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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례 만료 바이오텍 점검]애니젠, CMO 사업으로 자본금 채우기 총력④세전 손실 감소 추세 긍정적, 지연된 신약개발 '주목'

심아란 기자공개 2020-11-09 07:30:48

[편집자주]

기술특례제도는 벤처기업의 코스닥 입성 문턱을 낮춰준 제도다. 기술력은 있지만 매출은 더디게 나오는 바이오 기업들이 주로 활용했다. 거래소는 상장 후 3년간 사후 관리도 면제해준다. 특례 기간이 끝난 바이오 기업들의 현 주소는 어떨까. 특례를 받는 기간 동안 제대로 실적을 내지 못한 기업이 대다수다. 적자가 지속되는 탓에 자본을 제대로 확충하지 못하면 관리종목 진입도 불가피하다. 더벨은 특례 기간이 경과한 바이오테크의 현주소와 미래를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1월 04일 07: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3~4년 전 기술특례로 상장한 기업들은 자본금 확충 고민에 빠졌다. 자본금 규정에 대한 유예 기간이 3년만료로 끝났는데 그 동안 마땅한 실적 확보에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기술 개발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바이오텍들의 공통적인 문제다.

기술 개발과 함께 별도의 실적 확보에 나선 곳들은 이같은 고민에서 자유롭다. 펩타이드 소재 제조사인 애니젠도 여유로운 재무 전략이 가능한 곳 중 하나다.

애니젠은 지난해 자본금 대비 세전 손실 비율이 44%를 기록했지만 아직 자본 확충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위탁생산(CMO) 사업의 성장세에 따라 실적 호조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2000년 김재일 대표이사는 애니젠을 창업한 이후 펩타이드 생산 역량 확보에 주력했다. 국내외에서 펩타이드 소재 제조사로 인지도를 높여 캐시카우를 마련하고 이를 통해 펩타이드 기반 혁신신약을 개발하는 사업 모델을 그렸다.

애니젠은 설립 10년 만에 국내 최초로 전남 장성에 펩타이드 원료의약품 GMP 공장을 구축해 △펩타이드 의약소재 △임상용 펩타이드 소재 △연구·화장품용 펩타이드 소재 등 CMO 사업을 펼쳐왔다.


올해 상반기까지 매출액은 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 성장했다. 충북 오송에서 GMP 제2공장을 가동한 효과를 톡톡히 봤다.

덕분에 6월까지 누적된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이하 법차손)은 16억원이다. 전년 동기(31억원) 대비 절반 가까이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자본금 대비 법차손 비율은 12%를 기록 중이다. 애니젠은 지난해 말 66억원의 법차손을 기록했는데 이는 자본금(150억원)의 44%에 달하는 규모였다.

자기자본 대비 법차손 비율이 50%를 넘으면 관리종목 지정 위험이 시작된다. 애니젠은 2016년 기술특례제도로 코스닥에 입성해 작년부터 법차손 관련 유예 기간이 만료된 상태다.

애니젠의 세전 손실 규모는 감소 추세지만 여전히 적자인 탓에 자본금 역시 함께 줄어들고 있다. 상반기 자기자본 규모는 134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37% 감소했다.



물론 애니젠도 자본 상황에 여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 2년 전 발행했던 150억원어치 전환사채(CB)의 풋옵션이 내년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CB의 전환가는 1만5000원대로 리픽싱 한도를 채웠다. CB 전환가가 주가보다 10% 가량 비싼 상황이라 풋옵션 행사의 유인이 높다. 현재 애니젠 주가는 1만4200원(3일 종가기준) 수준이다.

CB에 대해 전환이 이뤄지지 않고 풋옵션이 행사될 경우 자금 소요가 커진다. 애니젠은 신약개발에도 도전하고 있어 자금 수요는 지속될 전망이다.

6월 말 애니젠의 현금성자산은 72억원이다. 팬젠(206억원), 안트로젠(466억원), 신라젠(441억원), 퓨쳐켐(150억원) 등 비슷한 시기에 상장한 바이오텍들에 비해서도 적은 규모다.

애니젠 관계자는 "올해 오송 공장을 가동하며 CMO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라며 "당분간 자본 확충 계획은 없고 CB의 만기도 3년 후인만큼 투자자도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애니젠은 현재 화학합성 신약 파이프라인 세 가지를 보유 중이다. 유방암 치료제(AGM-130)는 2년 전 임상 1상을 마쳤지만 이후 진전은 없는 상황이다. 제2형 당뇨병 치료제(AGM-212)와 신경병증성 통증 치료제(AGM-251)는 수년째 전임상 단계에 있다.

앞선 관계자는 "추후에 임상 계획은 있지만 아직 정확한 일정을 정하진 않았다"라며 "일정이 지체되긴 했지만 최근에 7가지 후보물질의 기술이전을 완료한 만큼 신약개발은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7월에 애니젠은 광주과학기술원과 공동명의로 출원한 7개 혁신신약 특허의 기술이전 계약을 완료했다. 후보물질은 △뉴클레오린 표적 신규 항암·항바이러스 치료용 펩타이드 운반체 △다제내성 슈퍼 박테리아 치료용 펩타이드 항생제 등이다.

추가적인 투자 유치는 다소 조심스럽게 접근할 것으로 보인다. 애니젠의 최대주주인 김 대표의 개인 지분율은 18.79%로 지배력은 양호한 편이다. 다만 특수관계인을 포함해도 19%로 경영 안정권에 속하는 수준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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