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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M&A]돈줄 쥔 산업은행, 양대항공사 사실상 '국유화' 시도?FSC간 M&A 빈번, 기업결합 승인 관측…조 회장 '경영권 방어' 니즈 분명

유수진 기자공개 2020-11-16 11:26:00

이 기사는 2020년 11월 13일 08:2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적 대형항공사(FSC)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으로 한진그룹이 급부상하고 있다. KDB산업은행의 자금으로 한진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나설 수 있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단기간 내 종식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 만큼 항공업에 대한 전문성과 노하우를 갖춘 한진그룹이 최적의 인수자라는 논리다. 하지만 산업은행이 돈줄을 쥐고 양대 국적 항공사의 미래를 좌지우지한다는 점에서 '국유화' 논란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사자인 한진그룹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 통합될 거란 관측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벌써부터 딜 구조와 관련된 예상 시나리오도 나온다. 산업은행의 말처럼 아직까진 '여러 옵션 중 하나'일 뿐 이지만 충분히 실현 가능성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3일 투자은행(IB)업계 등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지난 9월 아시아나항공 딜이 깨진 직후부터 대한항공과의 통합을 고민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등과 중지를 모은 결과 아시아나항공 정상화를 위해선 항공업 경험이 풍부한 새 주인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다다른 것이다. 그게 바로 대한항공을 보유하고 있는 한진그룹이다.

◇M&A 통한 '대형화' 추세…항공사 구조조정 '덤'

산업은행이 국적 FSC간 통합을 구상하게 된 데에는 국내외 항공업계 분위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기본적으로 HDC현대산업개발이 각종 이유를 대며 시간을 끄는 동안 업황이 크게 악화돼 원매자 찾기가 이전보다 어려워졌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며 여객 회복세가 더뎌진 것도 아시아나항공 매각의 불확실성을 키운 하나의 요인이다.

재계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아시아나항공이라는 부실기업을 떠안게 되면서 어떻게든 재매각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며 "매각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당연히 여러 대안 중 하나로 대한항공과의 통합을 검토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국내 항공업계 전반에 구조조정이 시급하다는 점과 글로벌 스탠다드가 M&A를 통한 '대형화'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 등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선 FSC간 인수합병(M&A)이 다소 생소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결코 드문 일이 아니라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외부 환경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언제 어디서든 살아남을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대형화를 통한 규모의 경제 실현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된 영향이다. 실제로 주요 항공사들간 M&A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영국 브리티시항공과 스페인 이베리아항공의 합병, 독일 루프트한자의 스위스항공과 오스트리아항공 인수, 프랑스의 에어프랑스와 네덜란드 KLM항공의 합병 등을 꼽을 수 있다. 한진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결정하더라도 해외 경쟁당국의 기업결합심사 문턱이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 역시 이 같은 선례 때문이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교수는 "해외 대부분의 국가들이 국적 항공사 하나로 장거리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며 "FSC가 두 곳 있는 우리나라와 일본이 예외적인 경우기 때문에 기업결합심사 등 국제적인 승인에는 전혀 문제가 없을 걸로 본다"고 말했다.

특히 코로나19 전에도 공급과잉 상태였던 항공업계 구조조정 차원에서 양사를 하나로 합칠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주무부처인 국토부는 단기간 내 항공면허를 지나치게 많이 발급해 항공사간 과열경쟁을 부추겼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번이 FSC와 저비용항공사(LCC)를 전반적으로 정리할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한진칼, 3자배정 유증 가능성…조원태 회장엔 '양날의 검'

무엇보다도 조원태 회장 입장에서는 결코 놓칠 수 없는 제안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내년 3월 3자연합과 세번째 표대결을 앞두고 있는 조 회장으로선 경영권 방어가 무엇보다도 시급한 숙제다. 산업은행이 조 회장의 경영권 보장을 조건으로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제안할 경우 단번에 거절할 수 없는 처지다.

아직 딜 구조가 공개되진 않았으나 한진칼이 산업은행을 상대로 수천억원대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해 인수자금을 마련하는 방안이 유력히 거론되고 있다. 해당 자금으로 금호산업이 보유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지분 전량(30.77%)을 사들이는 형태다. 이 경우 산업은행은 3자연합과 조 회장(특수관계인 포함)에 이어 3대주주 자리에 오를 수 있다.

3자연합과 조 회장간 양자 구도가 분명한 한진칼에 산업은행이 들어오면 경영권 분쟁의 향방을 가를 캐스팅보터가 된다. 하지만 산업은행이 3자연합의 편을 들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진칼 아래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놓인 상태에서 한진칼의 경영권이 다른 쪽으로 넘어가는 걸 원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조 회장보다 지분율이 5~6%포인트 가량 앞선 3자연합은 늦어도 내년 3월 정기 주총에서는 이사회 장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분율 싸움에서 수세에 몰린 조 회장은 백기사가 간절하다. 산업은행과 조 회장의 니즈가 맞물린 지점에서 딜 구조가 짜일 거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산업은행이 대한항공에 이어 한진칼까지 주요 주주로 등장하게 되면 기업 경영에 대한 정부의 입김이 불가피하게 된다. 기존에도 허가산업으로서 국토부의 눈치를 봐야 했지만 자유로운 경영 활동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사실상 '국유화'와 가까워지는 셈이여서 조 회장으로선 적잖은 부담을 느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기존 대주주간에 경영권 분쟁이 진행되는 가운데 3자 배정 유상증자가 현실적이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최대주주인 3자연합 측에서 강하게 반발할 측면이 있다. 유상증자는 이사회 결의사항이라는 점에서 일각에선 3자연합이 임시 주총을 통해 신규 이사진 선임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기존 대주주들이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와중에 3자 배정 증자가 이뤄질 가능성은 크게 떨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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