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연합회, 회장 롱리스트 내주 17일 추린다 참석 행장별로 한명씩 추천, 김태영 의장 "의지 있는 인물만 올려달라" 요청
손현지 기자공개 2020-11-12 07:53:45
이 기사는 2020년 11월 11일 18: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차기 은행연합회장 후보군(롱리스트)을 추리기 위한 회의가 내주 17일 열린다. 지금까진 하마평에 오른 후보자들의 자격검증만 진행한 상태다. 다음 회의에서 행장들이 추천한 은행업계 출신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롱리스트를 확정하겠단 방침이다.1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은행연합회장 인선을 위한 비공개 회의가 열렸다. 은행연합회장 롱리스트를 추리기 위한 회의는 공식 이사회가 아닌 만큼 비공개로 진행됐다.
회의에는 은행연합회 이사회 멤버 11명 중 황윤철 경남은행장을 제외하고 전원이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태영 회장(의장)을 포함해 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KDB산업·IBK기업·SC제일·한국씨티은행장 등 10명이 참여했다.
의장인 김 회장은 이날 9명의 행장들에게 롱리스트를 추리는 방식에 대해 공지했다. 오는 17일 회의를 진행키로 했으며 장소는 광화문 인근 정도에서 개최하는 정도로만 합의한 상태다. 이후 필요할 경우엔 한 차례 정도 추가 비공식 회의를 여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회의에 참석한 A은행장은 더벨과의 통화에서 "이날은 사실상 추후 회의 일정 논의에 가까웠다"며 "후보군 논의는 최근 하마평에 거론되고 있는 인물 중심으로 자격검증에 나선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서 거론된 후보는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이정환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 민병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정치·경제관료 인사들이 중심이 됐다. 은행장들은 이들이 은행연합회장으로서의 자격에 부합하는지 토론을 진행했다.
앞선 관계자는 "김 회장은 하마평 후보자 중심으로 참여 의사를 파악해달라고 했다"며 "이날도 추가로 후보자 추천을 할 사람이 있는지도 물어봤지만 발언한 행장은 없었다"고 전했다. 아직까지 본격적인 후보 추천 작업은 진행되지 않은 셈이다.
김 회장은 17일 재차 가질 회의에서는 행장별로 한 명씩 적격 후보를 추천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를 토대로 롱리스트를 확정짓기로 했다. 하마평 후보자들과 다음 회의 때 추천될 후보를 합쳐 최종 롱리스트를 마련한다는 뜻이다.
김 회장은 행장들에게 "실제 회장직에 대한 의사가 있는 인물 중심으로 추천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3년전 일부 후보자들이 회장직을 '고사'했던 사례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작년 롱리스트에 올랐던 7명의 후보자들 중 2명이 회장직에 대한 뜻이 없음을 밝힌 바 있다.
이날 유력후보로 꼽히던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도 은행연합회장 후보군에 오른 것에 대해 부담스럽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는 더벨과의 통화에서 "은행업계 출신 인사가 맞는게 더 자연스럽고 사실상 후보로 거론되는게 조심스럽다"며 "이 같은 생각을 김태영 회장에게 전달했었다"고 말했다.
결국 김 회장의 요구는 롱리스트의 '실효성'을 더하기 위한 주문이다.
다음 회의 참석자가 적으면 그만큼 후보군 수가 크게 늘어나지 않고 현재 하마평에 오르는 인사들 정도로 롱리스트가 확정될 가능성도 있다. 다음 회의에 이사회 멤버들이 전원 참석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 정관상 회장후보 선정을 위한 회의는 '이사회 멤버의 과반수 이상이 참석해야 개최할 수 있다'고만 명시돼 있다. 참석자 중 과반수의 표를 얻은 후보를 최종 추대하는 방식이다.
이날도 황윤철 경남은행장은 개인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지난달 26일 열린 이사회(킥오프)에도 허인 KB국민은행장과 권광석 우리은행장은 본점 임원들의 코로나 확진으로 격리돼 참석하지 못한 바 있다.
B은행장은 "만일 행장들이 후보를 추천하지 않을 경우 현재 하마평에 거론되고 있는 인물 중심으로 롱리스트가 확정될 것"이라며 "은행장들이 이사회에 참석은 하나 사실상 롱리스트 구성에 큰 발언권은 없는 편"이라고 말했다.
은행업계에서는 이날 회의에서 집중 거론된 인사들 외에 유력 후보로 김용환 전 농협금융지주 회장,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 김한 전 JB금융지주 회장, 박진회 전 씨티은행장 등이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날 김 회장은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관피아 논란 질문이 나오자 "훌륭하신 분들을 모시자는 얘기를 했고 특정 인물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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