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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월마트도 실패한 韓, 아마존의 간보기 전략 유일한 간접진출, 소비문화 특수성 감안…中·日 물류센터, 공산품 경쟁력 충분

최은진 기자공개 2020-11-18 11:11:02

이 기사는 2020년 11월 17일 07:2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은 월마트·구글이 실패한 유일한 시장이다. 유독 플랫폼이나 유통사업에서 글로벌 기업들이 고전한다. 한국만이 가진 독특한 정서와 문화가 진입장벽을 만든다.

아마존이 해외시장 진출에 있어 유일하게 11번가를 통한 간접진출을 택한 배경도 이 때문이다. 성숙기에 접어든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초기 안착비용 및 경쟁비용을 대거 지불해야 하는 직진출 전략은 부담스럽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일단 일본과 중국에 있는 물류센터를 활용한 해외직구 서비스를 선보이며 공산품 시장에서의 입지확장부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시장 반응을 살피면서 추가 전략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기존 해외진출과는 다른 소극적인 면모가 엿보인다.

◇한국, 성숙시장·경쟁치열 부담…리스크 관리위해 11번가 활용

지난해 초 아마존은 이커머스 플랫폼에 한국어 기능을 새롭게 추가했다. 한국인들이 아마존을 많이 이용한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아마존이 한국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점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리고 1년이 지난 최근 SK텔레콤의 자회사인 11번가를 통해 한국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당초 시장에선 '아마존코리아'를 설립하고 직진출을 추진할 것이란 소문이 파다했다. 그도 그럴 것이 아마존이 진출한 17개국 모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자체 물류망을 확보하는 등 직진출 전략을 썼다. 알리바바가 굳건한 중국시장에서도 결과적으로는 철수했지만 현지법인 인수 및 물류센터 설립 등 직진출 전략을 썼다. 일본에도 '아마존 재팬'을 만들어 직접 진출하며 2위 사업자로 자리매김 했다.

하지만 유일하게 한국시장은 11번가라는 기존 이커머스 기업과 제휴를 맺어 간접진출 하는 방식을 택했다. 중국진출 사례와 같은 현지기업 인수도 아닌 단순 제휴다. 11번가의 지분을 일부 인수하기로 했지만 어디까지나 SK그룹과 협업하는 차원에서의 거래일 뿐이다.

이례적으로 간접진출을 활용한 이유는 한국시장의 특수성을 반영한 조치로 해석된다. 구글이나 월마트, 우버 등 플랫폼 및 유통 등 채널기반 사업이 줄줄이 한국시장에서 고배를 마신 전례를 감안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언어의 제약은 물론이고 한국 특유의 정서와 소비문화는 서구권을 중심으로 성장한 기업들이 넘어서기 어려운 진입장벽이었다. 실패한 글로벌 기업들의 사업영역이 국내에 쓸모없었던 게 아님에도 규제나 여론 등 현지화에 실패하며 한국기업에 밀렸다.

1990년대부터 20여년간 해외시장 진출을 추진해 온 아마존에게 한국시장에서 번번이 나가떨어지는 글로벌 기업들의 실패는 반면교사가 됐다. 더구나 한국시장은 이미 상당한 성장을 이룬데다 경쟁도 치열하기 때문에 기존 해외전략과는 다르게 접근할 필요성도 느꼈을 것으로도 보인다.


한국 리테일 시장에서 이커머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36.7% 수준이다. 약 500조원 규모의 전체 리테일 시장에서 대략 200조원을 웃도는 규모가 이커머스에서 창출된다. 미국 이커머스 시장은 전체 리테일 규모에서 27% 비중에 불과하다. 올해 상반기 이커머스에서 발생한 거래액은 대략 420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금액으로만 보면 미국이 한국시장보다 더 큰 시장으로 보이지만 전체 리테일에서 차지하는 이커머스 비중과 온라인 침투율 등을 고려하면 미국보다 한국이 더 성숙시장(mature market)에 가깝다고 평가된다. 더욱이 네이버쇼핑과 쿠팡으로 양분 된 경쟁구도에 아무리 아마존이라고 해도 섣불리 뛰어들긴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물류센터를 조성하고 배송 인프라를 갖추는 데만 수조원의 투자가 필요하고 치열한 경쟁강도를 이겨내기 위해선 상당한 비용지출도 불가피 하다. 그렇다고 승산을 장담키도 어려운 시장이다. 기존에 진출했던 해외사례의 경우 이커머스 시장이 막 형성되던 초창기였던데다 영어권 문화에 익숙했기 때문에 아마존 입장에선 어렵지 않게 안착가능했다.

그간 경험한 시장과는 완전히 다른 한국시장 진출에 대해 많은 제약을 고려할 수 밖에 없었고 이는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는 전략을 택하는 수순으로 이어졌다. 그런 아마존에게 11번가는 적당한 규모의 비히클을 제공할 더할나위 없는 파트너다. 더욱이 아마존이 필요로 하는 통신과 반도체 분야에서 탑티어(Top-tier)인 SK그룹까지 등에 업을 수 있으니, 밑지는 장사가 아니다.

◇인근 물류기반 활용 직구의 일상화 기대…기존 사업자에 위협

아마존이 그간 구사했던 해외진출 전략과는 다르기 때문에 한국시장에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사업을 펼쳐나갈 지 현재로선 파악이 어렵다. 다만 아마존이 가지고 있는 역량과 방향성 등을 고려해 어렴풋하게나마 추론해볼 수 있다.

우선 11번가에 해외직구 서비스를 구축해 아마존의 서비스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이 꼽힌다. 아마존은 글로벌 전역에서 소싱을 담당하는 '아마존 글로벌 셀링'이라는 자회사를 두고 있을 정도로 상품 경쟁력 측면에선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한국시장에 어떤 상품군까지 제공할 지는 미지수이지만 11번가에서 판매가능한 상품이 개수는 물론 다양성 측면에서 획기적으로 변화할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특히 한국인이 주로 직구하는 물품 중심으로 판매상품을 늘려나가게 되면 소비자들은 보다 더 싸고 쉽게 글로벌 유수의 상품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11번가 플랫폼을 주목할 수 밖에 없다. 해외직구가 일상화 될 수 있는 시대가 열리는 셈이다. 식료품 등 신선식품을 제외한 공산품 측면에선 확실한 경쟁우위를 갖출 가능성이 높다.

아마존의 상품을 원활하게 배송하기 위해선 물류가 기본이다. 기존 해외진출 당시에도 물류센터 조성 등 유통망 구축을 가장 신경 썼다. 11번가엔 물류창고가 없다. SK텔레콤의 기대대로 조단위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가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아마존이 원하는 수준의 물류 시스템을 단기간 내 구축하긴 쉽지 않다.

그렇다고 방법이 없는 게 아니다. 아마존은 일본 2위 이커머스 지위를 갖고 있을 정도로 막대한 투자를 통해 물류센터를 조성했다. 2015년 중국시장에서 철수했지만 물류센터는 그대로 뒀다. 일본과 중국에 갖춰진 물류센터를 활용해 하루이틀 정도만에 도착하는 빠른배송 시스템 구축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렇게 아마존이 상품 및 물류 경쟁력을 갖춰 한국시장에 진출하게 되면 쿠팡이나 네이버쇼핑 등 기존 이커머스 기업들의 위상이 흔들릴 여지는 충분하다. 아직 이커머스 거래액의 절반 이상이 신선식품이 아닌 공산품 중심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마존의 등장은 꽤 많은 변화를 가져올 공산이 크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아마존의 등장은 생각보다 이커머스 시장에 큰 변화를 가지고 올 가능성이 높고 이는 분명히 기존 공산품 중심의 이커머스 기업들에 위협이 될 수 밖에 없다"며 "일단 아마존이 한국시장의 가능성을 보기 위해 일본과 중국 등 물류센터와 11번가 플랫폼을 활용해 테스트 해본 뒤 본격적으로 사업확장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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