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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흑자' 대한항공, HIC로 빛바랬다 환율 안정에도 영업외손실 3700억, "HIC 자산가치 하락, 평가손실 반영"

유수진 기자공개 2020-11-09 11:38:24

이 기사는 2020년 11월 06일 13: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항공이 2분기 이어 3분기에도 영업이익을 냈지만 순적자를 면치 못했다. 영업이익보다 순이익 규모가 더 컸던 지난 2분기와 상반되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2분기와 3분기 모두 여객이 아닌 화물 운송에 집중하는 '동일한' 영업 전략을 펼쳤다.

3분기에 당기순손실이 난 건 3700억원 규모의 영업외손실 때문이다. 외화거래와 부채가 많은 항공업 특성상 영업외손실은 보통 이자비용이나 외화환산차손실에 의한 경우가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번엔 미국 LA에서 호텔사업을 하고 있는 100% 자회사 한진인터내셔널(HIC)의 자산가치 하락에 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한항공은 5일 3분기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매출 1조5508억원, 영업이익 7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여객 감소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항공사중 유일하게 2분기 연속 흑자를 냈다. 화물 공급 감소로 인한 운임 강세를 기회 삼아 화물기 가동율·탑재율 증대 및 연료비 절감 등 수익성 개선에 힘쓴 결과로 풀이된다.

<출처:대한항공 IR자료 발췌>

특히 3분기 실적은 '숫자'만 조금 다를 뿐 2분기와 상당히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전분기 대비 여객이 소폭 증가하긴 했으나 여전히 화물 운송 중심으로 매출을 내고 있다는 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연료소모량과 급유 단가 등도 비슷해 영업비용 규모도 별반 차이가 없었다.

눈에 띄게 다른 부분은 영업외손익이었다. 2분기에는 1334억원의 이익을 올려 법인세차감전순손익과 당기순손익 모두 플러스(+)였으나 3분기엔 정반대로 영업외손실이 발생했다. 그것도 3771억원으로 2분기와 비교했을 때 5000억원이나 차이가 났다. 영업활동을 통해 가까스로 이익을 내고도 순적자를 피하지 못한 원인이 바로 이 영업외손실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사업보고서 등에 따르면 영업외손익은 금융수익과 금융비용, 기타영업외수익, 기타영업외비용 등을 모두 합산한 값이다. 구체적으로는 △이자손익과 △파생상품평가·거래손익 △외화환산차손익 △유형자산처분손익 △매각예정자산처분손익 △금융자산평가손익 등이 포함된다.


통상 항공업은 외화 거래가 많아 환율 변동에 민감하고 항공기 리스 등으로 인한 부채비율이 높아 이자비용도 상당한 편이다. 영업외손실이 발생했을 때 환차와 이자를 먼저 들여다보는 이유다. 하지만 3분기의 경우 외화환산차이익 1342억원, 순이자비용 1015억원으로 둘을 합하면 플러스(+)330억원이다. 나머지 항목들에서 410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대한항공은 미국 자회사인 HIC의 자산가치 하락을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여파로 현지 호텔·부동산 사업이 전반적으로 부진에 빠지며 자산가치가 하락했고, 이를 평가손실로 반영했다는 의미다.

보유자산의 가치가 시장 가격의 급락 등으로 장부 가격보다 크게 떨어지는 경우 재무제표상 손상차손 반영이 가능하다. 특히 대한항공은 회계법인의 자문을 받아 해당 내용을 처리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한항공은 수개월 전부터 미국 현지 투자자와 접촉해 HIC 지분 일부 매각 등을 추진했으나 현지 호텔 비즈니스 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으며 최근 협의를 중단하기도 했다. 계획했던 브릿지론이 무산되며 HIC로부터 대여 자금을 상환받는 만기도 연장해줬다.

호텔영업과 오피스 임대로 돈을 버는 HIC는 2017년 윌셔그랜드센터 개관 이래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하고 있다. 높은 임대료로 사무실 공간 18개 층 가운데 10개 층 이상이 2년 넘게 공실로 비어있는 등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코로나19까지 겹치며 상황이 더 악화된 것으로 파악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미국의 호텔·부동산 사업 부진에 따른 HIC 자산가치 하락을 3분기 재무제표에 반영한 것"이라면서 "만약 해당 내용을 이번에 반영하지 않았으면 순손실이 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재무제표상의 손실일 뿐 코로나19가 끝나고 자산가치가 올라가면 다시 평가이익이 발생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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