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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M&A]산업은행, '빅딜' 왜 서둘러 진행했나아시아나-대한항공 동시 자금지원 부담 최소화, KDB생명 딜 지연 여파도

손현지 기자공개 2020-11-17 07:39:30

이 기사는 2020년 11월 16일 16:1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DB산업은행이 아시아나항공 정상화 방안으로 한진그룹과의 M&A를 서둘러 진행한 건 대내외적인 판단이 내포돼 있다. 코로나19로 항공업계 경쟁력 제고가 시급한데다 이동걸 산은 회장의 연내 성과가 부실했다는 점도 연내 딜 성사를 목표로 하는 이유로 거론된다.

산업은행은 16일 홍남기 부총리 주재로 열린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한진칼에 8000억원 자금 지원이 확정되자마자 오전 11시께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굳이 연내 딜 성사를 목표로 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최대현 산업은행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은 "국내 항공산업구조 재편,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적시판단"이라고 답했다.

산업은행은 지난 9월부터 한진그룹과 사전 교감을 진행했다는 입장이다. 앞서 7월부터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불발 조짐 때부터 컨틴전시플랜을 가동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그렸다. 그 중 하나가 대형 항공사(FSC)통합안이다.

산은은 곧바로 원매자를 찾아나섰다. 항공업계 다수를 접촉해봤지만 대한항공 측이 유일하게 의지를 보여줬다는 설명이다. 대부분 항공산업의 불확실성과 재무적 어려움을 이유로 선뜻 나서지 못했다.

최 부행장은 "한 달 여 기간 동안 정부와 한진그룹과의 논의를 상당부분 진척시켰다"며 "경쟁력 제고 측면에서도 가장 최적의 선택이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무엇보다 딜 시기 면에서 다소 놀랍다는 반응이다. 항공업계 양대산맥의 빅딜인데도 불구하고 신중모드 보다는 연내 거래 성사에 초점을 맞춰 진행한 점에 의아함도 표했다.

산은이 이번 FSC 통합 딜을 서두른데는 크게 두가지 이유가 있다는 평가다. 우선 올해 이 회장의 이렇다 할 성과가 없었다는 점이 협상을 서두른 배경으로 꼽힌다. 이 회장은 지난 9월 임기 2기를 시작했지만 가장 의지가 강했던 KDB생명 마저 표류 중이다. KDB생명에 대한 투심은 냉랭한 상태고 매각 무산 가능성도 커졌다. 한국GM도 단기간에 결론을 내기 힘든 상황이며 이미 대우조선해양 M&A,는 내년으로 넘어갔다.

비록 절차상의 문제가 있더라도 분위기 전환의 계기를 마련해야 했다. 독과점, 재벌 특정기업에 대한 특혜 시비 등의 문제보다 조기 정상화가 시급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 회장의 진두지휘 하에 아시아나항공 구조조정 담당 인사들이 주말까지 출근해 일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이중적인 자금 지원 우려를 막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도 나온다. 양사의 유동성 추이를 고려했을 때 합병을 하지 않으면 채권단에 이중으로 막대한 손실이 우려된다는 분석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유동부채만 지난 6월 말 기준 4조7979억원에 달한다. 부채비율은 2291%, 자본잠식률은 56%로 연말까지 정책자금 투입이 불가피하다.

이와 함께 대한항공에도 중장기적으론 자금투입이 예고돼 있었다. 대한항공의 경우 올해 4분기부터 적자전환이 전망된다. 현재는 화물영업에 의존해 간신히 버티고 있지만 국제선 여객 수요가 회복될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매출이 떨어진 올해 상반기 대한항공 매출액은 4조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때문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한 울타리로 묶어 관리하는게 유리하다는 판단이 도출됐다. 선관의무를 다해야할 국책은행으로서 공적자금 투입액을 최소화할 수 있는 복안으로 여겼다.

산업은행은 딜을 위해 이달 초 아시아나의 몸집을 줄였다. 금호그룹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보통주 3주를 1주로 병합하는 무상 균등감자를 결정했다. 한진그룹 입장에선 구주 인수 부담이 줄어든 셈이다.

산업은행은 연내 딜을 마무리짓고 내년 초 유상증자를 실시해 힘을 싣는다는 방안이다. 실제로 최근 들어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달 국민연금은 대한항공 지분 1.1%를 추가로 매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양대 FSC의 합병이 양날의 검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통합 FSC의 경영 정상화가 이뤄진다면 문제가 없다. 산은은 배당으로라도 자금을 회수하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 다만 경쟁력이 갖춰지지 않으면 그만큼 리스크도 커진다.

이미 정부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합쳐 정부가 5조원 가량을 지원한 상황이다.아시아나항공은 산은과 수은으로부터 3조3000억원을 지원받았고 최근 기간산업안정기금 자금 2400억원을 추가로 받았다. 대한항공도 지난 4월 산은과 수은으로부터 1조2000억원을 지원받고 연말에는 1조원 가량의 기간산업안정기금도 신청할 계획이다.

이날 최 부행장은 "대한항공은 60년대부터, 아시아나와는 88년부터 출자를 통해 관계를 맺었다"며 "향후 산은이 직접 주주로 참여해 코로나19 위기극복과 양사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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