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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모니터/LG화학]이사회 의장, 팔은 안으로 굽는다①이사회 의장과 거리 먼 사외이사…"사외이사 역할 확대" 지적

박기수 기자공개 2020-11-25 08:2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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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 대기업은 개인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효율성만큼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더벨은 기업의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에 대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모색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1월 16일 15: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비영리 사단법인이자 한국거래소의 산하 기관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은 매년 상장사들의 지배구조 등급을 평가한다. LG그룹의 대표 계열사인 LG화학은 매년 B+ 수준에서 머물러 있다. 그리고 이 원인은 그룹 특유의 보수적 기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롯한다.

지배구조(G) 등급은 ESG 통합 등급을 결정하는 요소 중 환경(E), 사회(S) 등급보다 더 큰 비중을 갖는다. A등급으로 올라서지 못하는 지배구조 등급과 작년과 올해 터진 공장 사고 이슈 탓에 LG화학의 ESG 통합 등급은 B단계(2019년 B+, 2020년 B)에서 머무르고 있다.

대표이사 1인, 오너 1인이 좌지우지 하는 것이 아닌 '이사회 중심 경영'은 국내 평정기관을 넘어 자본시장과 재계의 모범 기준이 됐다. 이에 평정기관은 이사회의 구조가 대표이사나 특정 1인에게 과도하게 쏠려 있을 경우 개선하라고 권고한다. 이사회 소집권이 있는 이사회 의장을 대표이사가 겸하는 것을 지양하고, 회사 외부인이자 이사회 경영의 한 축인 사외이사가 맡도록 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

LG화학의 이사회 의장은 역사적으로 봐도 대표이사 혹은 LG화학의 기타비상무이사로 등재된 ㈜LG의 임원 몫이었다. 현재 역시 마찬가지다. 현재 LG화학의 이사회 의장은 권영수 ㈜LG 대표이사 부회장이다.

이는 2010년대 이전의 시스템으로의 복귀를 뜻한다. 당시 LG화학은 CEO였던 김반석 전 부회장이 대표이사를 맡았고, ㈜LG의 강유식 전 부회장이 기타비상무이사 자격으로 이사회 의장을 겸임했다.

그러다 2012년부터 사업부문 별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한 LG화학은 3인의 대표이사(박진수·권영수·박영기)에 상임고문으로 물러난 김반석 전 부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는 구조로 바뀌었던 바 있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는 전임 최고경영자(CEO)였던 박진수 전 부회장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까지 겸임했다. 작년 창사 이래 첫 외부 CEO였던 신학철 부회장을 맞이한 이후 박 전 부회장은 이사회 의장직만 역임했다. 시스템은 조금씩 바뀌었지만 이사회의 요직에 인물을 앉힐 때는 항상 '팔은 안으로 굽는다'라는 공식이 깨지지 않았던 셈이다.


물론 대표와 의장이 겸임할 경우 의사결정 절차가 간소화하고 업무 집행의 효율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거버넌스 측면에서는 이 경우 이사회와 경영진 간의 원활한 소통이 이뤄지지 못해 이사회 경영이 아닌 1인 중심 경영의 모습으로 고착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또 이는 주주가치를 저해할 수 있는 잠재 요소로 지목되기도 한다.

2000년대 중반부터 의장 자리에 외부인을 앉힌 포스코나 ESG 경영의 중요성을 깨닫고 시스템을 갖추기 시작한 다른 대기업들과 비교했을 때 LG화학의 이사회 구조가 저평가받는 이유다.

현재는 대표이사와 의장의 분리가 이뤄지긴 했으나 회사 경영을 감독하고 때로는 보조하는 사외이사들의 비중이 턱없이 작다는 점은 변하지 않았다. KCGS 관계자는 "LG화학의 이사회 멤버 7명중 사외이사는 총 4명으로 비율은 50%가 넘지만 사외이사들이 맡은 역할을 보면 비중이 떨어져 보이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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