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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맥스를 움직이는 사람들]ODM 글로벌 1위 도약시킨 이경수 회장의 용인술①책임·전문성 강조, 현장서 뛰는 고위임원…오너 2세에도 예외 없이 적용

전효점 기자공개 2020-11-16 07:35:04

[편집자주]

올해 창업 28주년을 맞는 코스맥스그룹은 2004년 중국 진출 이래 10년 만에 화장품ODM업계 글로벌 1위로 올라서면서 신화를 썼다. 최근에는 건강기능식품 ODM 신시장을 개척하면서 끊임없이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 올해 '2세 경영' 시대를 개막한 코스맥스그룹은 어떤 미래 청사진을 그리고 있을까. 완성된 그림의 각 퍼즐 조각을 담당하는 인물은 누구일까. 더벨이 K뷰티의 신화를 기록중인 코스맥스그룹의 리더십 면면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0년 11월 11일 07: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맥스그룹에는 부회장·부사장 직급을 단 임원들이 많다. 부회장, 부사장 직급을 달고 있어도 책상 뒤에서 그룹 사업 전반을 '경영'하는 역할보다는 해당 실무 영역의 전문가에 가깝다. 이경수 회장(사진)은 각 임원에게 명확한 영역을 구획함으로써 전문성을 발휘하게 하는 한편 책임 소재도 분명히 했다.

30년이 채 안되는 짧은 업력동안 코스맥스그룹이 세계 1위 ODM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배경은 바로 이 회장의 이같은 용인술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같은 경영 방식은 2세에 대해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장남에게 그룹 전체를 승계하는 대부분의 중견기업과는 달리 이 회장은 장·차남 두 아들에게 역할을 공평하게 부여했다.


장남 이병만 부사장과 차남 이병주 부사장은 경영수업 과정에서 각각 중국·미국 사업을 나눠 맡으며 지역적 전문성을 길렀다. 최근엔 구획이 약간 바뀌었다. 이 회장은 올초 장남에게는 코스맥스 대표이사 자리를, 차남에게는 코스맥스비티아이 대표이사직을 내렸다. 각각 화장품 사업,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책임지고 키워내라는 의미다.

코스맥스비티아이 관계자는 "대기업에 비해 큰 회사는 아니지만 부회장과 부사장 등 고위 임원들이 다수 포진하고 있다"면서 "중책을 부여한 것은 연구, 마케팅, 생산, 글로벌 등 화장품과 건기식 사업에서 각자 맡은 부문에서 책임을 다하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장남 이병만 코스맥스 대표이사 부사장, 차남 이병주 코스맥스비티아이 대표이사 부사장

◇BTI·코스맥스에 포진한 이경수의 남자들

올초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선임돼 사업지주회사인 코스맥스비티아이를 이끌고 있는 이완경 부회장은 원래 작년까지 코스맥스 감사 겸 사외이사를 맡던 인물이었다. 이경수 회장은 이 부회장이 사외이사 시절 보여준 기획 역량과 통찰력을 높이 사 지주사 수장으로 깜짝 발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스맥스비티아이 공동 부회장을 맡고 있는 문성기 부회장은 CJ개발 대표이사 부사장, CJ㈜ 회장실 사장까지 역임한 인물이다. 2008년 이경수 회장의 눈에 띄어 코스맥스그룹에 발을 들인 이래 동고동락하고 있다.

지주사에만 두 명의 부회장이 있지만 두 사람의 영역은 확고히 분리돼 있다. 이 부회장은 그룹의 화장품·건기식 사업의 국내외 로드맵을 짜는 기획 역할에 좀더 치중하고 있다. 반면 문 부회장은 자회사 코스맥스바이오 대표이사를 겸직하면서 지주사의 주력 사업인 건기식 사업 전반을 총괄하고 있다.

그룹을 일궈낸 창업 공신들도 계열사 곳곳에서 핵심 보직을 맡고 있다.

코스맥스 최경 부회장은 이경수 회장과 대웅제약 시절부터 근무한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창업 멤버다. 화장품 ODM 사업의 최대 글로벌 마켓이자 핵심 생산 기지인 중국에서 법인장으로 16년간 재직하면서 현지 사업을 일궈냈다. 불과 최근까지도 광저우법인장을 맡고 있는 이상인 부사장과 함께 얏센바이오테크놀로지 합작법인 설립을 주도하면서 공로를 세웠다.

최경 부회장과 함께 코스맥스 공동 부회장을 맡고 있는 김재천 부회장은 LG생활건강 출신 화장품 전문가다. 2014년 영입된 이래 줄곧 코스맥스 경영지원본부를 총괄하면서 생산, 연구개발, 마케팅 등 경영 전반을 이끌어왔다. 최근 최경 부회장과 직무를 바꿔 중국 법인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건기식 양대 계열사 중 하나인 코스맥스엔비티의 윤원일 부사장도 창업 멤버다. 1996년까지 대웅제약에서 근무하다 이경수 회장의 부름을 받고 그룹에 발을 들였다. 이 회장은 2018년 말까지 코스맥스에 몸 담고 있던 그에게 작년 초부터 핵심 자회사 코스맥스엔비티의 제조 부문 전체를 총괄하는 공장장 역할을 맡김으로써 변치 않는 신뢰를 보여줬다.

코스맥스비티아이에서 C&A본부를 이끌고 있는 김오수 부사장 역시 이경수 회장의 남자다. C&A본부는 그룹이 보유한 국내와 해외 곳곳의 제조 공장을 총관리하는 부서다. 김 부사장은 코스맥스가 중국, 미국에 이어 동남아 곳곳에 제조법인을 설립하면서 사세를 확장할 때마다 공장 설립 과정 전반에 관여했다.

코스맥스비티아이 관계자는 "그룹에는 최경 부회장, 김오수 부사장, 윤원일 부사장처럼 코스맥스 역사와 함께 한 인물들이 여전히 실무 현장을 총괄하는 중책을 맡고 있다"면서 "한편으론 (이완경 부회장, 문성기, 김재천 부회장처럼) 다른 기업에서 전문성을 쌓은 뉴페이스를 영입함으로써 새숨을 불어넣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병주·이병만, 건기식·화장품 미래 발굴 '책임'

이경수 회장은 올 들어 경영 일선을 2세에게 맡기고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이병주 부사장은 코스맥스 경영지원본부에서 지주사 공동 대표로, 이병만 부사장은 코스맥스마케팅본부에서 코스맥스 공동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7년 전 그룹 임원으로 처음 합류한 두 형제가 이사회에 이름을 올린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이병만 부사장과 이병주 부사장은 십 수년 전부터 실무자로서 차곡차곡 경력을 쌓으며 성장 계단을 밟았다. 장남은 중국에서 MBA를 졸업하고 중국 시장 개척 초기부터 현지 전문성을 쌓은 중국통이다. 차남은 미국 MBA를 졸업하고 현재까지 미국에서 근무하면서 현지 시장 개척을 이끌어왔다.

형제에게는 올해부터 새로운 임무가 주어졌다. 건기식과 화장품 각 부문의 미래를 책임지고 개척하라는 특명이다. 시장에서는 올해를 기점으로 '차남 건기식, 장남 화장품' 구도가 한층 명확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병만 부사장은 올 들어 줄곧 화장품 생산과 연구개발 고도화 작업에 전념하고 있다. 그룹의 뿌리인 화장품 ODM 사업 영역에서 경쟁사가 범접할 수 없는 글로벌 1위 지위를 굳히기 위해서는 AI(인공지능) 기술 접목이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먼저 생산에서는 현재 2.5단계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스마트공장 기술을 보다 고도화해나가는 데 주안점을 맞추고 있다. 연구개발(R&D) 영역에서도 맞춤형 AI 처방 등 이른바 '4차 산업혁명' 기술들을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는 지점을 발굴하고 있다.

이완경 부회장과 함께 사업지주사 공동 대표이사를 맡은 차남은 미국 현지에서 건기식 신사업의 미래를 찾고 있다. 과거 코스맥스 미국법인 누월드 사업 등에 참여한 경험을 발판 삼아 지주 산하 코스맥스엔비티 미국법인을 중심으로 건기식 글로벌 사업의 요충지인 북미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코스맥스비티아이 관계자는 "이병만·이병주 부사장은 과거에는 각각 중국통과 미국통으로 잘 알려졌다"면서 "그러나 최근부터는 화장품과 건기식 해당 영역의 미래 먹거리를 고민하고 발굴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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