할 때 관련 자금 중 일부가 다른 목적으로 사용돼도 어색하지 않다. 실제 파라다이스의 올 상반기 개별 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1% 감소한 1166억원이다.

같은 기간 각각 93억원의 영업손실과 77억원의 순손실을 내기도 했다. 순차입금 역시 1년 새 248%나 증가한 2604억원을 기록했다. 현금을 늘렸지만 전년 동기 대비 100% 늘어난 차입금을 방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코로나19에 따른 외국인 입국 자 수 감소 등의 영향이 실적 부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올해 코로나19 발생 이후 전 세계 교류가 급격하게 위축되면서 국내 외국인 입국자수는 7월까지 220만 명에 불과했다. 지난해 말 대비 87% 감소한 수치로 외국인 대상 카지노 사업과 호텔업을 영위하는 파라다이스에는 직격탄이 됐다.

파라다이스 관계자는 “이번에 진행한 자금 조달은 차환 등의 사용 목적 보다는 향후 유동성 확보를 위해서 저금리 상황을 활용한 선제적 대응”이라며 “코로나19가 종식되면 정상 영업을 통한 리스크 해소 가능성도 있는 만큼 향후 필요시 관련 자금을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파라다이스는 2012년 일본의 세가사미홀딩스와 합작투자계약을 통해 파라다이스세가사미를 설립했다. 현재 파라다이스세가사미의 지분은 파라다이스와 세가사미홀딩스가 각각 55%와 45%씩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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