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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깔아놨던 LG화학, 전지사업부 분사 막전막후 분할 발표 1주일 전 실무진 선발 완료, 트윈타워 떠나 파크원에 둥지

박기수 기자공개 2020-11-02 08:16:31

이 기사는 2020년 10월 30일 11:3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9월 16일. LG화학이 전지사업부 물적 분할 계획을 발표한 날이다. 기존 계획대로라면 분사는 이미 진행되고도 남아야 했다. 그러나 코로나19와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사건 등 큰 악재들을 수습하는 게 먼저였다.

철회가 아닌 연기였기 때문에 물밑에서의 '판 짜기' 작업은 계속됐다. LG화학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이미 9월 물적 분할안 발표 1주일 전 내부에서는 신설된 전지사업부로 옮길 실무 인원 선발에 대한 절차를 끝냈다. 서류와 면접 전형 등 경력 이직 절차와 별 다를게 없는 과정이었다.

경쟁률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내심 신설 배터리 법인으로 적을 옮기고 싶다는 분위기가 사내에서 조성됐다고 전해진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전망은 말할 것도 없고 LG그룹 역시 전지사업에 거는 기대가 매우 컸기 때문에 내부 임직원들의 심리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인적 분할과 물적 분할 중 고민하던 LG그룹은 결국 물적 분할을 선택했다. 기존 주주들의 불만이 터져나올 것을 알면서도 지배구조상 물적 분할로 얻는 이득이 더 컸다고 판단한 셈이다. 실제 인적 분할을 단행할 경우 LG그룹은 신설 법인의 지분 30.09%밖에 취득하지 못한다. 분할 법인을 100% 자회사로 삼는 물적 분할과 비교했을 때 LG의 파이가 그만큼 작아지는 셈이었다.

글로벌 자문사들이 잇따라 물적 분할안을 찬성하면서 분할은 무난히 마무리되는 듯 했다. 그러나 주총을 앞둔 2일 전, 지분 10.28%를 보유하고 있던 2대 주주 국민연금이 반대 의견을 던지면서 분위기는 묘하게 흘러갔다.

국민연금의 반대 의견을 두고 LG화학 내부에서도 큰 의미 없는 '반대를 위한 반대'라는 시선이 짙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2대 주주의 반대라는 점과 물적 분할에 불만을 갖는 소액주주들이 적지 않았던 탓에 '설마' 하는 시선도 존재했다고 전해진다.

30일 열린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결국 전지사업부의 분할은 무난히 확정됐다. 주주총회 참석률은 77.5%, 이중 찬성률은 82.3%이었다. 법인명은 가칭 LG에너지솔루션이다. 12월 1일 출범하지만 이동이 확정된 임직원들은 미리 11월 중순경부터 신설될 법인으로 이동해 제반 작업을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대한 LG화학의 색채를 지운다는 후문이다. 트윈타워에서 벗어나 파크원 타워에 둥지를 트는 것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이제 LG에너지솔루션은 실무를 제외한 스태프 조직의 이동과 임원 인사 발표만을 앞두고 있다. 임원 인사는 이르면 내주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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